[울림이 있는 그림책] 마지막 여행은 이렇게 가는 걸까? – 여행 가는 날 -
dumogn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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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25 09:25
그림책은 평소에 아이들에게(우리 집, 우리 학교) 읽어주는 용도로 생각했고 글을 쓸 의지도 없었다. 어른에게 좋은 그림책을 소개 받아도 그려려니 하고 넘어갔는데... 우연한 계기가 연재를 결심하게 만들었다. 그 우연을 만나보자.
[여행 가는 날]은 어느 날 밤늦은 시간에 할아버지 집에 찾아 온 손님을 반갑게 맞이하는 할아버지의 모습에서 시작된다. 손자의 입장에서 기쁘면서도 태연히 여행 준비를 하는 할아버지, 기대에 부풀어 여행을 떠나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어느 일요일 아침에 잠에 덜 깬 나에게 우리 집 꼬꼬마가 책을 읽어달라며 가져온 책이 [여행 가는 날]이었다. 추측컨대 시립도서관에서 북스타트 도서로 준 책인 것 같은데... 이 책은 읽어주기 전에 대충 봤을 때는 별 느낌없다가(분명 잠결에 봐서 그랬을 거다.) 천천히 읽어주다가 울컥했다. 부모님 생각도 좀 나고, 내가 나이가 들어서 이렇게 될 것 같다는 느낌에 감정이입이 되버려서 였을거다. 기대와 담담함이 교차하는 할아버지의 모습에서. 그리고, 여행이라는 행위로 설명하는 손자(또는 남장한 손녀)의 태도가 그 울컥하는 감정을 더 끌어올렸을지도 모르겠다.
이렇게 일요일 아침 통수 맞듯이 만난 한 그림책이 앞으로 이런 류의 그림책을 찾는 여행을 이끌어가게 되었다. 부디 이번엔 연재가 안 끊기고 이어지기를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