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뭐 하는 동아리인가!]나는 왜 동아리를 하는가
초등학교 6학년 때 방송반을 한 적이 있다. 초등학교 방송반은 정말 인싸만 들어갈 수 있는 곳이었는데 정말 우연히 기적같이 방송반에 들어갔다. 동아리라고 할 수는 없지만 선생님이 꽤 많은 자율성을 주셨다. 콘티를 짜고 직접 촬영을 하고 리포팅을 하고 매주 금요일 방송을 하는 그 활동이 너무 좋았다. 방학 때도 학교를 나왔으니 할 말 다 했지. (지금 그 선생님을 생각하면 정말 대단하다. 나는 그렇게 못할 것 같다.)
고등학교 때는 컴퓨터 동아리를 했다. 교외 연합 동아리. 우리 지역 고등학생들이 모여 있었다. 학창시절 가장 다양한 인간 군상을 보게 된 시기이기도 했다. 매주 만났고 매주 컴퓨터를 공부했다. 물론 매주 노래방을 가기도...... 했지만. 내 고등학교 시절 추억을 이야기 해 보라고 한다면 학교 이야기 보다 동아리 이야기가 더 많을 정도로 푹 빠져서 지냈다.
고등학교 때 동아리는 전시회만 했기에 대학교 와서는 공연 동아리를 하고 싶었다.그래서 들어간 방송 동아리와 댄스 동아리. 수업 지각할 때는 있어도 아침 8시 40분 아침 방송은 절대 펑크 내지 않았고 공연 준비한다고 방학 때 매일 학교에 갔지만 재미있었다.
동아리 활동은 재미있다.
동아리 활동은 왜 재미있을까?
자기가 선택한 활동이니까.
그리고 자유로우니까.
엄청난 자율성. 그게 내가 동아리에 빠지게 된 이유이기도 하다. 선생님이나 선배들이 와서 이건 이렇다 저건 저렇다 하긴 하지만 그건 가이드일 뿐. 우리를 옥죄는 어른의 시선과 간섭이 없었다.(적어도 내가 한 모든 동아리 활동이 그랬다.)
그리고 동아리 활동에는 성취감이 있었다.
내가 활동을 선택할 수 있었고 그것에 따른 결과물이 나왔다.
방송을 할 때는 매주 만든 방송 결과물이 있었고,
컴퓨터를 할 때는 각종 프로그램으로 만든 우리의 산출물이
그리고 공연을 할 때는 공연 프로그램이 있었다.
꽤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도 무언가를 만들어 내기 위해 고생한 시간과 내가 만들었던 산출물들은 기억이 난다.
학생 시절 동아리 활동이 너무 행복했던 나는 이 즐거움을 아이들에게도 경험하게 해 주고 싶었다.
그래서 학교에서는 과학동아리를 시작했고 학급에서는 자율 동아리를 시작했다.
그리고 둘 다 창의적 체험활동 동아리 활동과는 별개로 진행되었다. 지도교사이자 관리 교사가 된 나에게도 자유에서 오는 즐거움을 주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