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님께] 지난 주 금요일부터 제 마음 속에 둥글고 포슬한 행복이 담긴 듯합니다.
준석, 윤석 어머님 안녕하세요. 담임 김은진입니다.
지난 주 금요일부터 제 마음 속에 둥글고 포슬한 행복이 담긴 듯합니다. 학급회의 시간에 준석이가 아이들이 수업 태도를 개선했으면 좋겠다고 건의를 했습니다. 선생님께서 말씀하실 때 더 잘 쳐다보고 집중했으면 좋겠다고요. 준석이 특유의 선명한 눈빛으로 또박또박 건의사항을 말하는 걸 보면서 어쩜 저리 똘똘하지 싶었습니다. 먼저맨을 하느라 매일 바쁠텐데 아이들 입장이 아니라 수업하는 선생님 입장까지 살필 수 있다는 사실에 감탄하기도 했습니다. 퇴근길에서도, 주말에서도 내내 준석이의 말이 생각나서 기분이 너무 좋았습니다. 고맙고 대견하기도 하고, 위로 받는 기분도 들었습니다.
윤석이도 ‘클락’을 맡아서 매 수업 시간 전마다 시간을 알려주면서 아이들이 수업 준비를 미리 할 수 있도록 돕고, 이동 수업 학생 인솔도 돕고 여러 모로 저의 손과 발이 되어주고 있습니다. 덕분에 매 시간 기분 좋게 수업을 시작하고 있습니다.
마침 어제 아침 시간에 준석이, 윤석이만 교실에 남아 있어서 제 마음을 전했습니다. 준석이, 윤석이가 너무 잘 커서 기특하고 대견하다고요. 또 학급 회의 시간에 그런 제안을 해줘서 고맙다고요. “준석이, 윤석이가 이렇게 잘 큰 걸 보니 훌륭하신 부모님이 잘 키우셔서겠지?” 했더니 둘이 고개만 끄덕 끄덕하는 게 너무 사랑스러웠습니다.
지난 번 학부모상담 때 아이들을 너무 엄하게 키운 게 아닌가 걱정하기도 하셨지요. 교무실에서 선생님들과 수다떨 때, 준석이 윤석이 어머님께서는 요즘 어머님들과 반대로 이런 걱정을 하신다고 하신다 했더니 교장선생님께서 “준석이, 윤석이가 얼마나 당당하고 자존감이 높은데. 학교에서도 얼마나 생활 잘하고. 걱정 하나도 하시지 말라고 꼭 전해드려요. 아이들 너무 잘 키우고 계시다고.” 라고 하셨습니다. 그 말을 전해드릴 기회가 없어 이제야 글에 담아봅니다.
준석이, 윤석이가 학급 분위기를 다 만든다는 얘기를 익히 들었던 터인데, 담임을 해보니 정말 어떤 말인지 체감이 됩니다. 긍정적으로 해보자고 도전하는 분위기, 선생님 말씀을 잘 따르려고 노력하는 분위기, 수업에 성실히 임하려는 분위기를 만들어가는 게 이 두 아이들이더라고요. 준석이, 윤석이는 어떤 집단에 속해도 그 집단을 멋지게 만들어가는 데 일조할 아이들인 것 같습니다.
준석이, 윤석이로부터 큰 위안, 행복, 웃음 받으며 3,4월을 보냈습니다. 갈수록 어머님은 어찌 이 두 아이들을 동시에 이렇게 빛나는 아이들로 키우셨나 감탄의 의문이 쌓여갑니다. 저도 준석이, 윤석이 같은 아이들을 키울 수만 있다면 어머님 양육 수제자라도 되고 싶은 마음입니다.
준석이, 윤석이 공부에 대해 걱정하는 마음이 있으셨지요. 그렇지만 뭘해도 이렇게 열심히 해보려는 아이들이니 스스로 잘 헤쳐나갈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학교에서도 매 시간 주어지는 과제를 성실히 수행하고 있습니다. 올해 제가 더 꼼꼼히 살피며, 아이들이 더 크게 성장할 수 있도록 돕겠습니다.
준석이, 윤석이를 지도하면서 정말 가르칠 맛이 납니다. 반짝이는 두 눈과 연필을 꽉 쥔 진지한 손, 누구보다 먼저 궂은 일을 해내는 성실한 발, 제가 뭘 하자고 해도 “네!”하고 대답해주는 멋진 입. 매일 매일 저를 기쁘게 해줍니다. 잘 키워 저의 교실로 보내주신 어머님, 아버님께 다시 한 번 감사합니다. 가정에 기쁜 일만 일어나시길 응원하고 있습니다. 행복한 가정의 달 맞이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