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서하는요가이야기]2. 삼매
안녕하세요, 모리입니다. 오늘 저와 함께 나눌 두 번째 요가 이야기의 키워드는 ‘삼매’입니다. 낯선 단어죠? 제가 이번 요가 이야기에서 많이 다루게 될 요가 경전 <요가 수트라>의 제 1장이 무려 ‘삼매의 장’이라 삼매라는 개념을 꺼내 놓았습니다. ‘삼매’를 단편적인 언어로 정의 내리기는 쉽지 않지만, 그래도 우리 코끼리 다리 만지듯 삼매를 한 번 만져 보겠습니다.
‘삼매’란 무엇이냐, 삼매의 장에서 살펴보겠습니다.
의식의 상태는 잠자는 상태, 꿈꾸는 상태, 깨어있는 상태로 구분되며, 그 세 가지의 상태를 넘어선 초월의식의 상태를 사마디samahdi, 또는 삼매라고 한다(17쪽).
<요가 수트라>에 나오는 도달해야 할 궁극적인 의식 상태는 자연과 모든 의식을 넘어선 절대 자아의 의식 상태인 푸루샤의 의식 상태, 씨앗과 상이 없이 넘어선 법운 삼매의 의식 상태인 니르비자 다르마메 삼매이다(17쪽).
삼매의 큰 뜻은 ‘참나와 합일된다’라는 것이며, 그것은 요가를 말하는 것이기도 하다(23쪽).
삼매는 요가의 방향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하나에 집중된 마음은 마치 카르마의 구속에서 벗어나고 고통으로부터 벗어난 완전한 상태이며, 존재하는 대상 이전의 모든 전체를 본다(25쪽).
마음을 집중하는 것은 상념의 여러 집착들을 넘어서게 하며, 그것의 반복되는 과정이 명상이다(51쪽).
마음의 움직임을 그치게 하는 수행을 계속함으로써 마음은 분별이 일어나지 않지만, 인상은 남아 있다. 이것이 분별하지 않는 무상삼매(분별하는 것은 유상삼매)이다…끊임없는 명상 수행 실천인 아브야사를 통한다면 잠재의식의 깊은 인상에 영향을 받지 않고 삶을 자유롭게 살 수 있을 것이다(62쪽).
네, 많은 분들이 벌써 뒤로가기로 저를 떠나셨을 텐데요. 여기까지 읽어주신 분들, 감사하고요. 삼매에 대한 원론적인 이야기는 워낙 개념과 용어가 복잡하여 책을 여러 번 반복하며 읽어도 “확 이거다!”라고 설명하기가 어렵네요. 또 삼매의 개념은 경험적인 것이 더 크기 때문에 저의 삶에 비춘 삼매의 경험을 나눠 볼게요.
제가 2년 전에 미얀마에서 한 달 동안 배낭여행을 했는데요. 미얀마가 두 번째 여행이라 유적지를 보러 다니기보다는 풍경을 누리고 사람들과 대화 나누고자 떠난 여행이었습니다. 마음이 조급하지 않았기 때문에 한 동네에 머물고 싶은 만큼 머물면서 시간을 누리는 여행을 했었고, 우연이 겹쳐 오래 머무른 동네마다 요가와 명상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공교롭게도 그 때 가져갔던 책도 명상에 관한 책이었고요. 그래서 거의 매일 요가, 명상, 독서, 채식, 그리고 여행객들과의 삶에 대한 대화를 누리게 되었죠. 스스로 느끼기에도 하루하루 지날수록 잡생각이나 잔걱정이 사라지고, 현재에 더 집중하게 되고, 에너지가 밝아지고 있었어요.
그러다가 껄로라는 동네 산기슭에 조용한 호텔에 머물고 있었을 때, 그 날도 어김없이 창문을 활짝 열고 아침 햇살을 내리쬐면서 나뭇잎 소리, 새소리를 들으면서 명상을 했습니다. 1시간 뒤 쯤에 요가 클래스가 있었기 때문에 10분만 명상을 하자 생각하고 가부좌로 명상을 시작했는데, 한 5분 정도 지났나 싶을 때 눈을 떴더니 30분이 지나 있는 거예요. 제가 정말 잡생각이나 걱정, 불안이 꽤 있었던 사람이라 제가 점점 선명해지고 있다는 건 느끼고 있었지만, 어떻게 30분이나 마치 그 때의 내가 존재하지 않은 것처럼 시간이 지나가버릴 수가 있지? 싶었던 거죠.그런데 그 때 읽고 있던 책에서 제가 ‘무아(無我)’라는 개념을 읽게 됩니다. 마치 내가 사라진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초월한, 왠지 익숙하지 않으세요? 위에서 제시한 ‘삼매’라는 개념과 닿아있다는 느낌이 드시죠?
저는 그때의 제가 매일 매일 요가하고, 명상하고, 좋은 글을 읽고, 좋은 말을 내뱉고 듣고, 좋은 음식을 먹으면서 점점 더 의식이 선명해지고 깨끗해지고 그러다 삼매의 경험을 맛봤던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때의 내 모습이 정말 선명하고 멋졌다라는 이미지가 너무 강해서 한국에 돌아오고 나서도 요가와 명상을 꾸준히 했고, 지도사 자격증까지 취득하게 되었습니다. 지금도 요가의 매력에 푹 빠져 있고요.
요가의 궁극이 의식 초월 상태인 ‘삼매’라고 하는데, 한국에서는 다이어트 목적의 요가 클래스가 많은 편인 것 같아 센터를 다닐 때 아쉬움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요가를 수련해 나가실 때, 내가 수련하는 목적이 5킬로 감량이 아니라 어쩌면 그 모든 것의 평온이지 않을까, 그리고 내가 요가를 통해 몸과 마음의 평온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보시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요가를 수련하시면서 마음의 평온을 맛보신 경험이 있으신 분들은, 제가 지금 무슨 말 하는지 아시죠~? 데헷!
Yogas citta vrtti nirodhah(요가스 치타 브리티 니로다)
요가는 마음의 작용을 점멸하는 것이니까요.
오늘도 요가와 함께 여기 저기 왔다 갔다 나를 산만하게 하는 마음으로부터 평온을 찾으시기 바라며 이만 줄이겠습니다.
가슴 앞에 합장하고, 나마스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