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이 있는 교실을 찾아서 part 3] 질문과 관계맺기
지난 글에서 매슬로우의 욕구이론에 맞춰 질문의 수준을 높일 수 있는 교실에 대해
정리해 보았습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이 한 가지가 있습니다.
위의 말한 교실은 질문이 있는 교실을 위한 충분조건일 뿐 필요조건은 되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다시말해서 자존의 욕구까지 채워짐으로써 학생들이 스스로 인지적 욕구를 불러올 수 있는 교실이 되는 것은
학생들이 질문 자체에 대해 호기심을 갖고 뛰어들기 위해 꼭 필요합니다.
하지만 그런 교실이라고 해서 질문이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므로 좋은 교실을 만드는 것은 좋은 수업을 위한 '시작' 조건일 뿐
그것이 좋은 수업을 보장해 주는 것은 아닙니다.
아래의 질문 여덟개가 있습니다.
이 질문은 모두가 진짜 질문이 될 수도 있고 가짜 질문이 될 수도 있습니다
학생들의 성격, 취미, 상황 모두가 다르기 때문에 학생들이 이 여덟개 질문 중 하나를 고르라고 할 때
모두가 같은 것을 또는 비슷한 것을 고른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제가 이 여덟개의 질문 중에서 하나를 골라서 이것을 질문으로 받아들이도록 한다고 생각해 봅시다.
예를 들어 '김백균은 행복한 사람일까?'라는 질문을 지금 이 글을 읽는 선생님(아닐수도 있지만^^)께
해 본다고 생각해 봅니다.
그러면 어떤 생각이 들까요?
아마 이 네 가지 중에서 하나의 생각이 들지 않을까 생각이 됩니다.
1) 김백균이라는 사람은 행복할까? 이 질문을 보니 갑자기 궁금해지는걸?
2) 이 사람은 이 질문을 왜 던진걸까?
3) 김백균이 행복하던 말던 그게 나랑 무슨 상관이지?
4) 아무 생각 없음
대부분의 사람들은 3번이나 4번을 선택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왜냐하면 아무 생각이 없기 때문입니다.
더 자세하게 이야기하자면 김백균이라는 사람에게 관심이 없기 때문입니다.
관심이 없는 사람인데 행복하던 말던 궁금해 할 필요가 없지요.
마치 프로 불참러 조세호처럼 말이죠.
만약 2번을 선택하신 분이라면 저에게는 관심이 없지만 이 글 자체에 관심이 있는 분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김백균이라는 사람은 잘 모르지만 '질문' 자체에 관심이 있기 때문에
이 질문의 목적에 중점을 두고 글을 읽고 계시는 분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1번을 선택한 사람들은 누구일까요?
그 사람들은 '김백균'이라는 사람과 관계를 맺은 사람입니다.
저와 관계를 맺었기 때문에 김백균이라는 사람 그자체에 대해 호기심을 갖게 되는 사람일테지요.
그러므로 3번,4번을 선택하신 분들이 1번을 선택하도록 하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저랑 관계를 맺으면 됩니다.
제 친구가 되면 되는거죠.
그러면 제게 관심을 갖게 될 것이고, 호기심과 궁금증 그리고 질문들이 마구마구 생겨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