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황올림픽 - BK선생님을 아시나요?
에듀콜라에 글을 오랜만에 쓰기로 마음을 먹으면서 쓰고 싶었던 것이 하나 있었습니다.
에듀콜라 글쓰기 버튼이 좀 무거운데 무게를 이런 신변잡기적인 뻘글로 줄여보고 싶어서
키보드를 이렇게 켜 봅니다.
1. BK선생님을 아시나요?
슈가맨 방송을 보면 슈가맨도 등급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100불은 기본으로 받으면서 다음날 온갖 커뮤니티에서 엄청 회자가 될 정도로 유명했던 가수부터
살짝 기억 어딘가에 잠깐 머물렀던 사람인데하면서 방송에 안나와도 괜찮았을 가수까지 매우 다양합니다.
BK선생님은 그렇게 등급이 높은 스타교사는 아니었습니다.
참쌤이나 허쌤같이 유명한 사람에 비하면 솔직히 저기 안드로메다 끝 어딘가에서 작게 빛났던 선생님입니다.
그시절 저의 취미는 '수업공부'였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너는 왜 그렇게 열심히 하냐는 말을 하면 저는
다른 사람들이 술먹고 당구치고 이야기하는 취미가 있다면 저는 그냥 취미가 공부하기예요.
라고 말하고 다녔습니다.
이렇게 매일 블로그에 글을 쓰면서 공부를 한 결과
페이스북이라는 좋은 시대적 흐름을 타고 조금씩 유명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공감을 해주면서 그것을 바탕으로 책을 쓰고 연수를 하고
김백균은 몰라도 BK선생님은 안다는 말을 들으면서
겉으로는 매우 겸손한척은 하지만 솔직히 나쁘지 않았습니다.
내가 하는 말을 많은 사람들이 공감해주고, 내 말이 맞다고 인정해주고
내가 하는 말이 권위가 되는 상황이 나쁘다고 하면 거짓말이었겠죠.
열심히 공부하고 열심히 무언가를 하면 좋은 결과가 온다.
그리고 그 결과는 새로운 기회를 제공한다.
이런 선순환을 계속 지속하면 저는 진짜 스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그 시절 저의 목표는 1000명이 나를 보는데 그 앞에서 내 이야기를 하면 좋겠다.였고
정말 그때의 저는 그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2. 좋은 노력과 좋은 과정이 좋은 결과를 보장하지는 않는다.
그때 제가 했던 가장 큰 실수 중 첫번째는
'나의 성공은 나의 힘으로 만들어진 것이다.'라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나의 힘으로 내가 성공하고 있는 만큼 내 판단은 왠만하면 틀리지 않을 것이고
혹시 틀린다고 하더라도 나의 힘으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사람의 능력은 한계가 있고, 그 지점에 봉착해서 더이상은 내 힘으로 할 수 없는 것이 있다고 느꼈을때도
저는 아직 나는 성장할 수 있는 힘이 있다고 생각했고
아무리 노력해도 더이상 성장할 수 없다고 받아들일 때 사람들은 슬럼프를 맞이하게 됩니다.
두번째 실수는 앞을 보며 달리기 위해서는 앞만 보고 달려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저는 한가지 주제가 머리에 들어오면 다른 생각을 잘 하기 어려워합니다.
그래서 그시절의 저는 술자리에서 가벼운 주제로 이야기하는 것을 어려워했습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가벼운 마음으로 가벼운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시간낭비'라고 생각했습니다.
그 시간이 있으면 차라리 블로그에 글 하나 더쓰고 싶었죠.
그러다보니 주변에 사람들과 함께한다는 것이 조금 어렵게 느껴졌습니다.
주변에 사람이 한 두명씩 떨어져나가도 크게 상관은 없었습니다.
일이야 어짜피 혼자하는거고 혼자하는 것이 오히려 편하다고 느끼기도 했으니까요.
3. 내려와야 비로소 보이는 것들
슬럼프라고 인정하고 싶지 않았지만 슬럼프를 받아들이게 된 것은
나는 다시는 그때처럼 열심히 공부하고 연구할 자신이 없고
그 이상을 노력하더라도 이 이상으로 성공할 자신은 더 없다는 것을 느꼈을 때였습니다.
취미로 공부를 할때는 공부가 재미있어서 공부를 한 것이지만
슬럼프 이후 공부는 성공을 위해 공부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때 이상의 성취를 만들어낼 자신이 없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는 것이 성공이라고 한다면
비록 낮은 등급의 슈가맨이라고 할 지라도 그정도 위치에 있는 것은
정말 좋은 행운을 만나야 가능하고
한번 복권에 당첨된 사람이 아무리 복권을 사도 두번째 복권에 당첨되는 것이
쉽지는 않다는 것을 알게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어느날 나의 성공은 정말 많은 사람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스타플레이어에서 조력자의 삶으로 조금씩 변화해 가면서
그때 내 옆에 있었던 사람들을 하나둘씩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아 그때 나를 보던 사람들이 이런느낌이었겠구나 싶은 마음이 들면서
그분들께 감사한 마음이 조금씩 더 많아졌습니다.
4. 평범하게 산다는 것 또한 노력이 필요하다.
어느덧 나이는 40대 중반이 되었고, 10년전에 했던 고민이 아닌
승진과정, 학급문제, 자식 교육 등의 지극히 현실적이고 평범한 고민을 하며 하루 하루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10년전 대한민국 교육의 미래를 논하던 사람 치고는 정말 평범하고 사소한 고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런데 요즘들어 이런 고민만으로 하루를 보내는데도 한계에 부딪치는 느낌이 들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어느날은 자괴감이 들더군요.
내가 이런걸 힘들어하는게 말이 안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어느날 깨달은 하나가 있습니다.
그전의 나는 큰 일에 대한 고민을 하려다 정작 중요하고 소중한 작은 고민들을 놓치고 있던 것이 아닐까?
라는 것입니다.
예전의 나는 큰 뜻을 갖고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노력했다면
지금의 나는 내 주변에 있는 작은 것들이 얼마나 소중한 것임을 알기에 그것을 지키는데 조금 더 많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5. 에듀콜라
에듀콜라 글쓰기 버튼은 무겁습니다.
그래서 멋진 생각이 나지 않게 된 지금의 나는 글을 쓰지 못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글이 잘써지는 것을 보며 아직 안죽었네 하고 한번 흐뭇하게 미소를 짓고 있는 중입니다.
예전의 나는 내 생각을 다른 사람에게 설득하게 글을 썼다면
지금의 나는 나의 생각을 솔직하게 정리하기 위해 글을 써보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