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와 교실의 상관관계
#1.
7월 어느날 아들이 제게 놀아달라며 운동장에 나가자고 했습니다.
그래서 운동장에 같이 나갔는데 몸이 너무 무거워서 움직이는데 너무 힘이 들었습니다.
이제 30대도 몇달 남지 않아서 나이가 들어서 그런가 싶었는데
원인은 비만이었습니다.
제가 솔직히 키는 어디가서 꿀리는 편은 아닙니다.
게다가 어깨가 좁은 편에 팔뚝도 가는 편이라서 말라보인다는 말을 많이 듣습니다.
그런데 아들과 운동장에 갔다가 같이 목욕탕에 갔는데
그때 숫자를 보고 정말 진심으로 깜짝놀랐습니다.
'90.5kg'
태어나서 앞자리가 9였던 적은 단 한번도 없는데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그래서 여름방학을 기점으로 다이어트를 하기로 했습니다.
딱 10kg만 빼면 좋겠다 싶었지만 현실적으로 너무 어려운 과제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10kg가 넘게 빠졌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많지만 내 주변에서는 정말 보기 힘든
TV속의 사람들만이 가능한 수치이지요.
그래서 제가 세운 목표는 다음과 같습니다.
1. 밥은 세끼 다 먹자. 다만 간식은 먹지 말자.
2. 운동은 최대한 꾸준하게 하자.
이렇게 반년만 해보면 적어도 지금보다는 빠져있겠지 싶었습니다.
운동은 혼자 할 수 있는게 달리기밖에 없어서 헬스장을 등록했습니다.
운동을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건 땀이 정말 너무 많이 난다는 것이었습니다.
조금만 뛰어도 정말 땀이 눈물처럼 쏟아지더군요.
그런데 생각보다 변화는 빠르게 일어났습니다.
10kg이 감량되는데 딱 두달이 걸린 것입니다,
그래서 2~3주동안은 79~80kg을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살이 빠지고 나서 드는 생각이 몇 가지 있습니다.
1. 살이 쪘을 때는 살이 빠지고 나면 엄청 잘생겨질 것 같았지만
정작 사람들은 살빠졌다고는 이야기해도 멋있어졌다고는 이야기 하지 않습니다.
-> 그냥 저 혼자서 숫자보고 좋아하고 합니다.
2. 살을 빼야지 라는 생각으로 운동을 하다보면 너무 고강도로 진행하게 됩니다.
왜냐하면 살을 빼야지 하고 운동을 했는데 원하는 만큼 살이 빠진다고 느껴지지 않으면 운동 자체에 대한 회의가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냥 운동이라는 습관을 들이는데 목표로 생활을 했습니다.
3. 나만큼 힘든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아는 것 만으로도 힘이 된다.
제가 다이어트를 할 때 당연히 옆에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한 것은 비만인 사람들이 운동하는 유튜브를 본 것이었습니다.
그 사람들의 노력을 보는 것 만으로도 나 혼자 힘든 것이 아니라는 동질감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2.
이렇게 조금씩 정상의 몸으로 돌아오고 나서 제 여러 가지를 한번 돌아보았습니다.
살이 쪘을 때 가장 놀랐던 것은 90이라는 숫자를 본 이후였습니다.
솔직하게 그 전 마지막으로 체중계를 본 것은 작년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동안 살이 찌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는 있었지만
그것을 마치 닭이 머리만 숨은듯 제 눈만 가리고 애써 외면하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싶습니다.
내가 나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바라보지 못하고 그냥 뭐 괜찮아. 라고 안주해버린 것이
저를 제 스스로 위험하게 만든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결국 제 자신을 위험하게 만든 것은, 그리고 그것에서 빠져나온 것은
누구도 아닌 바로 나 자신의 행동이 원인이 되었습니다.
#3.
우리가 교실에서 느끼는 많은 어려움이 있습니다.
저 또한 지금까지 수 많은 어려움을 느끼고 있습니다.(오늘도 조금은 어려웠네요)
그런데 중요한 것은 내가 느끼고 있는 이 어려움을 뛰어넘기 위해서는
몇 가지 포인트가 필요합니다.
1. 내 어려움이 어느정도인지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제가 다이어트를 시작한 것은 내 몸무게가 예상보다 높았다는 것을 직시한 이후였습니다. 단순히 몸이 무거워졌으니 운동해야지. 라고 생각했다면 여기까지 오지는 못했을 것입니다.
적어도 내가 느끼는 어려움에 대해 옆반 선생님은 어렴풋이 알고 있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나 혼자 힘이 든다면 그것을 감추기보다는 동료 선생님들과 조금 더 나눈다면
그것이 어려움을 극복하는 시작점이 될 것입니다.
2. 이 어려움을 뛰어넘기 위한 노력보다는 과정에 조금 더 집중해 봅니다.
저는 아무리 축구를 열심히 해도 손흥민선수만큼 잘하지는 못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축구선수를 목표로 운동을 한다면 저는 평생 만족하지 못할 것입니다.
교실에서의 제 노력은 교실의 어려움을 넘는데 도움을 줄 것입니다.
하지만 그 노력이 어려움을 넘는데 도움이 되지 못했다고 해서
그것이 부질없었다는 결론으로 끝나면 안됩니다.
조금만 더 노력 자체에 집중해 하루 하루를 지낸다면 생각보다 빠르게 그 어려움을 극복 할 수 있을 것입니다.
3. 이것만 잘 하면 다 될것이라는 기대보다는 하루를 살아가는데 방점을 찍어 봅니다.
미래의 행복을 위해 현재를 희생하는 것이 좋다는 생각으로 살다가는
미래에 목표를 달성해 봤자 행복해 지지 못합니다.
지금 저는 90kg로 돌아갈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만 그냥 저 혼자 만족하는것 말고는
그전과 지금 다른 것이 별로 없네요.
사람들이 엄청 멋있다고 할줄 알았지만 ^^;;;; 그냥 오늘도 즐겁게 사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4. 어제보다 조금만 더 잘하면 성공
TV에 나오는 몸짱 사람들과 지금의 나를 비교하면 평생 힘들고 좌절하게 되지만
어제의 나보다 조금만 잘하면 성공한다는 마음은 내가 조금 더 힘이 나게 합니다.
우리는 토끼가 아니라 거북이입니다. 어짜피 나중에는 다 만나게 될테니
한걸음씩만 앞으로 가봅시다.
#4.
오늘도 학교 끝나고 헬스장에 가서 달리기를 하는데
그 전에는 그냥 뛰기만 급급했는데
뛰면서 심장소리를 들을 수 있음에 조금 더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그리고 직전 학교에 놀러갔는데 옛날 가르쳤던 아이들이 달려오는 것을 보면서
나름 잘 살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 하루를 잘 사는 것 만으로도 나중의 행복의 믿거름이 될 수 있습니다.
오늘도 내일도 뿌듯하고 보람있는 하루를 함께 맞이해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