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니문이 끝남을 불안해하는 선생님에게
#0. Case 1
A선생님은 요즘 하루 하루 당황스럽습니다.
3월달에 아이들과 처음 맞이하면서 지금까지 아이들에게 화가 난 적이 별로 없었는데
요근래들어서 갑자기 아이들에게서 낮선 향기를 느낍니다.
학기초에는 아이들이 정말 착하다고 느꼈습니다.
3월에 아이들을 잡지 못하면 1년동안 고생한다는 말이 우리반은 피해간 것 같다고 이야기하면
옆반 선생님들이 너무나도 부러워 했습니다.
그래서 옆반 선생님이 부러워하는 시선이 좋아서 아이들에게 조금 더 잘해주면
아이들이 그것으로 인해서 정말 좋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었습니다.
4월까지는 그래도 좀 괜찮았습니다.
아이들하고 투닥투닥하기는 했지만 누구나 있을 수 있는 일이었으니까요
그런데 갑자기 5월들어서면서 아이들의 본모습이 조금씩 나오고 있습니다.
선생님이 질서를 지키기를 이야기해도 예전처럼 그 말을 잘 지키지 않고,
서로 조금씩 양보하면서 함께 행복하자는 말을 아무리 해도
아이들끼리 패가 갈리면서 서로 반목하는 일도 늘어났습니다.
그래서 그것을 보면서 아이들이 요즘 점점 힘들어진다고 이야기를 하자니
3월에 제대로 잡지 못해서 그런거라고 이야기를 들을까봐
함부로 이야기하는 것도 쉽지는 않습니다.
정말 아이들과 허니문이 끝났나봅니다.
#1. 허니문 랠리(honeymoon rally)
- 허니문랠리란 새 정부가 출범함에 따라 정치·사회·경제 전반의 불확실성이 사라지고 사회가 안정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주가지수가 상승하는 현상을 말한다.(네이버 지식백과)
사람들은 누구나 새로운 시작을 맞이할 때 두 가지 감정을 맞이하게 됩니다.
그것은 새로운 것을 맞이함에 대한 기대와 두려움입니다.
새로운 것이 나에게 어떤 즐거움을 줄 것인가에 대한 기대와
새로운 것이 나에게 어려움을 줄 것인가에 대한 두려움이 공존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누구나 새로운 곳을 맞이할 때는 조금 조심스럽게 시작합니다.
하지만 두려움보다는 새로운 교실에서 새로운 친구들과 새로운 선생님을 만날 기대가 더 크기 때문에
부정적인 분위기보다는 긍정적인 분위기가 더 앞섭니다.
이번 정부가 시작할 때 지금보다 훨씬 큰 지지율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은
위와 같은 이유도 일정부분 존재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허니문 랠리라고 합니다.
#2. 허니문이 끝난다는 것은
결혼 생활에서 신혼이라고 생각하는 범위는 어느정도의 기간이라고 생각하나요?
어떤 사람들은 1달 또는 1년이라는 기간으로 생각할 것이고
또 다른 사람은 아이를 갖고 난 후 등의 상황의 변화를 이야기 할 것입니다.
확실한 것이 하나 있다면 신혼기간에 부부는 서로의 몰랐던 모습을
함께 살면서 알게 되고 그 과정을 통해 새로운 관계가 형성이 됩니다.
그리고 새롭게 관계가 재정립되면 특별한 전환점이 없는 이상
꽤 오랜시간을 점점 익숙하게 맞이하게 됩니다.
교실에서 학생들이 친구들에 대한 그리고 선생님에 대한 탐색이 끝나면
허니문기간이 끝날 때 까지 조금씩 관계가 정리가 됩니다.
학생들이 처음 모습으로 1년을 유지하기 어려운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내가 3월에 보인 모습이 탐색이기 때문에 내가 1년동안 원하는 위치와는 차이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 차이를 점점 줄여가기 위해서는
처음 내 모습과는 조금 더 달라야 합니다.
다시 말해서 처음모습이 1년동안 유지되는 사람은 두 가지 이유라고 볼 수 있습니다.
1. 처음 보인 모습이 내 본모습인 사람
2. 위선 또는 위악을 유지하는 사람
보통 1번인 사람보다는 2번인 사람이 훨씬 더 많습니다.
그리고 이것을 유지하는 사람은 행복하지 못하지요.
#3. 허니문이 끝남을 불안해하는 선생님에게
모두가 신혼의 달콤함을 꿈꾸지만 신혼만을 위해 결혼을 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리고 허니문이 끝나지 않는 결혼생활은 꿈속에서나 가능합니다.
그러므로 현실을 피해 과거에 집착하기 보다는 현실을 인정하고 새롭게 한발 더 딛는 것이 더욱 중요합니다.
"아이들이 처음에는 괜찮았는데 요즘 왜 이러는지 모르겠어요."
이 질문은 하나의 가면을 벗겨낼 필요가 있습니다.
이 질문은 표면적으로는 아이들의 모습이 변함을 궁금해하는 질문입니다.
하지만 하나의 껍질을 벗겨내면 궁금함을 나타내는 질문이 아니라
'아이들이 내 말을 듣지 않아서 화가 난다.'는 선생님의 상태를 나타내는 말입니다.
그래서 이 말이 머릿속에서 계속 맴돈다면 그 원인은
선생님이 생각하는 틀과 학생들이 생각하는 틀이 같지 않음에 있다는 것을 인지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므로 선생님이 이 상황을 해결하고 싶다면 조금은 서로의 이야기가 필요합니다.
선생님의 이야기 그리고 아이들의 이야기를 조금 더 주고 받으며
서로가 생각하는 관계에 대하여 조금씩 맞추어 갈 수 있다면
그때부터 진정한 결혼 생활이 이어질 수 있을 것입니다.
행복한 1년간의 결혼생활을 잘 이어갈 수 있는 선생님의 교실을 응원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