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제감이 있는 교실(fin.) - 6. 행복한 교실을 꿈꾸며
프롤로그
“여러분들은 학교에 왜 오나요?”
이 질문은 몇년 전 아이들에게 제가 저희반 아이들에게 했던 질문입니다.
“공부를 하러 학교에 온다.”는 말을 듣고 싶어서 아이들에게 던진 질문이었습니다.
그런데 저희반 아이들은 제 앞에서 매우 솔직한 편이라서 이 질문에도 솔직하게 이야기 하기 시작했습니다.
“선생님 그냥오는데요?” “엄마가 가래요” “솔직히 왜 오는지 모르겠어요.” 부터
“공부 누가 만들었어요?” “친구보러 와요.” 까지 다양한 대답이 나오더군요.
이 대답을 보고 상처받을 것을 염려한 한 학생의 말이 가장 인상이 깊었습니다.
“선생님 저는 예의상 선생님보러 온다고 해 줄게요.”
1. “선생님 공부는 왜 해야 하나요?”
이 질문은 모든 교실에서 한번은 나오는 질문이지요
이 질문과 함께 나오는 말로 “선생님 공부는 누가 만들었어요?”라는 말도 있습니다.
이 질문은 기본적으로 이 교실 수업의 목표가 학생들에게 공감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벌어집니다.
이 질문을 하면 흔히 어른들은 이렇게 이야기 합니다.
“지금은 조금 공부때문에 힘 말들은 들수도 있지만 나중에 어른이 되면 지금 공부로 꼭 성공하게 될거야!”
그래서 다음과 같은 급훈들이 나타나게 됩니다.
(지금 공부하면 남편이 바뀐다. 인내는 쓰지만 그 열매는 달다.)
이런 말들은 한때는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받는 말이었지만
지금은 공감을 잘 받지 못합니다.
가장 먼저 지난번에 이야기한 마시멜로 이야기를 들 수 있습니다.
미래의 큰 성공과 지금의 행복을 비교해 보면
심리적 원근감에 의해 지금 당장의 작은 행복을 더욱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그래서 미래의 성공이 아무리 클 지라도 아이들은 지금의 즐거움을 더 크게 생각합니다.
저는 이 말이 지금의 청년들에게 나타나는 헬조선 등의 말과도 관련이 있다고 생각이 됩니다.
미래의 행복을 위해 현재의 행복을 버리고 공부에만 매진한 학생들이
그들이 생각한 미래에 도달했을 때 그 행복을 느끼지 못하는 허무함과 상실감이
지금의 헬조선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2. 통제감과 수업
지금까지 통제감이 있는 교실에 대해 여려 기간동안 정리하면서
아이들이 통제감을 느끼지 못하는데는
교사와 학생간의 관계 이외에 어떤 근본적인 문제가 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선생님이 학생들의 목소리를 들어주고 좋은 관계가 형성된다고 해서
수업시간에 학생들이 통제감을 갖는다고 보장을 할 수는 없습니다.
그 이유는 수업은 단순한 관계형성 과정이 아닌
학습목표에 도달해야 하는 명백한 목적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 학습목표 자체가 학생들이 원해서 생긴 것이 아니기 때문에
목표가 없는 행동에서 학생들이 통제감을 갖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3. 행복한 교실
4차산업혁명이 시작되고 이제 지금의 공부는 미래의 성장을 담보할 수 없습니다.
공부를 잘 하는 것이 성공을 약속할 수 있을 때에도
공부를 통해 행복을 느끼지 못한 학생들이 많았습니다.
지금은 확실한 성공을 보장할 수도 없는 만큼 미래를 위해 현재를 포기하는 것은
학생들의 행복한 삶을 위한 투자라고 보기도 어렵습니다.
그러므로 미래를 위해 지금 인내하라고 하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닙니다.
공부를 열심히 하는 사람들은 공부하기에 익숙해 집니다. 그래서 공부를 잘 하게 됩니다.
운동을 열심히 하는 사람들은 운동하기에 익숙해 집니다. 그래서 운동을 잘 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행복한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어렸을 때 부터 행복한 삶에 익숙해 져야 합니다. 그래야 행복하기를 잘 하게 됩니다.
그런데 지금 교육이 문제가 있다면
미래의 행복은 이야기하면서 지금의 행복한 삶을 배우지 못하기 때문에
행복한 삶이란 무엇인지를 배우지 못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요컨대, 교육은 미래의 성공을 담보로 지금을 희생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행복을 추구하는데 목적으로 해야 합니다.
현재의 행복을 추구하는 교실이 될 때 아이들은 행복한 삶을 많이 경험하게 될 것이고
이렇게 행복에 익숙한 학생들이 진정으로 행복한 삶을 영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4. 행복과 통제감
행복한 삶이란 무엇인가를 물어본다면 각자 다른 이름을 이야기 합니다.
“맛있는 밥을 좋은 사람과 같이 먹는 것” “게임을 하루 종일 하는 것”
“낮잠을 늘어지게 자는 것””책과 함께 살아가는 것”
각자 정의한 행복한 삶이란 각자 다르겠지만 중요한 것은 하나입니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것”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한다고 할 때 사람들은 통제감을 느끼게 되면서
행복한 느낌을 받게 됩니다.
이 통제감은 실제로 행동을 하지 않더라도 그 느낌을 갖는것 만으로도 채워집니다.
마치 평일에는 늘어지게 자고 싶다고 많이 생각하지만
막상 주말이 되면 잠을 잘 안자는 것과도 마찬가지입니다.
통제감이 있는 사람이 반드시 행복하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위에서 보듯 행복을 위해서는 통제감이 꼭 필요합니다.
5. 마치며
교실의 행복의 시작은 학생들의 통제감을 가질 수 있는 것에서 시작할 수 있습니다.
통제감은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다는 마음에서 시작이 됩니다.
그러므로 학생과 선생님이 수업을 통해 통제감을 갖기 위해서는
다음의 두 가지가 필요합니다,
1) 선생님 : 선생님이 하고 싶은 수업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2) 학생 : 선생님이 제시하는 수업에서 할 수 있는 것을 찾을 수 있어야 합니다.
이 두가지를 1년간 유지할 수 있는가 없는가가
행복한 교실을 꿈꿀 수 있는가의 중요한 요소가 될 것입니다.
지금까지 통제감이 있는 교실에 대해 이야기를 해 보았습니다.
통제감이 있다는 것은 결국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할 수 있을 때
생겨나게 됩니다.
선생님은 교실에서 내 수업을 스스로 만들어가고자 할 때
학생들은 수업을 통해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느낄 수 있을 때
교실의 통제감이 생겨납니다.
이번 챕터는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다음 챕터는 행복한 수업을 디자인 하기입니다.
한달정도 천천히 글을 준비하고 돌아오겠습니다.
많이 기다려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