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제감이 있는 교실 - 1. 합의 : 규칙만들기 vs 원칙세우기
1. 합의 : 규칙만들기 vs 원칙세우기
초등학교에 들어온 아이들은 내가 하는 행동이 좋은 행동인지 나쁜 행동인지를 구별할 수 있는 능력은 갖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세 문장이 옳은 행동인지 그른 행동인지를 물어본다면 모두 맞출 정도는 됩니다.
1) 친구를 때리는 것은? -> 나쁜 행동이다.
2) 수업 시간에 집중하는 것은? -> 좋은 행동이다.
3) 교실에 쓰레기를 버리는 것은? -> 나쁜 행동이다.
그런데 문제가 되는 것은 어느 정도 수준이 친구를 때린다고 볼 수 있는지에 대한 기준이 다르다는 것입니다.
어떤 학생은 살짝 손가락으로 건드리는 것도 싫어할 것이고, 반대로 어떤 학생은 뒤통수를 후려치는 것도 장난으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이렇게 각자 다른 기준을 가지고 교실에서 생활을 하기 때문에 여러 문제상황이 벌어집니다.
1) 수업시간에 지우개를 빌려달라고 하였는데, 짝이 지우개를 왜 빌려주냐며 짜증을 내어서 서로 화를 내는 상황
2) 수업시간에 모둠 활동을 하는데 조금 더 잘하려는 학생들과 이정도면 되었다고 생각하는 학생들이 서로 다투는 상황
위의 상황 모두 각자의 기준에 맞게 행동하려고 하다보니 그 기준이 달라서 마찰이 생기는 상황입니다.
이런 문제 상황에서 선생님이 판단을 계속 하다보면 선생님도 사람인지라 정확하게 원리 원칙대로 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리고 원리원칙대로 한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인정받기는 어렵습니다.
만약 어떤 선생님이 ‘우리 반은 항상 통제가 잘 되고 행복해 하는데 왜 그러세요?’라고 반문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것은 그 통제의 주체가 되는 선생님이 이순신같이 멋진 결론을 내리시는 분이거나, 공유처럼 매력이 넘치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것이 아닌 대부분의 경우(특히 어느정도 이성적인 판단이 가능한 고학년인 경우)
앞에서 말한 것과 같이 어떤 상황에서 통제감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경우 비록 그 말이 옳은 말이라고 할 지라도 학생들은 그 말에 큰 반발감을 느끼게 됩니다.
세상에는 모두가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는 교실은 없습니다.
왜냐하면 모두의 욕구는 각자의 방향으로 향해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교실은 하나의 공동체이기 때문에 어떤 하나의 결론을 도출해 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므로 교실이 하나의 공동체라면 이 만들어진 결론은 ‘합의’가 된 결론이어야만 합니다.
다시 말해서 통제감이 있는 교실이 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원칙은 ‘합의’입니다.
합의란 서로의 행동을 규제하는 일반적인 원칙에 관 한 두 명 이상의 동의를 말 합니다.
위와 같은 문제상황이 일어나지 않도록 학기초에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학생들의 행동에 대한 기준을 함께 합의해 나가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것은 큰 문제에 봉착하게 됩니다. 그것은 바로 ‘우리가 합의해 나가야 할 것이 엄청 많다.’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법 조항수는 만여개가 넘는다고 하지요. 그정도로 우리가 지켜야 할 규칙이 많습니다.
우리반으로 좁혀들어가면 그정도로 많지는 않겠지만 정말 많은 규칙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규칙을 많이 만들면 그 규칙을 외우기도 힘들겠지요.
그래서 저는 그렇게 규칙을 만들기보다는 최소한의 원칙을 세우고 그 원칙에 맞게 학생들 스스로 조절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규칙을 만들면 누군가는 판사나 경찰이 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원칙을 지켰는지 아닌지는 ‘자기 자신’이 판단 할 수 있습니다,
원칙은 학급의 생활에 대한 등대가 되고, 그 등대를 길잡이 삼아서 내 행동이 옳고 그름을 판단해 갈 수 있는 교실이 될 때
학생들은 자신의 행동을 스스로 통제해 갈 수 있습니다.
2. 학급의 1 원칙 만들기 - 학급 이름 짓기
학급살이의 가장 큰 원칙을 담은 이름을 지어 그 원칙을 1년동안 지켜나가는 것을 추천합니다.
네비게이션이 있다고 하더라도 목적지가 있어야 그 네비가 작동을 하는 것처럼
우리반의 1년살이의 가장 큰 원칙을 함께 만들어감으로써 교실의 기본 방향을 설정할 수 있습니다.
1단계 : 가치있는 우리반을 만들려면
2단계 : 우리반의 목표 만들기
3단계 : 우리반 이름 만들기
<1단계> 가치있는 우리반을 만들려면
가치있는 우리반을 만들려면 1년동안 우리반은 ~~한 반이 되면 좋겠다.라는 것을
포스트잇에 모둠별로 15가지정도 붙여보자고 했습니다.
4명 모둠이라서 아이디어가 많이 나올것 같았지만 처음이니까 15개정도가 넘도록 이야기했습니다.
<다른 모둠에서 마음에 드는 단어를 3가지만 찾아서 칠판에 붙이기>
우리모둠것은 아무래도 팔이 안으로 굽히기 마련인데 조금 더 객관적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단어를 모아서 칠판에 하나 둘씩 붙여갔는데 아이들이 같이 만들어 가는것에 정말 즐거워 하는 모습이었습니다.
그리고 다른 친구들은 무엇을 했는지 직접 찾아보면서 이야기 하는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이렇게 포스트잇을 모은 것을 비슷한 것끼리 유목화 시켰습니다.
이 다섯가지 가치를 함께 지켜나가기로 했습니다.
정말 신기한 것을 발견했습니다.
저는 처음에 즐거움이 가장 많이 있을 줄 알았는데
'함께'라는 것이 정말 역대급으로 많이 보이더군요.
함께하는 것이 즐겁다는 것을 아이들은 제가 이야기 하지 않아도 정말 많이 느끼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반의 5대 덕목이 나왔습니다.
함께, 즐거움, 행복, 다양, 질서
이 다섯가지 가치를 함께 지켜나가기로 했습니다.
<2단계 : 우리반의 목표 세우기>
그래서 이것을 지키는 하나의 문장으로 만들어 보도록 했습니다.
이 가치들을 지키되, 그 단어를 꼭 쓰지 않아도 되도록 했습니다.
그래서 이것을 지키는 하나의 문장으로 만들어 보도록 했습니다.
<3단계 : 우리반 이름 만들기>
이 목표를 가장 잘 담은 우리반 이름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우리반 이름이 너무 길면 부르기 힘들기도 하고, 기억하기도 어렵거든요.
그래서 이것을 줄일 수 있는 가장 좋은 이름을 만들어보도록 했습니다.
투표를 직접 해서 우리반의 목표를 정하기로 했습니다.
투표는 허승환선생님의 사이트인 예은이네에 있는 학급투표 프로그램을 활용했습니다.
이렇게 해서 우리반 이름이 결정되었습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우리반 이름은 '함께하는 교실'입니다.
공부를 함께하는 교실, 웃음과 행복을 함께하는 교실이 1년동안 이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