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K의 쉬운 수업디자인1-1] 창의적 수업이 뭐야?
# 프롤로그 - 쉬운 수업이란?
낚시를 잘하기 위해서는 낚시를 하면서 힘을 빼는 것이 중요합니다.
당구를 잘하기 위해서는 몸 전체에 힘을 빼는 것이 중요합니다.
축구를 잘하기 위해서는 몸 전체에 힘을 빼서 밸런스를 잘 맞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수업을 잘하기 위해서는 수업에 힘을 빼는 것이 중요합니다.
수업을 하기 전에 힘이 많이 들어가면 그만큼 노력을 했다는 것을 말합니다.
그렇게 노력을 많이하면 무엇보다 학생들에게 기대하게 됩니다.
그 기대가 높은 만큼 실망도 크게 마련입니다.
수업을 하는 중에 힘이 많이 들어간다면 그것은 자연스럽지 못하다는 것을 말합니다.
그러면 학생들이나 선생님중 누군가는 지치기 마련이고
그렇게 되면 수업에 대한 의미를 느끼지 못하고 시간이 지나가기만을 바라게 됩니다.
수업에 힘을 뺀다는 것은 힘빠지는 수업을 하라는 것이 아닙니다.
분명히 수업을 하려면 노력을 해야 하는데요.
내가 하는 노력이 꼭 필요한지 아니면 필요하지 않은지를 따져보고
꼭 필요한 노력에 집중하되, 필요하지 않은 노력은 과감하게 가지를 쳐버림으로써
내 노력이 의미있는 노력이 되도록 하는 것을 말합니다.
수업을 하기 위해서는 기획, 준비, 실행이 필요합니다.
일단 학생들이 무엇을 할 지를 결정해야 하고 (기획)
그것을 할 수 있도록 필요한 것을 준비해야 하며(준비)
실제로 수업시간에 학생들이 공부를 해야 합니다.(실행)
여기서 공부는 학생들이 해야 하고, 준비는 꼭 선생님이 하지 않아도 됩니다.
하지만 학생들이 무엇을 해야 할지에 대한 가이드라인은 선생님이 해야 합니다.
그러므로 선생님이 무조건 해야 하는 노력이 있다면 그것은
“오늘 뭐하지?”에 대한 고민을 해 오는 것입니다.
그래서 쉬운 수업의 목표를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선생님의 수업디자인의 힘으로 학생들의 배움을 이끌어보자”
선생님이 적어도 하루에 한번은 나만의 수업을 기획하려면 무엇보다도 창의적이 되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인디를 포함한 어디에도 매일 우리반이 움직일 수 있는 수업을 만들어주지는 못하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아이들은 어른들의 등을 보며 자란다는 말처럼
교사가 창의적이지 못한데 학생들보고 창의적이 되라는 말은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저는 수업디자인의 시작은 창의성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1-1 : 창의적 수업이 뭐야?
1-2 : 창의적 수업 = 좋은 수업?
1-3 : 쉬운 수업 디자인
#1. 창의성
창의성과 관련한 수업중에 유명한 수업이 있습니다.
그것은 전혀 다른 두 단어를 연결해 보는 수업입니다.
전혀 다른 두 가지 단어를 고른 다음 그 이유를 알아서 만들어보는 활동인데요
예를 들면 이런 것입니다.
문제 : 김백균은 기린이다.
왜?
학생 1의 답 : 김백균은 키가 커서 기린같다.
학생 2의 답 : 김백균은 이광수를 닮아서 기린이다.
학생 3의 답 : 김백균은 풀을 좋아해서 기린이다.
이런 식으로 마음대로 이유를 만들어보는 수업입니다.
창의성이란 이렇게 다양한 것을 연결하면서 발현되는 능력입니다.
아래의 두 점이 있습니다.
이 점을 연결하라고 하면 흔히 지금 사진처럼 연결합니다.
하지만 이 점을 연결하는 방법은 그것만 있는 것이 아니라 이런 방법도 가능합니다.
이 방법은 2차원 평면에서 가능한 것이고 3차원, 4차원으로 올라가면
획기적인 방법도 가능합니다.
이 사진에서 보듯이 연결하지 못할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수업도 마찬가지입니다.
#2. 창의적인 수업
며칠전 제가 제 블로그에 올린 수업 중에서 낙엽을 활용한 대지미술 수업이 있었습니다.
http://blog.naver.com/irian926/221120631345
이 수업은 작년에 에콜 식구인 김보법선생님의 수업을 보고 올해까지 기다렸다가 진행한 수업인데요.
제가 이 수업을 보고 가장 감동했던 것은 작품이 멋있는 것도 있었지만
예전에 낙엽이 학교에 너무 많아서 청소를 해야 했는데 그것이 너무 귀찮아서 투덜거렸던 것이 떠올랐기 때문이었습니다.
나에게는 쓰레기였던 낙엽이 누군가에게는 정말 좋은 수업재료가 되었다는 점에서 정말 놀라웠고
그래서 내가 느꼈던 감정을 아이들도 느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게 되었습니다.
이 예를 보면 알 수 있듯
낙엽과 수업은 정말 아무 관련 없어 보이지만 잘 연결하면 정말 멋진 수업이 됩니다.
낙엽을 갖고 이런 대지 미술 수업만 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국어시간에는 떨어지는 낙엽을 보며 ‘가을편지’라는 제목의 시를 쓸 수 있습니다.
수학시간에는 매일 같은 시간에 떨어지는 낙엽을 통계를 내어 그래프로 나타낼 수 있습니다.
사회시간에는 낙엽을 활용한 생산물을 판매하는 활동을 할 수 있습니다.
과학시간에는 낙엽이 떨어지는 이유를 관찰 할 수 있습니다.
체육시간에는 떨어지는 낙엽 잡기 활동을 할 수 있고
음악시간에는 낙엽과 관련된 클래식 음악을 감상 할 수 있습니다.
미술시간에는 대지미술 외에 낙엽의 색과 관련된 활동 또는 낙엽의 잎맥을 판화로 나타낼 수 있습니다.
세상에 연결하지 못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수업도 마찬가지입니다.
수업이라는 단어와 연결하지 못할 것도 아무것도 없습니다.
전혀 관련 없는 것이라고 보일지라도 수업과 다른 무언가를 잘 연결할 수 있다면
그 수업은 창의적인 수업이 될 수 있습니다.
단 창의적인 수업이라고 해서 무조건 좋은 수업이 될 것이라는 보장이 없을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