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K대BK-4] 순서의 미학 - 하나의 활동, 두개의 목적
등고자비(登高自卑) - 높은 곳에 오르려면 낮은 곳에서 출발해야 한다는 뜻으로
모든 일에는 순서가 있다는 뜻입니다.
수업도 일련의 흐름이 있습니다.
흔히 말하는 교수학습과정이 이 수업의 흐름을 도식화해서 나타낸 것입니다.
그런데 이 흐름은 비단 하나의 차시에서만 느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여러 차시가 모여서 하나의 단원이 됩니다.
그러므로 단원에서 학습의 구성 또한 일련의 순서가 있습니다.
그렇지만 수업에는 왕도가 없다는 말처럼
교사가 구성하는 수업의 흐름에 정답은 없습니다.
이번에는 하나의 활동을 학습 구성의 시작과 끝에 놓았을 때 어떤 차이가 있었는지를
정리해 볼까 합니다.
<대칭오목>
#1. 2016의 BK
이 수업은 점대칭 또는 선대칭의 개념을 이해하기 위해
모눈종이의 좌표가 바둑판과 닮았다는 것을 보고 아이디어를 얻어 진행한 활동입니다.
처음 이 수업을 구안한 목적은 선대칭도형을 아이들이 대충 이해를 하기는 하는데
직접 그려보라고 하면 생각보다 잘 하지 못합니다.
그런데 가장 시간이 오래걸리고 어려워하는 까닭을 곰곰히 생각해 보니
자를 대고 그리는 것 자체를 가장 어려워하는 것 같더군요.
그래서 자를 대고 그리고 지우는 시간에 조금이라도 더 많이 대칭을 경험해 보는 방법이 무엇일까를 고민했습니다.
이런 생각의 흐름으로 수업을 구성하다보니 이 활동을 대칭의 개념을 이해하고 나서
대칭을 표현하는 심화활동의 단계에서 진행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수업을 하면서 가장 좋았던 점은
아이들이 대칭의 개념을 정말 쉽고 즐겁게 받아들일 수 있었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래서 이 수업은 제게 좋은 추억으로 남게 해 준 그런 수업이었습니다.
#2. 2018년의 BK
수업에 들어갈 때가 되었을 때 하나의 질문을 해 보았습니다.
아이들이 대칭이란 무엇인가? 라는 질문에 대답을 하기가 어려운가? 라는 질문이었습니다.
대칭은 그 개념만 잡으면 생각보다 쉽게 받아들일 수 있을 수 있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었습니다.
실제로 이 파트는 말로 쉽게 쉽게 넘기는 경우도 많습니다.
대칭오목 놀이를 2016년에 해 본 결과 처음 하는 아이들도 잘 이해를 했었습니다.
그래서 처음에 이 활동을 통해 개념을 한번에 잡으면 수업의 효율이 높아지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대칭오목을 한번 하면서 자연스럽게 대칭의 개념을 잡고 나니
그 다음 여러 활동을 진행하는데 조금 더 수월하다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결과적으로는 조금 더 성공적이었다고 생각이 되었습니다.
#3. 마치며
하나의 수업은 하나의 목표를 향해 구성됩니다.
하지만 다양한 목표를 하나의 수업으로 연결하는 것도 가능하며
다른 시각을 갖고 순서를 조금 바꾸는 것 만으로도 더 다채로운 수업이 가능해 집니다.
그러므로 내 수업에 대한 고정관념을 조금 더 깨면서 열린 눈으로 수업을 바라볼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