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영상(디딤영상) 만들 용기에 필요한 5가지
전체적인 맥락은 마지막에 풀어보겠습니다. 일단 바로 결론!
수업영상(이하 디딤영상) 만들 때 이 5가지만 명심하면 용기가 생길거에요.
- 우리는 인강 강사가 아니다!
- 옷 차려입고, 풀메하고 카메라 앞에 서실건가요? 그냥 스마트폰으로 교과서나 학습지 풀이하면서 설명해주는 것 찍어도 되요. 우리 얼굴 나올 필요 없이요. 어차피 우리가 만든거 우리 애들 밖에 안봐요. 자연스럽게 생각하세요. 작품 만든다는 생각하지 마시고요.
- 목소리 좀 잠기고, 영상 중간에 코먹는 소리 들어가도 어때요. 자연스럽고 좋지. 영상 녹화 중에 갑자기 집에 있는 진짜 우리애가 옆에서 떠들어서 소리가 같이 녹음 됐어요. 그럴 땐 이렇게 멘트 치는거에요. "지금 선생님 목소리말고 옆에서 이야기하는 사람이 누구일지 한 번 맞춰보세요. 정답 알 것 같은 친구는 내일 선생님에게 말해주기~~"
- 애들은 의외로? 우리 샘 목소리를 좋아한다.
- 이미 있는 강의 영상 쓰면 되지 않나요? 물론 되죠. 근데, 의외로 학생들은 영상이 엉성해보여도 선생님 목소리가 들어간 수업 영상을 좋아하고 신기해해요. 마치 라디오에서 내가 아는 사람이 나오는 듯한 느낌이랄까요. 오히려 만들고 난 후 영상에서 자기 목소리 듣는 선생님이 자기 목소리 싫어질까봐 걱정하셔야지요. 근데, 내 목소리도 내가 듣다보니 좋아지더라구요.
- 필요할 때만 만들자
- 거꾸로교실 강의를 나가다보면 영상에 관해서 질문 하시는 선생님들이 많으세요. 그 중에 꼭 나오는 질문. '그 많은 수업 차시별로 영상을 어떻게 다 만들어요?' 제 대답은 '안 만들어요'. 그냥 교사가 필요할 때만 만드시면 되요. 원격수업도 마찬가지에요. 매 수업마다 영상 내용을 올릴 필요가 없어요. 필요한 순간에 필요한 자료가 없다면 그 때 한 번 만들어보세요~ 만들다보면 또 익숙해져서 내 수업에 맞춰서 내가 영상을 만들게 되더라구요.
- 거꾸로교실 강의를 나가다보면 영상에 관해서 질문 하시는 선생님들이 많으세요. 그 중에 꼭 나오는 질문. '그 많은 수업 차시별로 영상을 어떻게 다 만들어요?' 제 대답은 '안 만들어요'. 그냥 교사가 필요할 때만 만드시면 되요. 원격수업도 마찬가지에요. 매 수업마다 영상 내용을 올릴 필요가 없어요. 필요한 순간에 필요한 자료가 없다면 그 때 한 번 만들어보세요~ 만들다보면 또 익숙해져서 내 수업에 맞춰서 내가 영상을 만들게 되더라구요.
- 그냥 만들자
- 영상 만들려면 장비 필요하지 않나요? 예, 필요해요. 불행하게도.. 스마트폰만 있으면 되요. 근데, 이 장비 다 갖고 계시죠? 장비 없어서 못 만든다는 말은 못하게 된 거에요. 당장 해보고 싶으시다면, 수업할 교과서 펼치시고요. 스마트폰 동영상 촬영 작동시키고, 한 손으로는 카메라 들어서 찍고, 한 손으로는 필기하시면서 3분 정도만 찍어보세요. 그리고 학생들에게 업로드해서 보여주시면 되요.
- 손이 덜덜 거리겠죠. 초점이 들락날락! 그래도 우리 학생들 별로 신경 안써요. 재밌어하는 친구들이 더 많을걸요. 근데, 손 덜덜거리는거 막고 싶으시면 나중에 1만원 정도 하는 거치대 아무거나 하나 사시면 고민 해결!
- 몇 해전 만든 영상인데 한 번 보세요. 뭐야! 이 정도로 만들고 수업에 쓰는거야 라고 하실 수 있어요. 카메라 흔들리는 것도 느껴보시고요.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 짧게 만들자
- 원격연수 듣는데 해당 페이지 분량이 10분 넘어가면 선생님들 어떠세요? 좋으세요? 전 싫어요. 애들은 선생님 영상이 길면 너무 부담되고 싫을거에요. 연차시로 여러 개념을 다루는게 아니면 그냥 짧게 만드세요. 40분 수업 채운다고 40분 짜리 영상 만드시면 나 수업때 애들 활동 하나도 안시키고 강의만 하는 사람이야!라고 말하는 거랑 똑같아요.
- 디딤영상 짧게 만드는건 애들도 살리고, 영상 만들다 지쳐가지 않도록 선생님도 살리는 길이에요.
여기서부터는 풀어서 좀 더 이야기 해볼께요. 최근 상황 때문에 화상수업, 디딤영상 제작 등이 많이 이야기 되고 있어요. 전 몇 해전부터 거꾸로교실을 해오고 있고 관련한 강의도 다니면서 디딤영상 제작에는 익숙한 편이랍니다. 그렇지만, 제 주변 선생님들에게 "디딤영상 제작 해보세요. 어렵지 않아요" 라며 막 권장하진 않아요. 정말 그게 힘드신 분들도 계시니까요. 그런 분들이 도움을 요청하시면 흔쾌히 지원해드리겠지만, 내가 해보니 쉽다면서 계속 권유하고 싶진 않거든요. 누구에게나 각자의 수업 방법이 있을테니까요.
그런데, 요즘엔 시국이 이래서 등 떠밀려 디딤영상 제작을 하시게 되고 부담을 느끼시는 선생님들이 많아지는 것 같네요. 그런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시작하는 마음의 부담을 덜어드리기 위해서 이렇게 글을 써봤어요. 물론, 어떤 학교에서는 정말 인강 같은 수업 영상을 원할지도 모르겠지만, 영상의 질이 곧 수업의 질은 아님이 분명하니까요. 거꾸로교실에서 수업 영상을 디딤영상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바로 이 점이에요. 실제 수업을 위한 도움을 주는 디딤돌이 되는 영상. 학생들의 배움에 도움을 주려는 영상 때문에 선생님이 힘들고 괴로워하지 않으시길 바래요.
그러니, 어쩔 수 없이 디딤영상을 제작해야 하는 처지에 있는 선생님이시라면 마음을 좀 더 편하게 가지시고 시작하는데 이 글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래요. 그게 아닌 선생님이라도 이 참에 한 번 도전해보셔도 좋지 않을까요? 해보다가 아님 말구요. 편하게~
사족
- 물론 멋지게 영상을 만드는것도 좋습니다. 그래서, 다른 선생님들에게까지 컨텐츠를 많이 공유해주시는 훌륭하신 선생님들도 계시고요.
- EBS뿐 아니라 유튜브에도 여러 선생님들의 디딤영상이 많고요. 잘 모르실테니 한 군데 더 소개해드리면 미래교실네트워크(https://www.futureclassnet.org/index.do) 에도 여러 선생님들이 만든 디딤영상이 많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