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내 컨퍼런스.. #2. 딱 한 가지만 꺼내놓기. 우리는 전문가니까..
궁서쿨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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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18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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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글에서 학교컨퍼런스가 어떠한 배경으로 시작되었는지를 이야기 했습니다.
제가 속해있는 6학년에서 첫 진행을 맡게 되면서, 동학년 선생님들과 어떤 방식으로 컨퍼런스를 진행할지 간단히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첫 시작이라는 부담감도 조금은 있었고, 처음이기에 우리가 하는 것에 따라 학교 컨퍼런스의 이미지가 결정될 수도 있었기에 다양한 방식을 떠올리며 고민을 했었습니다. 지난 번에 했던 일상수업나눔 수업영상을 가지고 수업 사례를 깊이 살펴볼지, 고학년으로 올라가면서 생기는 여학생들의 교우관계 개선 방안을 살펴볼지 등의 주제가 나왔었습니다.
그러다가 이런저런 생각의 끝에 나온 결론은, 일단 첫째로 ‘쉽게 가자’ 였습니다. 지쳐가는 6월초에 수업을 마치고 회의를 하려고 모인 선생님들이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도록 구성하고 싶었습니다. 둘째는 ‘함께 나눔’이였습니다. 서로 나누고 공유하며 집단지성을 발휘해 성장해 가는 것이 학교 컨퍼런스의 목적이었기 때문에, 누구 한 명의 이야기를 듣기 보단, 모든 선생님들이 자기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설계를 해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그 결과 정해진 주제는 ‘딱 한가지만 내 것 꺼내서 함께 나누기’
이와 관련한 발제자료를 간단히 만들어서 컨퍼런스 1주일 전에 교내에 안내를 하였고, 그 사이에 컨퍼런스 진행 관련 자료를 제작했습니다. 그리고,, 컨퍼런스 진행을 같이 할 동학년 선생님들과 함께 리허설을 실시한 후에, 컨퍼런스 진행 과정을 다듬어 준비를 완료 했습니다.
컨퍼런스 당일, 1시간 정도에 걸친 교직원 회의가 마무리 된 후, 바로 6학년의 컨퍼런스 진행이 시작됐습니다. 교직원회의 후에 컨퍼런스 진행이라니.. 쉽지 않은 상황이겠죠. 퇴근 시간까진 1시간이 남은 시점..
간단한 Warm-up으로 키워드 소개 활동을 하면서 살짝 굳어있는 분위기를 풀면서 지쳐있는 샘들의 마음을 잠금해제 해보려 했는데, 다행히도 선생님들의 마음이 조금 열려가는걸 느꼈습니다.
그 후 본격 주제로 들어가서, 학급경영 혹은 수업 등에 있어서 본인이 가지고 있는 가치관 혹은 노하우 등을 딱 한 가지씩만 종이에 간단히 메모해서 모둠별로 서로 돌아가며 소개하고 나눠보았습니다. 모둠 공유가 끝난 후에는 전체가 돌아가며 갤러리워킹 식으로 자유롭게 살펴보며 나눔 활동을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5학년 부장선생님이 자기의 노하우는 직접 시범을 보여야 한다고 하셔서, 컨퍼런스 중 세미연수처럼 10분 정도 본인이 가진 노하우를 실습과 함께 알려주셨는데, 진행자의 의도를 넘어서서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웃고 즐기는 선생님들의 모습이 보여서 좋았습니다. 제가 거꾸로교실로 수업을 하면서도 가져가는 철학 중에 하나가 적절하게 환경 등이 조성되면 학생들은 스스로 배워갈 수 있다는 것이었는데, 컨퍼런스 시간 동안에 우리 교사들 역시 환경이 조성이 된다면 이렇게 적극적으로 함께 변화해갈 수 있다는걸 실감하는 순간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오늘의 컨퍼런스를 되돌아보는 활동으로 ‘오늘 이 시간이 나에게 주는 의미’, ‘앞으로의 계획’을 포스트잇에 적어서 함께 정리해보았습니다. 마무리 성찰 활동에 나온 내용 중 ‘그래도 뭔가 놓치 않고 하고 있었구나’라며 자신을 이야기하는 선생님의 쪽지가 주는 뭉클함, 선생님들의 웃는 얼굴을 지켜주고 싶다는 쪽지가 주는 따스함 등을 통해 컨퍼런스가 우리에게 의미가 있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교사는 전문가인가? 이 질문에 전 '교사는 전문가이다'라고 생각을 했고, 전문가로서 우리가 가진 것을 아주 조금씩이라도 소통하고 나눈다면 더욱 더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첫 컨퍼런스를 통해 우리 모두 서로가 에너지를 주고 받으며 한 걸음 더 나아갈 힘을 얻었다고 느꼈습니다.
이제 앞으로의 컨퍼런스는 다른 학년이 돌아가며 맡게 될 텐데, 그 시간을 통해 또 저는.. 그리고 우리 학교의 선생님들은 얼마나 서로에게서 힘을 얻어갈지 기대해 봅니다. 이 주제로 다음에 글을 쓴다면, 다른 학년이 진행한 컨퍼런스 이야기가 되겠네요.
* 1주전 안내한 발제자료와 진행시 사용하 pt자료는 첨부파일로 같이 올려놓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