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다, 교사로서.. #03 교육은 변해가고 있다. 교실생존비법
2021년.. 올해로 교직경력이 21년차가 됐다. 나름 강산이 두 번 바뀔 정도라는 고리타분한 표현을 쓸 정도로 교직생활을 해오면서, 한 때는 교실은 그리고 교육은 정말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던 시절도 있었다. 변화를 한다고 해도 그런 것을 가장 크게 느끼는 지점은 슬프게도 교육 그 자체라기 보단 교사에 대한 인식 변화, 빠르게 변화는 세상만큼 빠르게 변해가는 학생들과의 관계, 점점 더 다양하고 세분화되는 업무였달까..
그러다가 내 개인적으로는 2010년대 중반이 넘어서면서 부터 변화를 하긴 하는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대부분은 말 뿐일지 모르지만, 어쨌든 배움중심, 학생중심, 민주적인 학교 문화 등에 대한 이야기가 자주 들려오기 시작하고, 조금씩일지라도 그 변화의 모습이나 영향을 직접 보거나 느낄 수 있었다.
사설이 길었는데, 그러한 여러 변화중 '교실생존비법'이란 제목의 이 책은 '수업'의 변화를 이야기 하고 있다. 그리고 나 역시도 이 책의 한 꼭지를 맡으면서 저자로 이름을 올리고 있는걸 먼저 밝힌다. 책이 세상에 처음 나온 시기는 소위 말해서 팔릴 목적으로 따지자면 너무 늦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데, 한편으로는 시류를 따라서 급하게 급조해낸 것이 아니라 20년 한 해 동안의 변화를 겪은 여러 선생님들의 사례 및 2014년 이후부터 거꾸로교실 등으로 오랫동안 블렌디드러닝을 실천해왔던 여러 선생님들의 이야기를 담아서 낸 책이기에 어찌보면 시기에 상관없이 자연스럽게 책으로 나오게 된 것이 아닌가 싶다.
어찌됐든 사실 코로나로 인해서 너무가 급격하게 교육환경에 변화가 일어났고 그런 와중에 수업에서 온라인와 오프라인의 연결과 융합을 이야기 했던 '블렌디드러닝'이란 용어가 떠오른 것은, 분명 저자로 이름을 올린 선생님들의 각자의 이야기를 모으게 된 큰 계기임에는 분명하다.
그렇지만, 코로나가 만으로 2년이 되가는 요즘에 와서 이제 위드코로나라가 시작이 되고 있고, 전면 등교 수업을 전국적으로 시행하게 되면서 한편으로는 굳이 코로나 때 사용하던 온라인 방식의 활동을 수업에서 할 필요가 있느냐는 이야기를 할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지금 시대에서 온라인을 활용한 교육활동은 교사들이 컴퓨터를 활용해 수업을 시작했던 90년대의 모습처럼 지극히 자연스러운 변화의 방향이 아닐까?
마침 최근에 KT의 통신망이 전국적으로 다운이 되버린 일이 있었는데, 그 때 아마 핸드폰 통신 조차 안되는 상황에 처한 사람들은 많이 당황했을 것이다. 나 역시도 교실 인터넷, 모바일 인터넷 등 어느 것도 되지 않는 순간 단절을 느꼈는데, 그만큼 혹은 그런 일이 없었어도 많은 사람에게 온라인과의 연결은 이제 특별한 것이 아닌 그냥 일상의 모습일 뿐이다.
그렇기에 수업 역시 코로나와는 상관 없이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필요에 따라 자유롭게 활용하고 연계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그러한 면에서 왜 이런 변화의 흐름이 일어나고 우리에게 어떤 영향이 있을지에 대한 담론 부터, 초, 중, 고를 비롯해 대학 교수님의 여러 수업에 대한 철학과 사례들을 통해서 공통적으로 느끼거나 공감하게 되는 지점들을 다루고 있다. 한편으로는 각자 학생의 배움을 유도하는 수업들을 같이 해오던 선생님들의 이야기에서 동어반복으로 여겨질지 모르지만, 초등 교사인 내 입장에서는 나와는 다른 중, 고, 대학교에서의 이야기를 통해서 다시금 생각을 해보게 되는 점들이 있어서 좋았다.
그러니, 초반부에 1장을 먼저 읽어본 후에는 2, 3, 4장의 내용들은 관심이 가는 내용을 담은 부분을 선태적으로 먼저 살펴보면서 어떻게 저자들이 코로나 시대에 교실에서 학생들과 호흡하며 살아가고 있는지를 살펴보는 식으로 읽어도 좋을 것 같다. 앞서 적었듯, 교사라면 나와는 다른 학교급의 이야기들을 먼저 읽어보길 추천한다. 물론 같은 학교급의 이야기를 먼저 읽는다면 바로 적용해볼만한 내용들이 담겨 있으니 좋을 수 도 있고..
분명한 건 이 책을 에듀테크의 기술적인 부분에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니라, 변해가는 시대 속에서 수업은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한 여러 교사들의 고민과 생각, 경험이 담겨있다는 점이고, 다른 선생님들 역시도 함께 살펴보면서 변해가는 사회 속에서의 교육의 방향에 대해 함께 고민해보길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