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만 보던 선생님을 변화시킨 두 번째 힘! 함께 한다는 것은..
궁서쿨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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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21 08:30
혼자 걷지 마세요. 함께 걸으세요.
지난 글(날 변화시킨 첫 번째 힘!)
지난 글에서 이야기했던 행복해 보이는 선생님을 알게 된 후, 몇 개월 뒤에 우연히도 웹서핑을 하다가 1박2일 거꾸로교실 자율연수가 열린다는 글을 보게 됐습니다. 제 기억에는 연수 장소가 천안이었던 것 같네요. 그 연수 공지를 보는 순간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고 싶다.”
“그런데, 집합연수네.. 내성적을 넘어 은둔형 스타일인 내가 1박2일 집합연수를 가서 적을 할 수 있을까?”
“게다가, 천안까지..”(참고로 전 인천에서 살고 있습니다.)
“비용도 10만원이 훌쩍 넘네..”(지금 생각해보면 1박 2일 연수 치곤 싼 거였는데.. 당시엔 그런 개념도 없었어서, 비싸다고 느꼈습니다. )
한참 내적 갈등을 겪다가, 민정이에게(와이프입니다. 이름 부르는 게 좋아서요. ^^;) 저 연수에 가고 싶다는 이야기를 건넸습니다.
이틀 정도는 혼자 육아를 해야 되는 상황이 되니, 민정이 입장에서는 반갑기만 한 말은 아니었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아마, 제가 저런 이야기를 꺼낸 것에 놀라기도 했을 것 같습니다. 위에 적었듯, 어딘가에 참여하러 가는 것에 꽤나 소극적인 사람이 천안까지 그것도 1박2일 연수를 받고 싶다고 하니 말이에요. 평소에 하지 않던 행동을 했기 때문인지, 제가 그 연수를 꼭 가고 싶어한다고 생각했던 것 같고, 결국 연수에 참여하게 됐습니다.
그렇게 참여했던 천안에서의 1박2일 연수는 저에겐 놀라움의 연속이었습니다. 요즘엔 워낙 교사들의 활동형 워크숍 형태의 연수가 일상화돼있지만, 당시엔 그렇지 않았거든요. 너무나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연수생들이 스스로 무언가를 해내게끔 끌어주는 그 시간에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 후에, 인천 지역에서 연수 모임과 관련된 지역 번개 모임이 있었고 저녁에 시간을 내서 그 식사 자리에 참여했습니다. 거듭 이야기했듯이 제 성격을 감안했을 때 큰 용기를 낸 거였죠. 저를 제외한 나머지 분들이 대부분 서로 아는 사이인 모임에 찾아간 거였으니까요.
식사를 하고, 다 같이 카페에 가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또 한 번 신선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교사들이 모여서 다 같이 교육 이야기를 신나서 하고 있더라고요. 이게 가능한 건가? 이런 모습이 교사의 모습이지. 등등 여러 생각이 들더군요.
2001년에 발령을 받고.. 2007년에 단 한 번 동학년 선생님들과 학급 이야기, 수업 이야기를 자주 나누면서 친해졌던 기억이 있었는데. 그 이후로 정말 오랜만에 여러 선생님이 모인 자리에서 교육에 관해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승진 이야기도 없고, 학생과 학부모에 대한 아쉬운 소리를 하는 것이 아닌, 어떻게 하면 학생들이 성장하고 자신들이 역량을 발휘할 수 있을지를 허심탄회 이야기한다는 것이 너무나 새로웠습니다. 그리고, 그때부터 전 교과서가 아닌 학생들에 좀 더 시선을 두기 시작했고, 내가 끌고 가는 것이 아닌.. 학생들이 무언가를 할 수 있게 하는 방법을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제 곁에는 그 길을 함께 갈 동료가 생겼습니다.
교사는 수업과 학급경영 속에서 혼자 다수의 학생을 맞이하게 됩니다. 그렇다고 해서 본인 스스로 모든 것을 다 해내기 위한 슈퍼맨이 되려고 하지 마세요. 나에게 영감을 주고, 내가 가진 것을 함께 나눌 동료들이 주변에 있을 거예요. 그 동료들을 찾아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