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관람 갔는데.. 스페인국왕이 왔다고?!! #거꾸로교실_수학여행5
올해 수학여행 일정 중 첫날 청와대 관람을 신청했었습니다.
그런데, 망했었어요. 그 이야기를 풀어보겠습니다.
청와대 관람 신청 방법에 관한 내용은 여기를 클릭해서 살펴보세요. ^^
청와대 관람이 있었던 수학여행 1일차의 대략적인 일정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09:00 학교 출발
11:00 숙소 도착 및 체크인 전 짐만 맡겨두기
11:00 ~ 14:30 학급별 자율일정 및 식사
14:50 경복궁 만남의 광장에서 집결(청와대 관람을 위한 필수)
<이때까진 좋았었죠~ 와! 청와대 간다.>
15:00~16:30 청와대 관람
17:30 6개 학급 전체의 공통저녁식사
여기서 이 날 일정의 포인트 중 하나!저녁식사 장소의 제육쌈밥이 원래 12,000원이었던걸 17:30분까지 오면 10,000에 해주시겠다던 사장님의 인심 덕분에 좀 더 저렴하게 저녁을 예약(서울에서 그것도 종로에서 120명의 단체 예약은 힘이 듭니다. ㅜㅜ)했다는 것이었죠.
그런데, 이게 웬일..ㅜㅜ
14:50분에 모든 학급이 만남의 광장에 도착해서 인원파악 및 확인을 하고 청와대로 들어가는 버스를 타야 하는데..
거기 계시는 청와대 담당자 분이 말하길..
"스페인 국빈이 와서 교통이 통제된 상황입니다. 30여분 정도 기다리셔야 하는데 어쩌죠.."
기다렸습니다. 30분 후..
"아직도 상황이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다른 학교는 그냥 가신 곳도 있고.. 혹시, 걸어서 이동해도 될까요?"
걸어서 15분 이내라고 하길래.. 속으로 진작 걸어서가는 방법이 있다는걸 알려줬으면 좋았겠다 싶으면서도, 일단 알겠다고 그렇게 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시작된 신원파악..
'아니.. ㅜㅜ 신원파악은 기다리는 시간에 해줬으면 좋았잖아요..'
교사와 학생 한 명 한 명 신원파악을 했는데, 학생 인원이 뭐가 안맞습니다. 담당자들끼리 서로 허둥지둥 하며 다시 확인을 합니다. 총 3번을 했네요. 교사와 학생 포함 126명을요. 한 명 한 명의 이름을 스마트폰의 프로그램에 입력하며 생년월일을 확인하는 과정을 거쳤습니다.
시간은 빠르게 흘러 갑니다. 저녁 식사 장소까지 17:30분까지 가야 하는데..
시간이 흐르면서 머릿속에서는 '청와대 관람 무료인데, 더 늦을것 같으면 그냥 포기해버릴까' 하는 생각이 스쳐지나갑니다.
15:40분.. 거의 원래 시간보다 1시간 가량 늦어진 시간에 청와대 이동을 시작했습니다.
불행 중 다행인건, 그 동안에 교통상황이 해제되서 청와대관람 버스를 타고 이동했다는 점이죠.
16:00 드디어 청와대 관람의 시작인 홍보영상을 시청하게 됐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또 청와대 내부에서 아직까지 국빈방문행사가 진행되고 있어서, 관람이 바로 시작되지 못했다는 것이죠.
결국 16:10분 경부터 시작된 청와대 관람..
예정된 시간에 관람이 시작됐다면, 사실 관람이 거의 끝나가는 시간이었을텐데.. 그제서야 시작을 합니다.
청와대관람을 인솔해주시는 분의 이야기는 귀에 잘 들어오지도 않고, 머릿속에 저녁 식사 일정에 맞춰서 도착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 뿐이었습니다.
그 와중에 청와대 경호원 분 중 잘생긴 분을 보기 위해서 진열에서 이탈해 달려나가는 우리반 여학생들의 모습에 허탈함을 느끼기도 했네요. OTL
우리 학교와 같이 들어왔던 다른 지역에서 온 학교의 선생님도 저와 같은 걱정에 빠져있었나 봅니다.
서로 잠시 쉬는 시간에 청와대 관람 인솔자 분에게 '언제 종료가 되는지'를 확인하는 와중에 너무 시간이 지체됐으니 관람이 빠르게 진행되길 바란다는 것에 의견이 모여졌습니다.
그렇다고, 무작정 빨리 마무리를 시킨건 아니고, 마지막 관람 코스에서 좀 더 빠르게 정리를 해주시더군요.
17시가 되기 조금 전에 청와대 관람 마무리.. 아무리 늦어도 16:30분에는 끝날 것이라 생각했던 청와대 관람이 이렇게 꼬였었네요.
그 후에 저녁식사는 어떻게 됐을까요?
<다행히도 저녁 식사 잘 마무리>
이런 경험을 하고 나니, 청와대쪽의 업무처리에 아쉬움이 크게 느껴졌습니다.
첫째로, 관람 하루 전날에도 담당자와 통화를 했는데, 그 때에도 미리 안내가 없었다는 점이죠. 국빈방문으로 인한 변동사항에 대해서 청와대 내부와 관람 진행 담당부서와 소통이 없었던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둘째로, 이런 예외 상황에 대한 업무처리 매뉴얼이 전혀 없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애초에 기다리는 동안에 인원파악을 미리 한다던지, 교통이 마비된 상황이면 사전에 빨리 도보 이동을 안내하던지 등의 대응이 아쉬웠네요.
청와대에 가서 아이들도 기념품 등을 받고, 어찌됐던 드문 경험을 하는 것에서 의미가 있었지만, 수학여행 일정을 담당하는 담당자로서는 아쉬움이 컸던 순간이었네요.
사실 올해가 이래저래 아쉬웠고, 다른 해에 갔을 때에는 좋았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