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학교 희망만들기(전교생 스케이트교실)
작은학교 희망만들기 사업...
저희 학교는 전교생이 60명이 안되는 49명의 작은 학교입니다. 박근혜정부의 작은학교 통폐합에 맞서서 묵묵히 학교교육과정을 계획하고 운영하고 있는 학교지요. 강원도 양구에 있는 학교라 학생수는 늘어날 기미는 보이지 않지만 작은 학교만의 매력으로 재미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해서 운영하고 있답니다.ㅎㅎㅎ
오늘 소개할 특별한 프로그램은 전교생 스케이트교실입니다.
양구교육지원청에서는 매년 겨울에 그것도 겨울방학중에 스케이트대회를 엽니다. 양구관내 초등학교 대항... 대회 방식도 1등을 가리는 것이 아니라 일정한 기록만 넘으면 인증해서 인증한 학생수를 전교생수로 대비해서 학교별로 상을 주는 대회... 작년에는 얼음이 얼지 않아서 대회를 못 해지만 전통이 있는 것이라 계속해서 진행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가장 불편한 것은 학교별 대항이고, 아이들이 또 경쟁으로 내 몰린다는 사실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경쟁을 엄청 싫어합니다. 경쟁을 하면 배울 것이 없다고 극단적으로 생각합니다. 물론, 저에게도 경쟁에 이기려고 열심히 노력했던 지난날이 있었지요.. 매번 아이들을 가르쳐서 대회에 나가면 입상을 해야 하고, 입상을 위해서 아이들을 닥달하고 비난했던 지난날이요.ㅠ.ㅠ
그러면서 저에게는 경쟁보다는 협력으로 아이들이 편안하게 자신의 목표를 성취하는 것이 더 좋다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래서 이러한 대회는 절대로 출전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구요. 이 대회때문에 체육을 담당하고 있는 선생님은 겨울방학기간 동안 계속 나와야 했고, 아이들의 간식을 사줘야 한다는 미명아래 선생님들은 일직 아닌 일직근무를 하고 있었습니다.
올해 스케이트교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면서 발상의 전환을 이뤄냈습니다. 추운 날 스케이트가 아닌 더운 날 스케이트를 타보자구요. 그리고 겨울 스케이트대회는 명목상으로 원하는 아이만 참여하고, 별도의 겨울 스케이트교실은 만들지 말자는 이야기를 조심스레 꺼냈습니다. 그랬더니 선생님들께서 찬성~~! 물론, 교장선생님의 우려도 계셨지만 밀어 부쳤습니다.ㅎㅎㅎ
실내 빙상장이 있는 춘천의암빙상장에 문의를 해서 3일간 아이들이 스케이트 강습을 받고, 스케이트를 일부 대여하고, 사용하는데 135만원이라는 금액이 필요했습니다. 그 금액은 작은학교 희망만들기 사업비에서 받기로 했구요. 그래서 덜컥 예약하고, 에듀버스(강원도에서 사용하고 있는 교육청에 모여있는 학교버스들) 배차를 받아서 3일간 떠나기로 계획했습니다.
드디어 9월 19일을 시작으로 9월 22일까지 계속된 전교생 스케이트교실... 빙상장 코치 4명이 아이들을 나눠서 강습해 주고, 스케이트 선수 출신 스포츠 강사가 옆에서 도움을 주었습니다. 양구에서 춘천까지 1시간 거리를 버스를 타고 이동하고, 2시간 가량 강습을 받고 다시 돌아오는 프로그램으로 처음에는 아이들이 벽에만 붙어 있더니 3일째 되던 날에는 수준별로 다르지만 그래도 얼음판 위에서 두 발로 걸을 수 있게는 되었습니다. ㅎㅎㅎㅎ 부모님들께서도 아이들의 좋아하는 모습을 보시고는 흡족해 하셨구요. 학교에서도 몇가지 행정절차의 까다로움은 있었지만 나름대로 만족한 행사였답니다.ㅎㅎㅎ 단, 아이들이 12시에 밥을 먹지 못하고, 2시에 급식을 먹어야 하는 불편함은 중간에 간식을 제공해 주는 것으로 해결했구요.ㅎㅎㅎ
도시의 학교에서는 체감하시기 힘드시겠지만 강원도에 있는 학교의 상당수는 이렇게 학생수에 민감하게 반응하여 치열하게 살아갑니다.
다음주에는 아이들이 지식을 만들어 파는 지식시장이 열리는 한전초등학교 축제의 현장을 안내 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