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 feat. 그림책] 가위바위보 절하기
작년에 모임 선생님이 그림책 연수에서 소개받고 알려주신 책과 함께 아이들과 놀았던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나 안할래>-글 안미란 그림 박수지. 미래엔
책 표지의 사슴의 표정을 보면 왠지 우리반에 한명쯤은 있을 법한 아이 표정과 닮아 있습니다. 아이들에게 표지를 보여주고 무슨 이야기일 것 같냐고 하니 너구리랑 다람쥐랑 사슴이 노는데 사슴이 삐져서 안 하겠다고 고집부리는 것 같다고 합니다. 진짜 그런가 알아보자며 읽기 시작했습니다.
첫 시작부터 가위바위보를 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놀이를 하면서 사슴은 역시 토라져서 “나 안할래!”하고 있습니다. 이 부분을 보여주면서 아이들이 자신들의 경험을 터뜨립니다.
“선생님! 사슴 짜증나요.”
“사슴이 자기가 졌는데 술래 안하겠다고 우겨요.”
그림책을 조금 더 읽던 중 한 친구가 말합니다.
“선생님 그런데 사슴은 가위바위보를 이길 수 없어요.”
갑자기 아이들이 어수선해집니다.
마저 책 더 읽자 하고 읽다보니 사슴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림책의 결말이 나오기 전에 아이들에게 사슴이 같이 놀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 하고 이야기를 해봅니다. 이런 저런 아이디어가 나옵니다. 다양한 가위바위보 의견이 나옵니다. 그리고 그림책을 마저 읽고 우리도 사슴처럼 놀아보자며 가위바위보 절하기를 소개했습니다.
가위바위보는 많은 놀이에 기본으로 쓰이는 것입니다. 편을 나눠도, 순서를 정해도, 술래를 정할 때에도 합니다. 이 그림책을 맨 처음보고 딱 떠오른 놀이는 가위바위보 절하기입니다. 학기 초에 단순한 규칙으로 시끌시끌 놀기엔 딱입니다. 그림책으로 생각을 나누고 놀이를 이어서 하니 아이들도 쉽게 적응하고 즐거워합니다.
‘나 안할래’의 사슴의 모습은 우리 아이들 관계에서도 많이 보입니다. 자신의 문제를 직접적으로 말하지 않고 자기중심적으로 판단하고 고집을 부립니다. 나에게 이런 일이 생겼을 때 어떻게 표현하면 좋을까 고민도 해봅니다. 문학작품은 이렇게 간접경험을 통해 나의 모습을 돌아보게도 해줍니다. 그리고 아이들이 친구의 이런 모습을 싫어하면서도 친구가 솔직히 말해주었을 때 그 어려움에 공감하고 함께 할 방법을 고민해주는 모습을 보며 그래도 아이들이 더 낫구나하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