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덕) 생각 나누기, 공언하기 어떻게 할까?
제가 지금 근무하는 학교는 3월 학부모 총회를 하는 날 학부모 공개수업을 함께 했습니다. 학부모 공개수업 때 아이들의 활동도 많으면서 제가 아이들과 놀이 활동으로 수업하는 방법을 보여드려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겨울방학동안 연수를 하면서 아는 선생님께서 하셨던 수업내용을 참고해서 도덕수업을 해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당시 하던 도덕 주제는 1단원 소중한 나, 참다운 꿈입니다. 수업 주제는 3차시의 세상을 향한 한 걸음이었습니다. 교과서에 나와 있는 학습목표는
자긍심을 가지고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한 모범적인 삶의 모습을
본받아 실천하려는 마음을 다져봅시다.
수업 활동으로는 닉부이치치의 이야기가 제시되어있고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필요한 것의 우선순위를 생각해보고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한 다짐을 적어보는 활동이 제시되어 있었습니다. 1, 2차시 수업에서 자신을 알아보는 시간을 갖고 위인들의 삶을 보며 자긍심에 대한 것을 했으니 3차시에서는 위인들의 이야기를 반드시 하지는 않아도 될 것 같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를 생각해보고 그 삶을 위해서 지금(또는 앞으로) 나에게 필요한 것의 우선순위를 생각해보고 다짐을 해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교과서에 나와있는대로 하면 그냥 생각하고 적고 발표하고 재미가 없기 때문에 ‘종이찢기만세’, ‘이런사람 움직이세요.’의 두 가지 활동을 함께하기로 하였습니다.
1) 도입
‘첫걸음마 이야기’
아기가 걸음마를 하기까지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동생이 있는 친구들은 동생의 걸음마를 떠올리게 해보고 학부모 총회라 부모님들이 뒤에 계실 것을 생각하여 부모님들이 기억하는 자녀의 첫 걸음마 이야기를 간단히 들어보았습니다.
2) 내가 바라는 미래의 나의 모습
학습지에 내가 바라는 미래의 나의 모습을 적어보게 하였습니다. 실과에도 진로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한 상태여서 도덕시간에는 단순한 직업이 아닌 어떻게 살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하기를 요구했습니다. 적는 것을 어려워하는 학생은 직업을 쓰도록 했습니다.
3) 나의 꿈을 이루기 위해 필요한 것(종이 찢기 만세)
평소 ‘종이 찢기 만세는’ 사회 단원 정리할 때 써왔습니다. 반복학습에도 좋고 아이들도 재미있어해서 많이 해본 놀이인데 올해는 도덕시간에 처음 해보았습니다. 그런데 우선순위를 8가지나 골라 써 넣는 것은 너무 많아서 4개만 가지고 했습니다. A4종이 1/4를 세로로 4칸이 되도록 한다음 우선순위대로 씁니다. 그리고 모둠별로 종이찢기만세 활동을 합니다. 자기의 순서에서 찢을 우선순위를 말하고 그것을 선택한 이유를 이야기합니다. 자연스럽게 친구들의 선택도 듣고 자신의 우선순위와 비교해보게 됩니다. 활동이 다 끝나면 우선순위 네가지가 찢어져 있고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었으니 이를 참고해서 학습지에 우선순위를 다시 생각해서 붙이게 합니다.
4)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한 다짐하기(이런 사람 움직이세요)
이 활동은 ‘당신은 당신의 이웃을 사랑하십니까?’놀이와 유사합니다. ‘당신은 당신의~’에서 질문하고 답하는 것을 없애고 술래가 말하고 싶은 것을 말하면 됩니다. 술래에서 쉽게 벗어나려면 많은 사람이 움직일 수 있는 내용을 말해야 합니다. 저학년에서 공개수업을 할 때에 개별 발표 시간을 많이 갖는다고 들었습니다. 자녀의 발표를 듣기를 원하는 학부모님들이 계시기 때문이겠죠. 6학년 정도 되었으니 삼십명의 발표를 듣고만 있는 것보다 함께 움직이면 좋을 것 같아서 이 놀이로 넣어보았습니다. 맨 처음에는 제가 술래가 되어 “나는 나의 꿈을 이루기 위해 재능 계발을 하겠다.”고 외쳤습니다. 반정도 되는 학생들이 움직이고 한명의 친구가 술래가 되었습니다. 저는 자리에서 빠지고 술래가 외치는 이야기에 같은 내용이 있는 친구들이 움직이면서 활동을 이어갔습니다. 다양한 다짐들을 들을 수 있었고 같은 다짐을 한 학생들은 열심히 움직였습니다. 마지막 다짐이 “나는 나의 꿈을 이루기 위해 정직하게 살겠다.”였는데 한 3~4명의 친구는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궁금해서 “00이는 정직하게 살지 않아도 괜찮은거야?”하고 물으니 웃으며 “정직하면 더 좋겠지만 저에게 더 필요한 것은 다른 것이었어요.”라고 했습니다.
5) 마무리
도입 이야기가 생각보다 길어지고 마지막 활동을 재미있게 해서 마무리 시간이 많이 모자랐습니다. 그래서 '지식채널E' 영상을 보고 마지막 다짐은 따로 적어오기로 하고 마무리하였습니다.
그동안 학부모 공개수업을 할 때 아이들이 수업시간에 배우는 내용을, 실제 수업에서 제가 하는 방법을 날것으로 보여드리기도 하고, 창체 시간을 잡아 부모님들과 할 수 있는 활동도 해보았습니다. 올해는 수업놀이를 활용해서 교과수업을 하였습니다. 아마 내년에는 다른 수업을 고민해 보겠죠. 올해 학부모님들의 수업 평가는 학생들이 수업에 즐겁게 참여했다, 자유로운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1년 동안 아이들과 함께하고 싶은 수업 방향을 부모님들도 이해해주신 것 같았습니다.
이번 수업으로 그동안 한가지 활동으로만 썼던 수업놀이를 관점을 바꾸어 다른 활동에도 쓸 수 있다는 것을 알았던 시간이었습니다. 수업놀이 방법이 조금씩 늘어나니 수업에서의 놀이도 점점 자신있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