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피쳐!
대학 수학 능력 시험 언어 영역, 저는 4등급이었습니다.
교대생 시절에는 국어과 교수님이 따로 불러 너 정말 심각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국어 교육에 관심이 많은 교사가 되었고, 책을 집필한 작가가 되었습니다.
책을 쓰기 전에는 수백 권의 책을 단기간에 읽었고, 책을 쓰는 과정 중에는 적절한 표현을 찾고, 글을 다듬고, 맞춤법을 확인하는 일을 수백 번 반복했습니다. 그러고 나서는 다시 국어를 더 잘 가르치는 교사, 글쓰기를 조금 더 섬세하게 잘 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다시 수백 권의 책을 읽고, 사전을 끊임없이 찾는 과정을 반복하게 되겠죠.
‘나는 어떻게 단기간에 언어능력이 급격히 향상되었을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제 과거와 비교한 표현입니다.^^;)
답은 너무 단순했습니다. <반복>입니다. 수많은 책에서 말해온 반복! 반복하는 과정에서 갖게 된 습관! 이것뿐입니다.
반복을 염두에 두며, 초등학교 1학년부터 6학년까지 1학기 국어 교과서를 살펴보았습니다.
‘아이들은 국어 시간에 국어 교과서를 통해 무엇을 반복하고 있을까?’
‘그 반복이 어떤 큰 그림 안에서 이루어지고 있을까?’
‘그 반복은 의미 있는 것일까?’
교과서를 가르치다 보면, 진짜 교과서를 가르치고 있는 제 모습을 봅니다. 교과서의 순서를 따라 한 장 한 장 넘기며, “이제 여기를 해결해보세요.”. “선생님과 함께 확인해 볼까요?”
특히 국어 교과서에서는 ‘물음에 답하여 봅시다.’는 문장이 반복됩니다. 그놈의 물음의 답하여 봅시다는 정답을 확인하거나 정답을 따라 쓰는 일로 끝나기도 하지요. 글의 중심내용을 파악하고 글의 체계를 확인하는 목표를 갖고 물음에 접근한다면 더 의미 있는 반복이 되기도 하지만요.
그 많은 시간 동안 국어를 배우는데 진짜 학생들의 국어 능력은 길러지고 있는지, 아니면 교과서대로 어떤 패턴을 반복하고 있는지 생각해봅니다.
최근 수능에서 비문학 지문이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물론 개인적으로는 어렸을 때부터 꾸준히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분명 학교에서 국어 시간에 학습했던 읽기 학습을 통해서 그 능력이 길러질 수 있고, 길러져야만 한다고 생각합니다. 초등학교와 중학교, 고등학교에서의 읽기 능력은 어떤 연결고리를 가지고 있을까요? 점진적으로 발전하여 어떤 능력으로 결집이 될까요? 아니면 아무것도 아닌 게 될까요?
읽기 교육뿐만 아니라 문법, 쓰기 교육도 마찬가지입니다.
<도대체 어떤 큰 그림 아래에서 어떤 학습을 반복하고 있는 걸까요?>
제 자신에게 묻고, 선생님들께도 묻습니다. 고민을 안는 것만으로도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고민이 수업 중에 딱 한 번 생각나게 되더라도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