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탄> 재미있게 ㄱㄴㄷ
이번에도 한글 지도 활동을 몇 가지 소개합니다. 저와 같은 생각 혹은 비슷한 생각을 하셨을 선생님이 계시겠죠?
1. 과자 글자 만들기
유태인들은 글자를 배울 때 손가락에 꿀을 찍어 글자를 쓰고, 그 꿀을 먹으며 글자를 배운다고 합니다. 배우는 일은 즐겁고 행복한 일임을 가르치는 것입니다. 여기서 아이디어를 얻었습니다.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것은? 바로 먹는 것입니다. 과자로 지금까지 배운 자음자를 만들고, 사진도 찍고, 진짜 먹는다면 얼마나 좋을까?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과자를 사러 대형 마트에 갔습니다. 너무 크지도 않고 작지도 않은 것, 아이들이 좋아할만한 과자를 찾기 위해 샅샅이 살폈습니다. 제가 고른 과자는 고래밥, 새우깡, 초코별입니다.
아이들에게는 종이컵에 한가득 과자를 담아 나눠주었습니다. 그리고는 글자를 만들어보도록 했어요. 한 개의 글자를 크게 만든 아이들도 있고 작은 크기로 여러 글자를 만든 아이들도 있었습니다. 1교시나 2교시에 하면 좋고, 학급운영비를 활용해도 좋을 것 같네요.
2. 초성 이야기
아이들에게 제 사생활 이야기를 자주 합니다. 교훈을 주기 위해서 이기도 하고, 선생님 같은 어른도 연습하지 않으면 감정표현이 어렵고, 노력하지 않으면 게으르고, 실수도 한다는 걸 말해주려고 합니다. 주로 제 아이들 이야기, 아침에 있었던 일을 들려줍니다. 아이들이 제일 좋아하는 순간입니다. 저도 진심을 담아 이야기를 전달하기 때문에 아이들이 귀 기울여 듣는 것 같아요. 평소 자음자의 소리를 익히고, 낱말을 떠올리는 활동으로 초성 퀴즈를 많이 했었는데요. 초성퀴즈와 이야기를 접목시켜 보았습니다.
지난주 월요일에 아침 일찍 교실에 와서 청소를 하는데 거미가 있었습니다. 깜짝 놀라서 그냥 둘까 고민하다가 아이들이 보면 소리를 지를 것 같아 빗자루로 추격전을 벌였어요. 겨우겨우 쓰레받기에 담아서 창밖으로 보내주었습니다. 이 이야기를 초성 이야기로 들려주며 퀴즈를 냈어요.
칠판에 미리 단서가 되는 초성(자음자)를 써놓고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애들아, 아침에 큰 일이 났었어. 선생님이 청소를 하는데 선생님 옷장 근처에 ㄱㅁ가 있었어. 이게 뭘까? 그래서 선생님이 고민하다가 ㅇㄱ를 내서 ㅂㅈㄹ를 들고 거미를 겨우 담았는데 ㅊㅁ으로 옮기다가 그만 떨어뜨렸어. 거미가 너무 빨라서 다시 잡기가 어려웠는데 선생님이 다시 잡았어. 밖으로 내보내 주었단다.”
아이들은 실제 있었던, 자신과 관련된 일을 상상하며 초성이야기에 빠져들었습니다. 어떤 이야기든 좋습니다. 이야기에서 몇 단어를 초성 퀴즈로 내 보세요.
3. 빠진 글자 찾기
자음자를 정확하게 읽을 수 있는지 확인하려고 파워포인트 한 장에 자음자 한 개씩을 무작위로 적고 있었어요. 생각 없이 쓰다 보니 뭘 빠뜨렸는지 모르겠는데 제 옆에 붙어 있던 2명의 아이들이 몇 개를 찾아 말해줍니다. 그래도 뭐가 빠졌는지 모르겠어서 종이에 쓰면서 빠진 글자를 찾았습니다. 그 순간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떠올랐어요.
“우리 빠진 글자 찾기 게임하면 재밌겠다. 그치?”
바로 활동지를 만들었습니다. 활동지에 7개의 자음자만 무작위로 써놓고, 나머지 7개를 짝과 함께 찾는 활동을 해보았답니다. 짝과 팀을 이뤄 하기 때문에 이름 쓰는 칸에는 팀 이름을 만들어서 써 보라고 했습니다. 아이들이 활동을 해결할 땐 몰입하고, 팀 이름을 지을 땐 깔깔깔 웃더라구요.
4. 글자 교실 꾸미기
한글을 가르칠 때 온 방에 사물의 이름을 써 붙여놓으면 좋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이에 착안하여 교실 물건에 이름을 직접 붙이는 활동을 했습니다. 22명 모두가 참여할 수 있도록 22개 정도의 물건 이름을 말해달라고 한 후에 컴퓨터로 작성해서 인쇄하고, 미니 코팅기로 바로 코팅을 했습니다. 각자 한 개의 글자를 잘라내고 그 물건에 이름을 붙였습니다.
이 활동의 장점은 글자 환경을 구성해서 통으로 낱말을 익힐 수 있다는 점이구요. 개인적으로는 한 가지 학급 문제도 해결되었습니다. 아이들이 쉬는 시간에 장난감을 가지고 놀다가 정리하는데 매번 다른 자리에 넣다보니 공간이 부족해지거나 늘 뒤죽박죽 섞어 놓더라구요. 가장 크기를 많이 차지하는 두 종류의 바둑과 블록은 정리함에 이름을 붙여놓고, 그 자리에 정리하도록 했습니다. 아이들에게 저에게 너무 지혜로운 해결책이었답니다. 교실 정리정돈에도 활용하면 좋습니다.
5. 글자 자리 바꾸기
매달 전체 자리 바꾸기를 합니다. 숫자, 미덕, 반의어, 유의어, 짝이 될 만한 낱말로 자리 바꾸기를 했는데요. 어떻게 하면 글자와 연계해볼까 고민하다가 자음자 뽑기를 해보았습니다. 같은 자음자를 두 개씩 뽑기 종이에 써 놓고, 같은 자음을 뽑은 사람끼리 짝이 되는 것입니다. 자리 바꾸기는 정기적이며 간단한 활동이지만 여러 가지 내용으로 의미부여를 할 수 있는 잇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