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하다! 궁금해!
초등학교 저학년에서는 국어 시간에 음독(소리 내어 읽기)을 하기도 합니다. 두 해 전, 2학년 아이들과 생활하면서 1년 동안 꾸준히 음독 연습을 했습니다. 정교사 연수에 오신 한 교감선생님께서 알려주신 방법이었는데 저는 교실에서 아주 잘 활용했고, 하면서 제 나름대로 변형하기도 했습니다. 저는 음독을 국어교과 뿐만 아니라 모든 교과 및 비교과에서 활용했습니다. 교과서를 읽을 때, 교사가 판서한 학습문제를 읽을 경우, 알림장 내용을 함께 읽는 경우 등 다양한 읽기 상황에서 음독을 ‘의도적으로’ 활용했습니다. 한글 읽기 수준의 수준차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이었고, 상대적으로 한글 해득이 더딘 아이들을 수업에 끌어들이려는 노력이었습니다. 효과는 매우 좋았습니다. 음독이 학습자의 읽기 수준과 상관없이 한글을 정확하게 읽고 인지하는 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외에도 모든 학습자가 하나의 글에 집중하게 되는 효과도 있었습니다. 자기 차례가 되었는데 어디인지 모르면 창피하니까 연필을 들고 글자를 하나 하나 짚어가며 열중하더라고요.
음독의 방법은 학습자의 훈련 정도, 학습 수준 및 목표에 따라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읽는 단위에 따라>
1. 어절(한 덩어리) 단위: 1분단부터 3분단까지 차례대로 모든 아이들이 한 낱말씩 읽는 방법
-> 예를 들면 “봄이 되니 꽃이 피었습니다.” 라는 문장을 1번 학습자 “봄이”, 2번 학습자 “되니”, 3번 학습자 “꽃이”, 4번 학습자 “피었습니다.” 이렇게 읽는 방법입니다.
2. 문장 단위: 1분단부터 3분단까지 차례대로 모든 아이들이 한 문장씩 글을 읽는 방법
-> 어절 단위 읽기가 익숙해진 경우, 긴 지문일 경우, 또는 교사의 의도에 따라 문장 단위 읽기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읽는 사람에 따라>
여기서는 어절 단위 읽기를 예로 들겠습니다. 이름은 제가 임의로 붙였습니다.
1. 솔로 (학습자끼리):한 명이 하나의 낱말을 순서대로 읽습니다.
2. S 콜라보 (1인 학습자 + 나머지 전체 학습자):한 사람이 혼자서 한 낱말 읽기-> 나머지 학습자가 그 다음 낱말을 동시에 소리 내어 읽기-> 그 다음 순서인 학생이 혼자서 한 낱말 읽기-> 나머지 학습자가 그 다음 낱말을 동시에 소리 내어 읽기. 이 과정을 반복하며 하나의 글을 끝까지 읽어 갑니다.
3. TS 콜라보 (교사 + 전체 학습자): 2번 과정과 같은데 차이점은 교사와 학습자가 번갈아 가면서 낱말을 읽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나는 밥을 먹었습니다.” 라는 문장을 교사가 “나는”, 나머지 전체 학습자가 “밥을”, 교사가 “먹었습니다.” 이런 방법으로 번갈아가며 읽는 것입니다.
그런데 음독을 할 때, 늘 헷갈리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아이들도 매번 틀리는 부분이었습니다.
바로 ‘꽃’과 관련된 어절입니다.
꽃은 웃음이 쏟아지듯 계속 피어났어요. 내가 본 어떤 꽃보다도 마음에 쏙 들었지요.
“우아! 나팔꽃이잖아?”
꽃 안에 맛있는 꿀이 있는지 벌이 쉴 새 없이 찾아왔어요.
교사로서 실은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또 꽃 나왔어? 그만 좀 나와라. [꼬츤], [꼳뽀다도], [나팔꼬치자나]는 알겠는데 꼬찬인가, 꼬단인가? 에이, 모르겠다. 어쨌든 애들이 계속 [꼬슨]이라고 읽으니까 그거 먼저 알려줘야 겠다.’
이런 사소한 순간을 여러 번 겪다보니 국어문법에 대해 관심이 생겼습니다.
다음 이야기에서 정답이 무엇인지, 원리가 무엇인지 알려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