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수업] 6. 상상해 봅니다. 이런 수업 가능할까?
실제로 가능할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나의 지극히 개인적인 희망사항을 소박하게(?) 담아 써 보려 한다.
1. 함께 관람하는 음악회
학교에서 필수적으로 시행되는 의무교육에는 학교폭력예방교육, 안전교육, 독서교육, 문화예술교육 등 다양한 교육들이 있다. 그 중 문화예술교육은 주로 국악이나 연극 체험 수업으로 이루어지는 경우를 자주 봐 왔다. 이 중 음악 감상교육도 있으면 어떨까?
학교로 찾아가는 오케스트라의 공연을 학생들과 함께 감상한다던지, 아니면 실제 공연장에서 열리는 음악회를 찾아가는 것이다. 현장체험학습을 가는 것처럼 말이다.
같은 장소에서, 함께 음악을 감상한다는 것은 교실에서 컴퓨터, 티비 화면을 통해 감상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를 것이다. 누구나 알다시피 공연장에서 직접 듣는 음악과 음반을 통해 듣는 간접적으로 듣는 음악은 질적으로 많은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음악 교과서에는 오케스트라의 역사와 구성, 다양한 악기와 편성에 대한 내용도 수록되어 있다. 이 과정들과 연관지어 음악감상회 수업을 진행해도 좋을 것이다. 실음 중심의 음악교육과정이 언제나 강조되고 있지만, 그것이 악기 연주에만 한정되지 않고, 감상 수업에도 적용된다면 더욱 질 높은 음악교육이 이루어지지 않을까. 학생들에게도, 선생님에게도.
2. 홀로그램 뮤지컬
음악 교육과정에 뮤지컬이 등장한다면 적어도 아이들이 뮤지컬 한 편을 함께 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자주 했었다. 교과서에는 주로 오페라와 뮤지컬의 개념을 간단히 학습한 후, 둘을 서로 비교하여 특성을 알아본다. 그러고는 오페라의 대표곡 1곡, 뮤지컬의 대표곡 1곡을 감상하는 흐름으로 제시되어 있다. 뮤지컬의 단편적인 대표곡 하나만 화면을 통해 감상하는 것은 너무 수박 겉핡기라는 느낌이 든다. 하지만 이 많은 학생들이 뮤지컬을 관람하기에는 티켓값부터 매우 부담되는 것이 사실이다. 물론 학생 교육용 연극이나 뮤지컬을 관람하는 사업이 실시되는 곳도 있긴 하지만 지금까지 내가 본 작품들은 여러 모로 참 아쉬움이 많았다. 작품 퀄리티나 학생 좌석 배정에 대한 불만 등등...
문득, 음악 교과서에 수록되어 있는 뮤지컬 작품을 학생들이 직접 감상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생각해 본 홀로그램 뮤지컬.
직접 공연장을 가지 않아도, 화려하고 큰 무대는 아니더라도,
눈앞에서 마치 진짜로 살아 움직이는 듯한 배우들이 한 편의 뮤지컬 작품을 직접 보여주는 것이다. 노래하고 춤추고 연기하는 모습도 직접 볼 수 있도록. 이미 시행되고 있는 K-POP 가수들의 홀로그램 콘서트처럼 말이다.
학생들에게 훨씬 생생한 경험으로 기억될 것 같다.
또한 뮤지컬 수록곡이 가창 제재곡으로 등장하기도 하니, 곡을 직접 들어보는 것도 가창 수업에 많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한정된 음악 수업 시수 내에서 대략 2시간 가량의 뮤지컬 작품 하나를 감상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힘들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교육과정 재구성을 통해 가능하지 않을까.
아, 생각해 보니 홀로그램 구현 기술비가 뮤지컬 티켓값 만큼이나 비쌀 것 같긴 하다^^;
3. 시간 차 없는 온라인 수업
2020년은 코로나로 인한 원격수업이 지속되면서 수업을 진행하는 선생님들의 많은 고충담을 전해들었다. 나는 당시 대학원 파견으로 인해 학교 현장에 있지 않았기 때문에 직접 겪은 바는 없지만, 얼마나 당시 상황이 어려웠는지는 짐작해 볼 수 있었다. 그 중에서도 궁금한 것은 음악 수업이었다. 과연 선생님들은 어떻게 음악 수업을 하고 계실까.
화상 수업으로 진행되는 온라인 수업의 특성 상 화면과 음성 송출 시간이 제각각이기 때문에 가창 수업을 할 때, 학생들이 동시에 함께 노래를 부르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다. 선생님들은 각자 여러 방안으로 대처하셨을 것이다. 한 사람씩 돌아가면서 몇 소절만 부르거나, 음소거를 한 채 각자 노래를 부르게 하는 경우도 있었다. 대면 수업에 비해 아쉬움이 큰 것이 사실이겠지만, 어쩔 수 없다.
나라면 과연 어떻게 했을까? 지금도 그 답을 내리기란 쉽지 않다. 학생들이 직접 노래를 불러야 성취기준과 학습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수업이기 때문에. 그래서 화상 수업 플랫폼 기술이 좀 더 발달된다면 이런 수업은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해 보았다.
학생들의 소리를 인식하고, 동시에 모두에게 송출될 수 있게끔.
그럼 모두가 함께 제창할 수 있을 테니까. 만약, 교사가 직접 피아노 반주를 한다면 그 피아노 소리와 학생들의 노래 소리가 매끄럽게 일치되는 것까지...기악 합주도 마찬가지로 시간 오차를 줄여 진행할 수 있을 것이다.
곧 다가올 새 학기에도 당분간 원격 수업과 대면 수업이 함께 이루어지겠지. 올해의 음악 수업들은 어떨까. 지금껏 많은 시행착오를 거쳤기에 작년보다는 좀 더 수월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어디까지나 나의 머릿속에서 그려 본 수업들이다,
과연 미래에는 어떤 수업들이 가능해질까.
로봇과 함께하는 악기 연주? 인공지능을 활용한 음악 창작 수업?
어떤 형태의 수업이든, 학생들이 음악 수업을 의미있게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즐거움을 느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