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넋두리] 아빠 마음
부드럽고다정하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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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9.08 10:48
언젠가부터 아들(4세)과 하는 제스처가 있다.
내가 엄지, 검지로 하트를 만들어 내밀면 아들은 그것을 받아서 귀에 가져다 넣는 시늉을 한다. 원래는 입에 가져다 넣는 시늉을 했는데 어느 순간 귀로 바뀌었다. 왜 귀에 넣는지 물으니까 다른 사람이 뺏어가면 안되니까 그렇단다.
처음에는 아들이 손가락 하트를 하면 내가 받아 먹는 시늉을 했는데 이제는 아들이 여기에 재미가 들렸는지 자꾸만 달란다. 나는 입에서, 귀에서, 눈에서, 배꼽에서, 뒤통수에서... 여기저기서 마구 하트를 꺼내준다. 하나씩도 주고 여러 개 몽땅 모아서 두 손 가득도 준다.
하트는 사랑이다. 아들도 그렇게 알고 있다.
아들에게 아빠도 하트 좀 달라하면 그럼 자기 꺼 없어져서 안된단다. 그래도 자꾸 달라하면 왕- 울어버린다. 피와 심장에 대한 책이 있길래 같이 보면서 가슴 속에 하트가 있는데 하트는 나누면 더 많아진다고 가르쳐줬다. 하지만 여전히 나눠주는 것애는 좀 박하고 자꾸만 많이 달라고한다.
이야기가 좀 길어졌는데 하려던 말은 이거다.
우리반 아이들과도 같이 하면 좋겠다.
마음은 그런데 실천은 아직 잘 모르겠다. 아내가 나더러 점점 경상도 남자가 되어간다고 그러던데, 어쨌든 나이가 들수록 오버액션이 어렵다. 오글거리고 쑥쓰럽다. 아빠 마음을 조금 꺼내면 할 수 있으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