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립자팁] 교우 관계 파악과 짝꿍 정하기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아이들에게는 정말 중요한 것.
실제로도 아이들의 학교생활 전반에 큰 영향을 주는 것.
바로 자리 배치입니다.
자리 배치에서 가장 중요한 것 바로 짝꿍입니다.
시행착오 끝에 어느 정도 자리 잡은, 저의 짝꿍 정하는 방법을 소개합니다.
선생님께서는 학급에서 자리 배치를 어떤 방식으로 하시나요?
제가 지금까지 써본 방법을 살펴보면,
1. 학급 번호 순
2. 키 순(큰 학생이 뒤로)
3. 무작위 추첨(프로그램 또는 제비뽑기 등)
4. 교사가 자리 지정
대략 이런 식인 것 같습니다. 물론 책상 배열, 자리 배치 주기, 남녀 성비, 모둠 수, 모둠별 인원 등의 다양한 조건까지 고려하다보면 결코 간단하지 않더군요.
이런저런 변수가 있지만, 변함없는 것. 아이들은 항상 누군가의 옆에 앉게 됩니다. 바로 옆에 앉은 짝꿍이 누군지가 아이들의 큰 관심사입니다.
저는 아래와 같은 질문지에 답을 하도록 합니다.
1. 나에게 도움이 되었던 친구
2. 함께 앉고 싶은 친구
3. 함께 앉고 싶지 않은 친구
1번, 2번은 중복 되는 경우도 있는데 저는 그대로 수용합니다. 1, 2번의 중복을 피하려면 2번 답변을 적을 때, 지금까지 같이 앉아 본 적이 없는 친구만 적도록 제한을 두면 됩니다. 3번도 역시 지금까지 한번이라도 함께 앉았던 친구 중에서만 적도록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1, 2, 3번 답변에 적을 인원을 1~2명으로 제한했습니다. 이성 몇 명, 동성 몇 명 같은 조건을 둘 수도 있습니다. 물론 여기에 정답은 없습니다. 저도 역시 매달 상황에 따라 조건을 달리 줍니다.
아이들의 답변 결과를 명렬표에 정리했습니다. P는 긍정, N은 부정이라고 이해하면 됩니다.이 결과표를 작성하면 누가 아이들에게 인기 있는지 한 눈에 파악이 됩니다. 물론 반대의 경우도 파악이 됩니다. 반 전체의 분위기, 각자의 성향 등에 따라서 매년 다르지만 그냥 재미있고 인기 있는 친구가 아닌 학습 활동에 도움을 주는 친구와 앉기를 원하는 경우가 의외로 많았습니다.
이 결과표를 가지고 짝꿍을 정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1. 서로 긍정인 관계끼리
2. 서로 부정인 관계끼리
장단이 있습니다. 서로 긍정일 때, 즐겁게 사이좋게 공부합니다. 하지만 이게 과해져 오히려 서로에게 손해가 되고, 학급 분위기를 깰 수도 있습니다. 서로 부정일 때, 교사는 더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이 노력이 성공하면 관계가 개선될 것이고, 실패하면 골이 더 깊어지겠죠.
6학년을 오래 맡아 보니, 아이들 사이에 부정적인 감정을 어느 정도 수용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역시 이것도 정답은 없습니다만 저는 긍정인 관계끼리 앉을 기회를 주려고 합니다.
(물론 분위기를 해친다면 결국 해체)
서로 싫다는데 억지로 짝꿍을 만들어 놓고, 그러다보면 저절로 괜찮아지겠다는 생각은 정말 안일하고 위험합니다. 물론 완전히 분리해놓고, 너는 너대로 나는 나대로 하라는 것도 옳지 않지요. 짝꿍은 긍정적인 관계 중심으로, 모둠은 적당히 섞어서 구성해서 절충하여 자리를 배치하고 있습니다.
긍정이나 부정이나 1순위는 대부분 1~2명에게 압도적으로 몰립니다. 다른 친구들에게 기피되는 아이에 대한 이유를 살펴보면 교사 입장에서 도움을 줄 방법에 대한 실마리가 될 수도 있습니다.
이미 담임 선생님께서 평소에 아이들을 가장 많이 살피고 계시기 때문에, 이 명렬표 하나로 의미 있는 여러 사실들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이 명렬표를 주기적으로 모아 놓고 보면 아이들 사이의 관계가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지도 알 수 있지요.
또 좋은 방법 있으면 함께 나누어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