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네마테라피17화] <토이스토리3> 선생님도 이별은 힘들다
지난 2월, 졸업식을 앞두고 토이스토리3를 함께 봤습니다.
사실은 학기 초, 만남과 동시에 헤어질 때 쯤 이 영화를 함께 봐야겠다고 마음먹었었는데,
벌써 이 순간이 오는 것이 믿겨지지가 않았습니다.
토이스토리3는 더 이상 장난감을 가지고 놀지 않는, 대학생이 된 앤디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앤디는 어린 시절을 함께 해왔던 우디를 포함한 다른 장난감들과 헤어져야만 합니다.
이 장면이 마치 2월에 교실에서 아이들과 헤어져야 하는 순간을 연상하게 합니다. 대학생이 된 앤디는 더이상 장난감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즉, 성장한 것입니다. 아마 곧 헤어져야 할 2월의 아이들은 작년 3월에 만났던 그 모습은 아닐 것입니다. 아이들 역시 성장했습니다.
마음 같아선 아이들과 1년은 더 보내고 싶지만, 그게 옳지 않을 뿐더러 그럴 수도 없다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압니다. 괜히 섭섭합니다.
졸업식이 끝난 후 섭섭한 마음은 여전했습니다. 하지만 각오했듯이 울컥한 마음이 들진 않았습니다. 그래서... 괜찮은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왠걸...! 3월이 훌쩍지난 지금까지도 아이들이 그립습니다. 작년과 같은 학년이기도 하고, 같은 교실을 쓰고 있어서 그런걸까요. 아직도 아이들과의 추억이 떠오릅니다.
저 역시 아직도 그 때에 머물러 있나 봅니다. 마음 속에서 아이들을 완전히 보내주지 못한 모양입니다. 여전히 아이들이 한 번씩 찾아와줬으면 싶고, 언제 중학교에 진학했냐는듯 여전히 교실에 드나들었으면 싶습니다.
하지만,
이런 생각을 하는 것 자체가 올해 만난 아이에게 미안한 일이겠지요. 새롭게 만난 아이들과 2019년을 함께 보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너무나 감사한 일인데 말입니다.
몇몇 아이들이 졸업한 이후에도 학교에 종종 찾아옵니다. 초등학교 때가 그리운 모양입니다. 아이들이 어디서든지 잘 적응하고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선생님의 역할인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찾아오는 아이들을 보면 또다시 마음이 약해집니다.
이제는 작년 아이들을 마음 속에서 보내주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야 저 역시도 한 단계 더 성장할 것 같습니다. 또한 현재 우리 아이들에게 집중하는 데에도 더 도움이 될 것입니다. 언젠가 아이들도 발걸음이 끊길 거라는 것도 잘 압니다. 중학교에 간 아이들 역시 언제 그랬냐는듯이 그곳에서 이미 잘 적응할 것입니다. 무소식이 희소식이라고, 어디서든지 모두다 잘 지냈으면 좋겠습니다.
문득 토이스토리3 명대사가 떠오르는군요.
So long partner!
(잘가 내 친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