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선생의 체육잡설] 우리는 어쩌면 '흥미와 경험'을 잘못해석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듀이가 말한 경험이란 일상생활의 경험이 아닙니다. ‘가르쳐야 할 것’을 학생들의 삶과 밀접하게 연결하여 가르치라는 의미로 사용된 것이 ‘경험’이며, 학생들과 학습할 것의 심리적 거리를 좁히라는 의미로 사용된 것이 ‘흥미’입니다. 특히 이 흥미는 가장 심각하게 오해받고 있는 개념인데, 흥미의 어원은 '사이에 있는 것(inter+esse;what is between)'으로 서로 떨어져 있는 두 대상을 서로 관련짓는다는 뜻을 가집니다. 듀이가 말하는 흥미란 단순히 쾌(快)의 정서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학습할 것과 학생이 서로 맞물려 있는 몰입과 관련된 개념입니다. 따라서 경험주의 교육에서의 흥미는 정서적인 쾌락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이러한 쾌락과 관련하여 듀이는 오히려 ‘관심 없는 것에 유혹을 가미하는 것은 쾌락이라는 뇌물로 주의를 끄는 것’이라고 비판하였습니다.
문득 듀이의 흥미과 경험이라는 주제를 떠올리게 된 까닭은 어제 오늘 만났던 몇몇 학생들 때문입니다. 제가 체육을 가르치고 있는 6학년 8개반 학생들은 내일부터 6일간 킨볼 리그전을 치릅니다. 각 세트에 어떤 학생들을 배정할지의 문제를 두고 반마다 학생들이 옥신각신을 합니다. 저는 각 반마다 40분 1차시를 할애했지만 어떤 반은 점심시간에 세트별 선수들을 조정하고 어떤 반은 담임선생님께 졸라 1시간을 얻어 처음부터 조편성을 다시 했습니다. 조편성과 관련하여 점심시간과 쉬는 시간에 여러 학급의 학생들과 짤막한 상담을 해 주어야 했습니다. 분명 회의에서 의견충돌이 있었을 것이며 학생들에게 그 과정이 유쾌하지만은 않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리그전은 킨볼이라는 활동과 학생들이 완전히 맞물린 상황이었고 저는 학생들 수준에서 할 수 있는 조편성 규칙을 만들었고 회의의 세부 안건을 안내했습니다.
수업에서의 흥미와 경험은 어떤 것일까요? 단순히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밝은 표정을 짓고 참여하는 것을 흥미인가요? 단순히 학생들이 학생들이 자주 접할 수 있을 법한 내용들을 다루는 것을 경험인가요? 학생들이 몰입해서 배울 수 있는 것, 학생들이 좀 더 발전할 수 있는 내용과 방법을 활용하는 것이 듀이의 흥미와 경험을 바르게 해석한 것이 아닌가 생각해보며 이번 이야기를 마치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