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Q, 지금부터 Q 번외편 2] 5. 플랫폼(3) - 분석 2
이번에는 조금 낯선(개인차가 있을 수 있으나 어쨌든 필자에게 낯설었던) 플랫폼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 이 글에서 다룰 플랫폼들은 필자가 코로나19 사태 전에는 사용해본 적이 없거나, 매우 제한적으로 접해본 것들이다. 따라서 철저하게 초심자 입장에서 실사용 경험만을 이야기 하고자 한다. 또한 온라인 학습과 병행은 하더라도 ‘소통'을 중점으로 평가했다.(그래서 학습 용도로만 이용하거나 제한적으로 사용한 카훗, 구글 도구 등은 제외하기로 한다.)
현시점에서 클래스팅과 더불어 온라인 학습 플랫폼으로 가장 많이 활용되고 있다. ‘관’이라는 태생적 한계(?)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훌륭하다. 걱정과 달리 서버도 안정적이고, 모바일 지원도 성공적이다. 따로 프로그램을 깔 필요가 없으며, 게시판 생성이나 활용 등에서도 나쁘지 않은 퍼포먼스를 보여준다.
하지만 소통 플랫폼으로 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우선 인터페이스가 별로다. 작은 글씨와 아이콘, 그 흔한 그림 하나 없는 게시판, 여기저기 퍼져 있는 온라인 학습 컨텐츠 배너들, 찾기 힘든 게시판 이동 등은 흡사 2000년대 초반 다음 카페 같다. 또한 온라인 학습 때문에 쉽게 접근하고 오래 머무르지만, 동시에 그것 때문에 이곳에 글을 올리거나 소통하고 싶지 않아 진다. 회사원으로 치면 하루 종일 일하는 회사에서 사적인 모임을 갖거나 대화를 하라는 것과 비슷하다.
실시간 화상 소통 플랫폼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평을 듣고 연구한 결과 줌(Zoom)을 선택하게 되었다.(허나 취향 차이 정도다. 팀즈 미안) 그리고 내가 소속된 학교는 실시간 쌍방향 수업을 하지 않기에 철저히 소통의 용도로만 활용하고 있다.
우선 시스템이 전반적으로 안정적이고 쉽다. 직관적인 구성을 채택하고 있어서 초심자도 어렵지 않게 활용할 수 있으며, 링크 하나만 있으면 얼마든지 소통에 참여할 수 있다. 화질이나 음성의 질도 좋고, 버퍼링이나 렉의 문제도 크지 않은 듯하다. 스마트폰, 웹캠, 실물 화상기, 태블릿 등 카메라가 달린 디바이스면 모두 접근이 가능하다. 그룹핑 등 회의에 적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며, 무료 버전에서도 소통에 필요한 다양한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무엇보다 화상으로 소통하기 때문에(이건 줌이라기보다 화상 소통 플랫폼의 장점이다.) 비언어적인 신호 전달이 용이하고, 복합적인 실시간 소통이 가능하다. 가끔은 오프라인에서 만날 때보다 개개인에게 더 많은 관심과 발언 기회를 준다고 판단될 정도이다.
단점 역시 대면이라는 점이다. 소란스럽거나 공개된 장소라면 소통에 참여하는 게 부담스러울 수 있다. 교사 또한 본인의 얼굴, 배경을 공개하는 게 부담스럽기도 하다.(가상 배경 기능이 있지만 써 본 결과 개인적으로 별로였다.) 그리고 다수의 소통을 시도할 경우 오프라인과 마찬가지로 교사가 적절한 정리와 리드를 하지 못하면 산만하고 혼잡할 수 있다. 또한 캡처 등을 통한 개인정보 침해의 우려도 있고, 보안 이슈 또한 장담하기 어렵다.
현재까지 필자가 가장 만족하는 플랫폼이다. ‘포스트잇을 붙이는 온라인 칠판’이라고 생각하면 쉬운데, 상상하는 형태의 거의 모든 컨텐츠 활용과 소통이 가능하다. 게시판 생성, 공유, 게시물 작성 등이 편리하며, 게시물에는 URL, 업로드 등 다양한 방식으로 사진, 동영상 등을 담을 수 있다. 각 게시물에 대한 답글을 통해 개별 소통도 용이하고, 다양한 템플릿이 있어 용도에 맞게 활용하기도 좋다. 그래서 단독으로 활용하기도 하지만 다른 플랫폼과 조합하여 활용하기도 한다. 모바일 지원도 훌륭하다.
단점은 비용이다. 무료로 이용할 경우 패들렛을 3개까지 만들 수 있다.(현재는 정책의 변화인지 처음에 6개까지 작성 가능하다.) 그리고 무료 이용자들은 PDF나 다양한 형태로 저장한 뒤 삭제 후 계속 이용하는 전략을 활용한다. 그러나 이 방식은 무척 제한적이다. 우선 아카이브 기능(작성한 패들렛을 따로 보관해두는 기능)을 사용할 경우 아카이브 처리된 패들렛도 개수에 포함되기 때문에 결국 삭제할 수밖에 없어진다. 아카이브 처리하지 않으면 앞에 언급한 대로 PDF, 이미지, 엑셀 등 재가공이 어려운 형태로 보관할 수밖에 없다. 그러면 나중에 재수정, 활용 등이 불가능하다. 또한 동영상 업로드 용량 제한이 있다. 학생들에게 무언가를 찍어서 올리게 할 경우 요즘 웬만한 동영상은 100mb를 우습게 넘는다. 제한 용량이 얼마인지 모르겠지만 답답함을 느낄 수 있다. 패들렛이 클래스팅에 비해 가지는 큰 장점은 한눈에 서로의 게시물을 보고, 반응하고, 평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클래스팅의 경우는 과제 제출 기능을 사용하면 교사만 볼 수 있고, 게시글로 올리면 타임라인 형식이라 한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무료 버전에서는 이 장점을 충분히 활용하기 어렵다. 그래서 유료 버전을 선택했고, 월 만원의 비용이 든다.
줌의 실시간 화상 소통은 큰 장점이지만 동시에 한계이기도 하다. 참가자 중 일부라도 참여하기 어려우면 회의가 진행되지 못한다. 또한 과제(혹은 미션)를 통해 소통하려면 학급 학생 모두에게 일일이 회의를 만들어 초대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그 부분을 파고든 플랫폼이 플립 그리드이다.
플립 그리드는 화상 소통을 하지만 비실시간이다. 즉, 교사의 미션에 대해 학생들은 가능한 시간에 영상으로 소통하면 된다. 동시에 토픽을 활용해 한 주제로 여러 명의 개개인과 쉽게 소통할 수 있다. 그리고 토픽을 만들 때 영상의 길이, 조건 등을 세세하게 설정할 수 있고, 사전 심의를 통해 부적절한 영상 반응을 걸러낼 수도 있다. 학생들은 토픽에서 영상을 찍을 때 찍은 뒤에 업로드 메뉴로 들어가 영상을 고르고 올리는 번거로운 과정을 거칠 필요가 없다. 썸네일까지 그냥 한 번에 올라간다. 물론 학생들끼리도 서로의 영상을 볼 수 있다.
하지만 플립 그리드는 ‘영상’에만 특화되어 있다. 텍스트를 활용한 소통이 무척 제한적이다. 영상에 대해 답글이 아닌 ‘답 영상’을 올려야 한다.(텍스트로 적는 게 아니다.) 물론 교사의 경우 학생의 영상에 대해 텍스트 피드백을 보낼 수 있지만, 다른 친구들에게는 보이지 않는다. 당연히 학생들끼리도 서로의 영상에 대해 반응하려면 영상을 찍어야 하는데, 이를 부담스러워하는 학생들이 많다. 그리고 줌에 비해 접근성이 떨어진다. 줌은 가입 후 링크 하나면 들어갈 수 있지만, 플립 그리드는 해당 그리드(혹은 토픽)의 링크뿐 아니라 본인의 아이디(교사가 할당하는) 또한 알아야 한다. 그래서 처음에 헤매는 경우가 많다.
그 외에도 다양한 플랫폼들이 있겠지만 현재 필자가 사용하는 것만 다루었다. 이 플랫폼들에서 좌충우돌하고 있으며 여러 시도를 하고 있다. 그리고 그 속에서 찾은 길에 대해 다음 글에서 써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