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Q , 지금부터 Q 2탄] 8. 감정 찾기의 치트키, 감정 차트
지난 글까지 2회에 걸쳐 감정 낱말을 익히는 다양한 게임에 대해 알아봤다. 주로 감정 카드를 활용하는 것들이었는데 감정 카드가 가진 장점이 많기 때문에 가능한 것들이었다. 그러나 모든 것에는 장점이 있으면 단점이 있기 마련이다. 감정 카드는 다양한 형태의 게임으로 즐겁게 감정 낱말을 익힐 수 있지만 그 형태 때문에 피할 수 없는 아쉬운 점이 동전의 양면처럼 존재한다. 이번 글에서는 그 아쉬움들과 그것을 보완할 수 있는 것에 대해 이야기 해볼까 한다.
[게임 이상의 것을 원한다면]
감정 카드의 가장 큰 장점은 카드 형태로 되어 있어 여러 장을 넘기거나 펼칠 수 있다는 것이다. 뒤의 카드를 모르기 때문에 다양한 게임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는 큰 장점인 동시에 한계이기도 하다. 한 번에 한 장의 카드를 확인하고 다음 것을 넘겨야 하는 과정은 생각보다 많은 시간과 암기력을 요구한다. 가령 내가 원하는 감정을 찾는다고 할 때 사람들은 머릿속에 그 감정을 떠올리기 보다는 감정 낱말을 보다가 ‘아, 이거야!’라고 찾는 경향이 더 크다. 그런데 더 적절한 감정 낱말이 나올지도 몰라 다음 카드를 넘기게 되고 그러다 보면 길을 잃는 것이다. ‘나의 감정을 찾는다.’라는 의도에만 집중한다면 카드는 효과적이지 못하다. 한 눈에 감정 낱말들을 볼 수 있어야 한다.
[한 눈에 보기]
감정 낱말들을 한 눈에 보는 방법도 다양하다. 그 중 대중적이며 효과적인 방법이 ‘감정 차트’이다. 다양한 감정 낱말을 차트 형식으로 정리해놓은 것이다. 김차명 선생님이 제작하신 감정 차트(학급긍정훈육법 책에 있는) 등 훌륭한 기존의 차트들이 있지만 학생들과 함께 제작해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된다.
[How]
1. 동기유발
1) “감정 카드를 활용해 낱말을 익혀봤는데 어땠나요?”
- 재미있어요
- 다양한 낱말을 알 수 있어서 좋아요
2) “어떤 상황에서 활용했나요?”
- 게임을 할 때요
- 두 줄 감정 일기 쓸 때 감정을 찾아봐요
- 친구랑 다퉜을 때 감격해 카드를 활용해서 해결해봤어요
3) “혹시 감정 카드를 활용할 때 불편한 점은 없었나요?”
- 원하는 감정 낱말이 없을 때도 있어요
- 몇 개의 감정이 섞여 있을 때는 하나를 정하기 어려워요
- 카드를 넘기다 보니까 감정을 찾는데 시간이 걸려요
- 정확히 제 감정이나 상대 감정을 모를 때가 많아요
4) “카드를 넘기다 보니 넘긴 감정이 기억이 안 나거나 찾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죠. 그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방법이 있어요. 바로 감정 차트인데 함께 만들어볼게요.”
2. 감정 정하기
1) 두레별로 감격해 카드, 감정 카드 주고 감정 차트에 넣고 싶은 감정 선별하기
- 개수 제한은 없고 많이 활용할 것 같은, 혹은 넣고 싶은 것 고르기
2) 전체적으로 감정 차트에 넣을 감정 정하기
- 총 45개의 감정 채택 됨
3) 2차 감정의 의미 설명하고 제외 감정 안내하기
- 화, 짜증, 기분 좋다, 기분 나쁘다 등
3. 감정의 단서 찾기
1) “여러분은 자신의 감정이나 상대의 감정을 알기 쉽나요, 어렵나요?”
- 생각보다 어려워요
2) [명탐정 코난]의 일부 보여주기
3) “코난은 어떻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나요?”
- 힌트를 얻어서 그걸 통해 해결했어요
- 단서를 활용했어요
4) “그렇다면 자신이나 상대의 감정을 알아차릴 때 뭐가 있으면 좋을까요?”
- 힌트가 있으면 좋겠어요
5) “감정에는 어떤 힌트가 있을까요?”
- 표정이요
- 목소리요
- 행동이요
- 말이요
- 반언어적, 비언어적 표현이요
6) “감정에도 힌트가 있어요. 사실 감정이 조종 버튼을 누르면 우리 몸이 그 힌트들을 보여줘요. 예를 들어 여러분은 놀라면 어떤 반응이 일어나나요?”
- 몸이 굳어요
- 눈이 커져요
- 입이 벌어져요
7) “그리고 어떤 말이나 행동을 하죠?”
- 헐
- 헉
- 소리를 질러요
8) “그럼 이런 힌트들을 알면 어떨까요?”
- 감정을 더 쉽게 눈치 챌 수 있을 것 같아요
9) 각 감정에 대한 힌트 전람회 형식으로 자유롭게 다니며 적기
10) 두레 내에서 감정에 적힌 힌트를 보고 적절성을 판단해 선별하기
- 특히 학생들은 ‘감정으로 인해 생기는 반응’이 아니라 ‘이 감정이 생기는 상황 / 경우’로 서술하는 경우가 많음. 안내해줘야 함
4. 감정 사진 찍기
1) 각 감정 낱말이 적힌 A4 종이를 들고 감정에 어울리는 표정 짓고 사진 찍기
- 모든 학생들이 하나 이상은 찍을 수 있도록
2) 전지 크기 소포지에 차트 그리고 감정 채우기
- ‘표정 사진 + 힌트’로 구성
3) 하단에 마음 시스템 그리기
4) 게시하기
[장점]
1. 과정에서 얻을 수 있는 감정에 대한 깊은 성찰
감정 차트는 그냥 단순히 사진을 찍고 낱말을 늘어놓는다고 만들어지지 않는다. 감정 낱말 하나하나에 대해 이해하고 써보고, 그 중에서 차트에 들어갈 낱말을 고르고 그 낱말의 쓰임을 이해한 뒤 그 때의 몸의 신호를 알아야 한다. 그런 뒤 그걸 사진으로 표현하고 활용한다. 이 과정에서 기성 작품을 이용할 때는 얻을 수 없는 감정에 대한 깊은 성찰이 일어난다.
2. 애착
이 차트는 우리가 만들었기에 ‘우리 것’이다. 그래서 학생들이 가지는 애착이 남다르다. 특히 자신과 친구들의 얼굴이 나오기에 더 특별함을 느낀다.
3. 실제적인 자료
사람마다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 활용 빈도가 다르다. 특히 한 공동체의 문화나 분위기에 따라 많이 달라지는 편이다. 즉,누군가에게는 자주 쓰는 감정 낱말이 어느 곳에서는 효과적이지 않기도 한 것이다. 그래서 이 감정 차트는 만든 학급의 맥락과 실정을 잘 담게 된다. 동떨어지지 않고 당장 활용이 되는 것, 그게 바로 직접 만드는 감정 차트이다.
감정 차트의 장점과 제작 방법에 대해 알아봤다. 그렇다면 이 훌륭한 도구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가 고민으로 남는다.그 고민에 대한 이야기를 다음 글에 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