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Q , 지금부터 Q 2탄] 6. 감정 낱말 익히기1
지난 글에서 마음 시스템에 대해 공부했다. 학생들의 마음 시스템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상황이 발생 할 때, 혹은 아침 마다 마음 시스템을 활용해 설명을 해주는 것이 좋다. 그리고 일기 등에 주말에 있었던 일 중에 하나를 골라 마음 시스템이 움직인 과정을 표현하게 하는 과제를 내는 것도 좋다. 이론적인 원리가 있지만 아직 어린 학생들이기 때문에 케바케(Case By Case)로 자주 활용하도록 하는 것이 자연스럽게 스며들게 해 효과가 더 크다.
이번에는 학생들이 감정 낱말에 대해 재미있고 쉽게 익히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 해볼까 한다.
[Why]
공감은 결국 상대의 감정을 읽어 인정, 이해하고 표현해주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려면 당연히 감정에 대해 많이 아는 것이 유리하다. 그래서 감정 교육은 자기의 타인에 대한 이해의 핵심이며 공감 교육과 떨어질 수 없다. 그런데 우리는 감정에 대해 생각보다 문외한이다. 어른들에게도 2~3분 정도의 시간을 주고 아는 감정 낱말을 모두 써보라고 하면 15개를 넘는 사람이 많지 않다. 왜냐하면 감정에 대해 공부하거나 배워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감정은 그저 다스려야 할 대상이었고‘감정적인 사람’이라는 평가는 부정적으로 받아들여져 왔다. 이제부터는 감정과 재미있게 친해져 보자.
[어떻게 시작할까?]
뭐든지 도입이 중요하다. 감정에 대한 시작은 마음 시스템 활용에서 찾을 수 있다.
“마음 시스템을 활용하다 보니 혹시 궁금한 점은 없나요?”
- 저는 주말에 있었던 일을 분석해봤는데 기쁨, 슬픔, 버럭이, 까칠이, 소심이 중에 누가 버튼을 눌렀는지 도저히 모르겠더라고요.”
- 선생님께서 친구의 마음 조종 버튼을 어느 감정이 누르는지 생각하라고 하셨잖아요?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저 다섯 중에 없는 것 같아요.”
“맞아요. 전에 이야기 했지만 감정에는 이 다섯만 있는 게 아니에요. 다만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감정들이라고 했죠.그런데 친구들 말대로 이 다섯 중에 버튼을 누른 감정이 없는 것 같으면 어떻게 하죠?”
- 누가 눌렀는지 알아야 해요.
“그럼 다른 감정들도 알면 좋겠군요?”
- 네, 많이 알수록 좋아요.
- 더 많이 알고 싶어요.
“왜 많이 알면 좋나요?”
- 많이 알면 당연히 누가 눌렀는지 맞힐 가능성이 높으니까요.
- I 메시지나 두 줄 감정 일기를 쓸 때로 유리할 것 같아요.
“그렇군요. 그럼 감정 낱말에 대해 한 번 알아봅시다.”
[훌륭한 도구들]
막연히 감정 낱말에 대해 조사를 하거나 교사가 알려주는 것은 노력에 비해 효과가 적다. 예전에 ‘감정 낱말 조사하기’라는 과제를 낸 적이 있는데 그 때 학생들의 막막해하는 얼굴을 잊을 수 없다. 그래서 활용하면 좋은 도구들 몇 가지를 소개할까 한다.(참고로 이 도구들과 어떤 이익관계도 없음을 미리 밝힌다.)
1. 감정 카드
가장 즐겨 사용하는 도구이다. 감정 낱말과 그 감정을 설명하는 간단한 일러스트가 함께 들어 있다. 휴대하기 편하기 다루기 좋아 다양한 활동에 활용이 가능하다. 종류가 굉장히 많은데 제일 많이 활용하는 건 다음 두 가지이다.
1) PDC 감격해 카드
PDC의 문제 해결 4단계를 쉽게 할 수 있도록 제작된 카드이다. 감정 카드, 격려 카드, 해결책 카드로 구성되어 있는데 처음에는 감정 카드만 활용해도 좋다. 카드 크기가 조금 크고 상황 설명 일러스트가 훌륭하다. 좋은 점은 일러스트와 감정 단어가 다른 면에 있어 상황을 보고 감정을 맞히는 활동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총 30가지의 감정이 들어 있다.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93253891
2) 학지사 감정 카드
초등상담꿈나무에서 제작한 카드이다. 본래는 감정 카드와 바람 카드 세트이지만 감정 카드만 별도 구입도 가능하다. 크기가 한 손에 쏙 들어가며 종이의 재질이 단단하다. PDC 감격해 카드에 비해 많은 68가지의 감정이 들어 있다.(정확히는67가지다. 하나는 빈 카드) 아주 다양한 감정 낱말들을 익힐 수 있다.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7086054
2. 감정 차트
감정 차트는 감정 낱말과 일러스트가 함께 표기된 차트이다. 기성 제품보다는 출력 / 제작하여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다양한 감정 낱말을 한 눈에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며 감정을 찾는 시간을 줄여줘서 다른 활동에 활용하기 좋다. 작게 출력해 개인별로 나눠줄 수도 있고 4절, 2절, 전지 크기로 뽑아 교실에 게시하고 써도 괜찮다. PDC 책에 김차명 선생님께서 그린 감정 차트가 있기도 한데 학생들과 함께 만들어서 활용하는 것도 좋다.
3. 관련 도서
감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관련 도서가 많아졌다. 하지만 교육용으로 적절한 도서를 찾는 것은 쉽지 않다. 여러 책을 읽어 봤을 때 활용하기 좋은 책들이 몇 가지 있다.
42가지 마음의 색깔(크리스티나 누녜스 페레이라 & 라파엘. R. 발카르셀)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64903036
감정 백과사전(글 메리 호프만, 그림 로스 에퀴나스)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41504756
행복한 감정 사전(최형미)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84609078
[어떻게]
1. A4 용지에 가운데 세로선을 긋는다.
2. 왼쪽에 자신이 알고 있는 감정 낱말을 모두 적는다.(2~3분 정도의 시간)
3. 적은 낱말의 개수를 확인한다.
4. 감정 카드를 모둠별로 한 세트 정도 씩 나눠주고 감정 낱말을 익히게 한다.
5. 게임을 한다.
1) 게임1 : 감정 낱말 스피드 퀴즈
- 한 명이 제시된 감정 낱말을 제스쳐, 말 등을 통해 설명하면 나머지 모둠원들이 맞힌다.
관련 글 : http://blog.naver.com/jeross09/220843416092
(구체적인 사진, 영상 등은 위 글에 있음)
(게임2, 3 등은 다음 글에서 이어서 소개할 예정임)
6. A4 용지의 오른쪽 빈 칸에 현재 자신이 알고 있는 감정 낱말을 적는다.(2~3분)
7. 생각 / 느낌 / 결심을 나눈다.
[잊지 말아야 할 것]
감정 낱말을 교육하다 보면 점차 욕심이 생긴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원칙이 있다.
1. 한 번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아무리 재미있고 효과적인 방법이라도 감정 낱말을 한 번에 장기 기억으로 보내지 못한다. 지금 익혔다고 그 낱말을 한 달 뒤에도 기억하거나 내일부터 자연스럽게 사용한다는 보장은 없다. 감정 낱말을 익히는 것은 후에 이어질 ‘감정 낱말 생활화하기’과 함께 가야하는 장기적인 과정이다. 그러므로 꾸준히 이어가야 함을 명심하고 욕심을 내지 않아야 한다.
2. 재미있어야 한다.
모든 공부가 그렇지만 재미있어야 한다. 감정 낱말 공부는 다른 교과 공부에 비해 유리하다. 감정 공부를 하다보면 학생들이 생각보다 더 큰 관심과 흥미를 보이는 것을 볼 수 있다. 왜냐하면 자신과 타인에 대한 이해가 핵심이기 때문이다. 내가 잘 모르던 나와 타인에 대해 알아 가는데 어찌 즐겁지 않을 수 있을까? 하지만 다시 말하자면 그 흥미가 사라지는 순간 손에서 쉽게 놓을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교과 공부만큼 절박하지 않기 때문이다. ‘너 왜 감정 시험 60점 밖에 안 돼?!’라는 말을 듣는 학생이 있을까? 그래서 최대한 즐겁게, 재미있게 접하도록 해야 한다. 감정 낱말로 놀 생각을 하자.
3. 원리보다는 케바케
감정 낱말 교육이 다른 교과 교육보다 유리한 점은 생활 속 사례가 넘쳐난다는 점이다. 우리의 삶이 감정의 역동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 번 거창하게 교육하고 넘어가기 보다는 매일 일어나는 사례 속에서 감정 낱말을 자연스럽게 교육하는 게 좋다. 학생 둘이 다투었다면 그 속에서 각자의 감정 낱말을 찾으며 함께 나누고 오늘 아침 교사의 감정을 표현하는 낱말을 이야기해주며 스며들게 한다. 일상 속에서 감정 낱말이 살아 움직이는 걸 접할 때마다 학생들이 더 애착을 가질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