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구샘의 금융교실 프로젝트] Ep 2. 공무원 연금제도를 도입하다!!
1. 공무원의 난
공무원을 그만두고 아르바이트로 성공한 친구들을 보면서 충격받은 (현)공무원들이 퇴사하겠다고 줄을 섰습니다.
"선생님, 우리는 투잡 안되는데, 알바 애들은 투잡되니까 불리해요!"
"원래 현실에서도 공무원은 투잡이 금지되어 있어."
"알바하는 애들은 투잡 뛰면서 우리보다 덜 힘들도 돈도 더 많이 번단 말이에요!"
"도대체, 공무원의 장점이 뭐에요!!"
평소 업무량이 많은 공무원 아이들(행정공무원, 세무공무원 등) 부득이하게 자신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 알바생을 고용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자신의 임금 1000원 중 200원(우리 학급에서 나름 최저 임금, 그 이하로는 잘 일하지 않음) 가량을 주고 알바생을 고용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자신의 임금 중 세금을 내고 나니, 2, 3탕씩 알바를 뛰는 친구들보다 월임금이 적게 되었던 것입니다.
2. 긴급 경제 정상 회의
보통 학급회의시간에 학급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을 해결했는데,
금융교실을 하면 할수록 교실 경제와 관련된 안건이 늘게 되는데, 단순한 학생 간의 분쟁 뿐만 아니라 교실 경제 시스템부터 경제 운영 철학까지 다양한 안건에 대해 학급회의를 하였습니다.
그리스 시대 '경제학'이 아니라 '정치경제학'이 제일 먼저 생겨나게 된 이유를 알 것 같습니다.
위의 안건에 대해서 학급 회의를 시작하였습니다.
"얘들아, 공무원의 장점이 무엇일까?"
"음... 임금을 매주마다 받아요!"
"또? 실제 우리 사회의 공무원들의 장점도 같이 생각해보자."
"공무원은 퇴직하고도 돈을 받는다고 했어요."
"맞아요. 그걸 바로 '연금'이라고 해요."
"그러면 우리도 공무원들한테 연금을 줘요!"
드디어 아이들한테 들켜버렸습니다. 공무원의 쏠쏠한 장점 <연금>
사실 금융교실은 실제 사회를 축소해서 운영하기 때문에 복잡한 제도를 아주 단순하게 만들어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처음에 <연금>에 대한 이야기도 쏙 빼고 공무원을 도입했습니다.
하지만 역시 일에 대한 책임감과 보람으로 공무원을 하기엔, 아이들 입장에서는 돈이 너무 적은은가 봅니다. 결국 사회적 합의를 통해서 정당한 대가를 지급해주어야 할 때가 된 것입니다.
연금에 대한 개념은 "임금에서 돈을 조금 떼서 연금으로 적립해놨다가, 적립된 돈을 조금 우대해서, 퇴직하고 받는 것 / 퇴직 후와 노후를 위한 대비"로 대략 설명해주었습니다.
3. 그럼 우리 반의 연금 제도를 정해볼까?
우리반 연금제도는 위 사진과 같이 결정되었다.
[우리반 연금제도]
1. 공무원 임금의 10%를 연금으로 낸다.
2. 적립한 연금은 퇴직할 때, 적립된 금액의 2배를 돌려준다.
3. 연금은 연금 관리 공무원이 관리한다.
4. 여러분 찬성하십니까?
솔직히 학급회의를 처음 진행할 때는 공무원 학생들만 찬성하고, 나머지 아르바이트생이라던지 다른 직업없는 학생들은 반대할 줄 알았습니다. 근데 이게 왠걸. 찬성이 과반수를 넘었습니다. 아마도 학급 회의를 통해 공무원의 고충, 생각을 듣고 다른 친구들도 수긍이 갔나봅니다.
공무원 학생들의 표정이 싱글벙글합니다.
(아래는 그... 억울해하던 화분관리 공무원 아저씨의 회의 후 밝아진 얼굴 사진이다.)
5. 남은 건 교사 몫
교사가 해주어야 할 일이 생겨버렸다.
1. 연금 관리 공무원 뽑기
2. 연금 관리 장부 만들기
3. 공무원 계약서 만들기
교사가 할 일 중 3번이 조금 번거로웠습니다. 하지만 연금이란 제도가 도입되면서, 계약 기간 만료로 인한 퇴직이 있어야만 했습니다. 그만큼 철저하고 꼼꼼하게 계약서를 적고 보관해두어야 했습니다. 그리고 아이들도 계약서를 통해 연금을 받는 즐거움이 있을테니까요.
아직 학급회의는 끝나지 않았습니다. 공무원의 줄줄이 퇴직을 불러온 아르바이트생과 관련된 안건이 하나 더 남아있습니다. 돈을 많이 벌던 알바생에 대한 공무원들의 질투는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닙니다.
다음편, <안건 2. 아르바이트생의 계약기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