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구샘의 금융교실 프로젝트] Ep 9. 부자들, 원금 상환도 요구하다
부동산 분양을 안내하며, 돈이 부족한 학생들을 위해서 대출 방법도 알려주었습니다.
“부동산 분양을 받으려는데 돈이 부족하면 은행에서 대출하면 됩니다. 그러면 이자 10%를 내고 돈을 빌릴 수 있습니다.”
제 얘기를 가만히 듣고 있던 우리반 가장 부자 학생이 불만어린 표정으로 물었습니다.
“선생님, 그러면 이자만 내면 되는 건가요? 이제 곧 금융교실 프로젝트가 끝나는데 돈을 안 갚아도 되겠네요?”
“아! 맞네요. 그냥 이자만 내게 되면 돈을 빌리고 안 갚아도 되겠네요.”
“그러면 저같이 돈을 안 빌려도 되는 친구들은 손해인 것 같아요.”
“맞네요. 그러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이자 말고도 빌린 돈을 갚게 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한 달 남았으니까 빌린 돈의 1/4씩은 따로 또 갚아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1000원을 빌리면 이자 100원이랑 따로 250원을 갚아야 되겠네요.”
가만히 듣고 있던 잠재 대출학생들이 뜨끔하며 이렇게 얘기했습니다.
“선생님, 저는 일주일에 300원씩 밖에 못 모으는데 그러면 돈을 빌릴 수가 없어요.”
“돈을 책임감 있게 모두 갚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래도 우리가 부동산을 직접 사보는 경험을 해보는 것도 중요하니까 이자 100원이랑 별도로 갚은 원금은 100원으로 하는 건 어떨까요?”
“그러면 돈을 다 안 갚는게 되는데요?”
“물론 1000원 중에서 400원만 갚는 것이지만 그래도 많은 친구들이 이런 좋은 경험을 할 수 있게 한다면 은정이가 조금 양보하는 건 어떨까요?”
부자 학생들은 약간 못마땅했지만 그래도 조금 양보를 했습니다.
“네, 알겠습니다.”
“고마워요. 그러면 은행원은 대출을 해줄 때 1000원을 빌리면 이자와 원금 합쳐서 250원을 갚을 수 있게 안내해주세요. 물론 500원 빌리면 150원, 2000원을 빌리면 300원을 갚으면 됩니다.”
이번 사례를 통해 학생들은 원리금(원금+이자) 상환과 만기 일시상환(이자만 갚고 나중에 한꺼번에 갚는)의 차이를 자연스레 배울 수 있었습니다. 더불어 원리금 상환과 만기 일시상환의 가치 평가도 자연스럽게 한 것입니다. 많은 신용불량자들이 돈을 덜컥 빌리고 이자 부담에 허우적거리다 신용불량으로 빠지는 경우가 많은데, 대부분 얼마 안되어 보이는 이자만 보고 돈을 빌려쓰다 원금을 상환하지 못해 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적어도 이번 사례를 통해서 학생들은 돈을 빌리면 원금과 이자를 함께 갚는 것이 옳다는 것을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