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청소년 자살과 자살예방 교육
청소년 자살과 자살예방 교육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나라의 청소년들은 행복할까요?’ 행복보다 불행을 우선적인 가치로 두고 살아가는 이들은 없을 것입니다. 반면 행복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 살아가는 사람들은 세상에 얼마나 많을까요. 돈, 자아실현, 가족의 건강 등 결국에는 ‘행복’과 직접적으로든 혹은 간접적으로든 연결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맥락에서 봤을 때, 청소년들의 행복 또한 우리 교육에서 매우 중요한 것으로 여길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만약 청소년들이 불행하다면, 그 이유는 그들이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학교’의 비중도 크다고 생각합니다.
불행하게도, 우리나라 청소년들은 스스로 그들이 불행하다고 생각하며 살고 있는 듯합니다. 청소년의 주관적 행복지수를 살펴보면, 2009년 조사를 시작한 이래 6년째 OECD 회원국 중에서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박종일 외, 2010; 한국방정환재단 · 연세대학교 사회발전연구소, 2014). 이러한 불행이 계속되고 심화된다면, 이 감정은 ‘자살’이라는 선택으로도 이어질 겁니다.
그리고 현재 한국은 ‘아동 청소년의 자살’문제뿐 아니라 ‘자살’ 문제 자체가 매우 심각합니다. 2015년 우리나라에서 자살을 한 국민은 총 13,513 명으로, 10만 명 당 26.5명이 자살로 생을 마감했습니다. 무려 12년간 OECD 회원국 중에서 1등을 한 기록이 있으니, 그것이 바로 자살률입니다.
그렇다면 미래의 희망인 우리나라 청소년들이 자살을 선택 혹은 고민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통계청(2012)에서는 13~19살 청소년 자살 충동 이유로 ‘성적, 진학’(39.2%)과 ‘가정불화’(16.9%), ‘경제적 어려움’(16.7%), ‘외로움, 고독’(12.5%) 등을 지목했습니다. 가정불화와 경제적 어려움의 경우에는 일반적으로 학교에서 문제를 해결해주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가정이나 사회와의 연계를 통해서 가능합니다. 그러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목된 ‘성적, 진학’과 외로움, 고독의 이유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학교가 전적으로 나서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학교에서 ‘청소년 자살’을 줄일 수 있을까요? 학교마다 전문 상담교사를 배치하고, 담임교사가 활발하게 ‘상담’을 하면서 학생들과 교감을 하고, 그들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는 것 또한 좋은 방법입니다. 그러나 보다 ‘청소년 자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자살예방교육’이 활성화되어야 합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초등학교에서 자살예방교육이 실시되고 있는지, 실시되고 있더라도 그것이 얼마나 비중 있게 취급되고 있으며 학생들이 심층적으로 의견들을 나누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20대 초반인 필자의 학창생활을 더듬어볼 때, 자살예방교육을 받아본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설령 그것을 제가 받았더라도, 기억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그 교육의 비중이 크지 않았다는 예가 될 수 있습니다.
예비교사인 필자가 생각하기에 ‘자살예방교육’은 은연중으로 그러나 지속적으로 실시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른이나 사회에 반항적이고 반목적인 성격의 학생들은 자살예방교육의 의도가 공개적으로 드러날시, 그것을 얕보고 폄하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렇기에 가장 이상적인 자살예방교육의 형태는 ‘토의’가 아닐까 싶습니다. 어떤 준비도 되어있지 않은 학생들을 앉혀다두고 ‘자, 자살을 하면 안 되는 이유에 대해서 토의해보렴.’처럼 활동을 제공해서는 안 된다. 행복 혹은 자살과 죽음과 관련된 다양한 문화 콘텐츠(영화, 책, 웹툰 등)를 다함께 ‘즐기고’, 그것에 대해서 자유롭게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자살예방교육’ 성격의 토의-토론활동이 은연중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물론, 이렇게 교사가 자신의 신념을 밝히는 것에 반대하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필자의 아는 교수님께서는 ‘사회과에서는(자살예방교육도 어느 정도는 사회과 성격을 갖지 않은가?) 교사의 신념을 밝히는 것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학자들이 더 많다.’라고 이야기하셨다. 교수방법에 대한 선택권은 교사에게 있지만, 보편적 진리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교사의 신념을 학생들에게 내비칠 필요 또한 있다고 생각한다.
사실 청소년들의 자살 고민 이유 중 가장 큰 문제인 ‘성적, 진학’은 자살예방교육이 본질적인 해결방법이 될 수 없다. 이 문제는 결국 사회의 구조부터 바뀌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학생들의 행복을 위해서 대입정책이 바뀔 때마다 오히려 학생들은 혼란스러워하고 괴로워한다. 이런 상황에서 청소년들의 자살을 줄일 수 있는 가장 확실하며 학생들의 반발성이 가장 적은 교육방법은 문화 콘텐츠를 이용한 은연중의 ‘자살예방교육’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