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 똥은 니가 치워라
나는 교사가 되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 되기 싫은 생각도 없었다. 그냥 정신을 차려보니 교대를 다니고 있었다. 그리고 시험을 통과했고 발령장을 받고 교사가 되었다.
처음 시작은 기간제로 시작했다.
첫날 7시까지 수업을 준비했고 자신이 있었다.
2학년 아이들!
1교시는 정말 재미있게 수업을 했고 나는 내 능력에 만족했다.
2교시. 적당히 괜찮았다
3교시. 아이가 엎어져서 코판다.
4교시. 아이가 갑자기 손을 들더니 집에 가고 싶다고 한다. 망치로 머리를 한 대 맞은 듯 하다.
아이를 달래고 집에 다들 보낸 후 한참을 정신을 못차렸다.
‘뭐지? 적당히 완벽했는데?’
‘오늘 사표써도 되나?’
‘사표 쓰면 나 뭐해먹고 살지?’
그리고 그날 일곱시 반까지 남아서 다시 준비했다. 이래도 안된다면 나는 교사의 자질이 없는 것이다. 라는 생각과 함께 말이다.
다음날이 되었고 나는 비장미가 넘치게 수업을 했다.
1교시는 정말 재미있게 수업을 했고 나는 내 능력에 만족했다.
2교시. 적당히 괜찮았다
3교시. 아이가 엎어져서 코판다.
4교시. 아이가 갑자기 손을 들더니 집에 가고 싶다고 한다. 망치로 머리를 한 대 맞은 듯 하다.
‘어? 뭐지? 이 도돌이표는?’
이라고 생각하면서 마음 속으로 놨다.
‘사표 쓰자, 뭐라도 하겠지. 제길 2일차인데 이건 너무 한 거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하던 찰나
“선생님 쟤 일학년때도 그랬어요!”
라는 말을 하는 아이가 있다. 그 아이의 목소리는 천사의 목소리처럼 들렸다.
그 후 그 아이를 2주 정도 더 관찰해 봤다. 내가 생각하기에는 독특했고 그 때문에 아이의 부모님과 조심스럽게 통화를 했다. 아이의 상황을 말씀드리고 집에서는 어떻게 하는지 궁금한 것들을 물어보기도 했다.
그리고 3일 정도 뒤에 어머니의 편지가 왔다.
<1학년 입학할 때 아이가 얼마나 사랑스러웠는지, 담임선생님과 상담하면서 조금씩 아이가 뭔가 다르다는 걸 인식하고는 2학년이 되면 괜찮겠지 생각했다는 이야기, 나의 전화를 받고 한참을 울었다는 이야기, 상담센터를 가서 검사를 했고 결과는 일주일 뒤에 나온다는 이야기> 가 있었다.
이 편지를 보고 나는 당황했다. 나는 2학년 담임을 한달만 하는 기간제였고 2주차에 그 아이에 대해 물어보았으며 3주차에 어머니의 편지를 받았고 4주차 결과가 나올 때 즈음에는 그 반에 없기 때문이다.
이를 겪고는 교사의 말 한마디는 참 무섭구나 라는 걸 겪었다.
그 후로 내가 생각하는 가장 중요한 것은 관찰이다.
학부모님에게 말을 하기 위해서는 그냥 하는 것이 아니라 관찰을 하고 그를 바탕으로 말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교사로서의 철학이 뭐냐고?
기본적으로 교사는 관찰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학생이 자기 일에 책임을 질 수 있도록 하게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는 교사도 마찬가지다. 자기 일은 자기가 책임을 져야한다.
학기초 항상 아이들에게 말하는데 아이들에게는 좀 더 원초적으로 말한다.
“니네 똥 싸면 누가 닦아주냐?”
“저희요~(으윽 드러~)”
“그래, 니가 니 똥 닦지?”
“네.”
“맞아. 니네 똥은 니네가 닦는거야”
자기 할 일을 할 수 있는 학생을 만드는 것.
그게 내 교사로서의 철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