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학기 준비는 전학년 되돌아보기부터.
우리는 항상 발전을 생각한다. 앞으로 나아가려는 것을 항상 고민하기도 한다.
하지만 계단에는 전제조건이 있다.
튼튼한 밑을 만들려면 지난 해의 내 활동을 반추하고 새학년을 준비해야 한다.
그래서 여기 나의 지난 일년을 되돌아 보려 한다.
(이 밑을 읽으실 분들께 드리는 부탁은... 이놈이 지 자랑하네? 가 아니라 당신과 대입해보시면 읽어보시길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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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시작하려고 할 때 친구와 이야기를 했다.
"나 애들한테 설문지 걷어보려고."
"왜?"
"그래야 내가 잘했는지 아닌지 알아보잖아~"
"생각은 좋은데.. 너 상처 많이 받을 걸?"
"왜?"
"선생님의 좋은 점은? 이런 질문은 좋은 답이 많이 나온대. 근데 선생님의 싫은 점은? 이라고 했더니 장난 아니게 썼대. 배신감이 장난 아니래."'
"그래?"
그래서 내 설문지에는 선생님의 싫은 점은 없다. 아쉬운 점이 있을 뿐...
매년 아이들에게 설문지를 받아보다가 문득 학부모에게 나는 어떻게 비칠까를 궁금해하게 되었다.
그래서 작년인가부터는 학부모들에게 설문도 받는다.
다만 학부모들의 설문은 설문지를 이용하기는 쉽지 않다. 학년말에 보내는 것도 좀 그렇고,...
다행히 요즘은 스마트폰 시대이다. 클릭한번하면 설문지를 보낼 수 있다. 때문에 네이버 설문지나 구글드라이브를 이용하면 설문지를 쉽게 만들 수 있다.
방법은 간단한데
1. 네이버 설문지나 구글 드라이브로 설문지를 만든다.
2. 학부모들에게 단체문자로 보내며 끝네 설문주소를 넣는다.
3. 답이 오는 것도 자동으로 수합해준다.
정말 간단한데...
문제점이 있다. 바로 스팸문자들..
이녀석들 때문에 나는 내가 보내는 문자 사이트에 스팸으로 등록이 되었었다.....
그래서 나는 해결을 학교에서 사용하는 문자 사이트로 해결을 봤다.
아무튼.. 내가 생각하는 학년말에 보내는 학부모 설문의 장점이다.
1. 신뢰도가 높을 것이다.
- 왜냐? 학년말은 학부모가 교사에게 아쉬울 게 없는 때다. 다 끝났으니까... 그래서 하고 싶은 사람만 할 것이다.
2. 교원평가보다 낫다.
- 왜냐? 교원평가는 교사가 했던 활동들에 대한 평가는 이루어지기 어렵다. 몇가지 이유가 있는데.
첫번째. 공통적인 질문만 있다.
두번째. 남과 비교하는 식의 질문이다.
세번째. 교원평가는 1-2-3-4-5로 하는데 5가 100분위로 따지면 80점에서 100점이다. 4를 하면 60~80점이다.
학부모들이 평을 할 때 4면 적당하다고 생각하는데 받는 교사 입장에서는 모자르는 게 되는 거다.
네번째. 첫번재하고 연결되는 것인데 교사 개개인이 한 활동에 대한 평이 가능하다.
3. 교사가 스스로 반성하거나 뿌듯해하고 혹은 발전하는 데 유용하다.
그래서 올해 2학년 담임을 하면서 했던 내 스스로의 교원평가를 올리려 한다.
(혹시 파일이 필요한 사람이 있을까 해서 파일은 첨부,)
일년동안 아이들에게 지속적으로 해야겠다고 생각한 것과 그때그때 한 것들이 있었는데 설문은 이것저것 섞어서 했다.
1. 일기 검사
아이들의 일기에 댓글을 하나하나 써주는 게 참 힘들었다. 고학년도 그런데 저학년도 역시나 일기를 써오는 양이나 질이 천차만별이다. 문제는 일기가 무슨 내용인지 알 수 있거나 내가 공감을 하게 되면 써주는 양이 많아지고 그렇지 못하면 적어진다는 것... 빈익빈 부익부가 발생하더라는 것...
2. 두줄글쓰기
두줄글쓰기는 예전 일정때 허승환 선생님과 이영근 선생님께 모티브를 받는 걸 4년을 지나서 지금 했다.
올해는 학부모를 대상으로 까페를 운영을 했는데 아침에 애들에게 두줄 글쓰기를 하게 한 후 그걸 그날 퇴근전에 까페에 올리는 거다.
사실상 이건 좀 힘들기도 한 작업이었다. 학교에서 이런저런 일 시키면 며칠이 밀려버리는데 그러면 엄청 고생했다.
이것은 일기와는 별개로 매일 시켰는데 목적은 몇개가 있었다.
1. 글쓰기 능력의 향상
2. 일기로 대화 못하는 아이들의 생각을 알아보는 것
3. 그냥 매일무슨 생각을 하는지 궁금.
또한 까페에는 매일(거의 매일은 아니고..) 수업장면이나 활동사진을 올리고 알림장을 올려주는 걸 했었는데... 힘들다기 보다는 좀 귀찮을 때가 종종 있었다... (그래도 반응이 좋아서..)
3. 교사로서의 마음다짐
학기초 학부모총회에서 몇가지를 약속했는데 그 중 하나가 비교하지 않겠다는 것이었다. 비교하지 않되 다만 아이가 도달할 수 있는 목표에는 비교하겠다고 했다. 남들과의 비교는 말고.... 일년동안 아이들을 혼내거나 할 때 입안에서는 맴도나 내뱉지는 않았던 말들... 뭐 그렇다.
4. 이런저런 활동들
생각해보면 다른 반과는 다르게 우리반에서만 한 활동들이 아닐까 싶은데(학교내에서)
1. 문집 만들기
2. 1년간 편지 2~3회 정도 발송(일기에 써주거나 집에 보내주거나)
3. 팟캐스트 방송
4. 근처 마실가기
5. 일년동안 사진 전부 인화해주기
내가 해보려 했던 것들에 대해서 다들 만족스러워 하는 모양이다.
5. 일년간의 만족도
다행이다. 제일 궁금했던 것 중 하나였다.
6. 모든 것은 건빵으로 통한다.
수업시간에 발표를 하면 그날은 건빵을 하나씩 받아가는거다. 원래는 발표횟수에 따라 주려고 하였으나 이게 너무 어려웠다. (계산하기가..) 몇년동안 어머니들께 제일 많이 들은 소리가 아이가 가장 좋아하는 간식이 건빵이라고......
현재까지는 건빵이 제일 좋은 간식인듯 하다. 제리나 사탕이나 모두 먹고 죽은 아이들이 있으나 건빵은 아직 없다.
7. 아이는 변했을까?
이것도 사실 엄청 궁금한 내용 중 하나였다. 다만 아이들은 원래 자랄 아이들이었다는 거다. 다른 건 다 원래 자랄 아이였기에 그럴 것인데 글쓰기가 많이 늘었다는 건 좋았다. 근데 저기 학교에 가기 싫다는 말을 덜한다는 아이는 학기초부터 좀 고생을 했던 아이다. 워낙 예민하고 겁도 많고... 아침에 학교 올 때 누가 잡아갈까봐 무섭다고 하고 1학년때 자기가 싫어했던 남자아이들이 둘이나 같이 있고... 그런데 일년이 지나면서는 그 아이들과도 잘 이야기 하는 게 좋았다.
8. 내 장점이 뭐지?
나는 학부모들이나 아이들이 나를 좋아해줄 때 참 신기했다. 왜? 왜 나를 좋아하지? 내가 뭘 잘했지? 라는 생각을 계속 해봤다.
그래서 조금 부끄럽지만 용기를 내어 물어본거다. 내가 뭘 잘했는지를 알기 위해서 그리고그 장점을 어떻게 더 가져가볼지를 생각해서.
정리하면 이런 건데.
1. 친구같은 선생님
2. 아이의 장단점을 잘 파악
3. 아이를 먼저 생각한다
4. 권위의식이 없다.
5. 새로운 걸 계속 적용하는 열정적인 모습
음.... 사실 친구 같은 선생님이라는 건 생각해 본 적도 없고 그닥 원하는 방향은 아니었으나...... 그렇게 되었다...
아이들이 집에가서 운 아이들이 몇 있다고 문자가 오고 그랬다. 참 신기하고 고맙기도 하고.... 교사는 아이들을 성장시키는지 모르겠으나 아이들로부터 성장하는 게 교사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교사가 왜 아이들에게 더 열심히 하게 될까? 물론 당연히 교사이기 때문에 그렇지만 아이가 교사를 좋아해줄 때 시작도 된다.
9. 좋은 교사란?
학부모들이 보는 좋은 교사 나쁜 교사를 판단하는 기준. 학기초 방향을 설정할 때 필요한 질문이라고 생각한다.
항상 마음에 품고 살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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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들은 아마도 내 1년 활동에 대한 부모들의 피드백이다. 이걸 보면 내가 일년동안 어떤 활동을 했는지 어느 정도 알 수 있을거라 보여진다. 그리고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선택할지도..
ps. 다음에는 만화로 생각해보는 내 교사관을 찾아보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