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살아있음을 드러내고 꽃피우자-2] 2019 책쓰기동아리 "그림책작가반" 이야기(1)
2019년 한해 동안 진행했던 책쓰기 동아리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사실 보고 들은 것들을 보며 기대치는 잔뜩 높여 놓고는 그에 맞갖은 준비가 부족하여 솔직하게는 아쉬움도 많지만, 좋았던 점과 아쉬웠던 점을 기록으로 남기면 스스로에게도, 누군가에게도 도움이 될 것 같아 기억을 더듬어 기록해 봅니다.
1. 활동 시기: 2019년 한 해(총 22차시, 2시간씩 11회)
※ 그중 정말 그림, 책쓰기에 관심이 있어서 온 학생은 6명, 3명은 다른 동아리에 남는 자리가 없어서 튕겨서.... 어쨌거나 그 학생들도 참여케 하려고 애썼습니다.
3. 활동 내용
1-2차시: 오리엔테이션(그림책에 대한 기본 상식 알아보기)
3-4차시: 내가 좋아하는 그림책 소개하기, 다양한 그림책 살펴보기, 재료 탐색
5-6차시: 여러 가지 도형, 요소로 창작 줄거리 꾸미기
7-8차시: 우리들의 아름다운 가치사전 만들기
9-10차시: 가치사전 완성하기
11-12차시: 『너만 그런 건 아냐!』, 『단점 상점』 보기, 내 단점 찾아 캐릭터 만들기
13-14차시: 단점 상점 완성하기
15-16차시: 창작그림책 팀짜기, 줄거리 아이디어 찾기 (교육미술관 사이트/쿨북스 찾아보기)
17-18차시: 창작그림책 스토리보드 만들기
19-20차시: 창작그림책 만들기
21-22차시: 창작그림책 완성하기
그런데 먼저, 몇 가지 아쉬움과 한계를 미리 이야기하려 합니다.
먼저, 하나의 그림책을 만드는 데 걸리는 시간을 얕보아 계산했다는 점입니다. 여러 가지를 하고 싶은 욕심도 컸습니다. 그래서 시간에 쫓겨 가는 감이 있었습니다. 물론 그 덕분에 다양한 체험을 하긴 했지만, 다시 한다면 좀더 느긋하게 하나를 오래 쥐고 제대로 만드는 쪽으로 하고 싶습니다. 다시 돌아보며 어떻게 진행했나 써 보니 아이고, 참 빠듯하게 짰구나 싶습니다.
또, 현아 샘께서 학생들이 다양한 표현 도구를 사용할 기회를 충분히 주라고 했는데, 나부터도 다양한 표현 도구에 대해 나부터 아직 이해가 부족한 채 덜컥 시작한 것도 아쉬운 점입니다.
좋은 재료를 사서 깔아놓아도 제가 먼저 자신있게 설명해주지 않으니 학생들은 함부로 건드리지 않고 늘 하던 재료와 비슷한 것을 고르는 것이었습니다.
파스텔의 기본 사용법 익히기, 물감으로 칠한 뒤 꼴라주 하기, 다양한 사진 찍기, 낙서처럼 그린 뒤 그걸 활용하기 등 다양한 활동을 아예 처음부터 차시를 잡아 한 번씩 다 체험토록 했으면 참 좋았을 것 같습니다.
올해는 코로나19 상황으로 2학기부터로 시수를 다 옮겼기 때문에, 과연 어떻게 할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시간이 충분하지 않다보니, 그림책을 읽어주는 시간도 한계가 있습니다. 그림책 주제는 깊게 나누고 만들 수 있도록, 1~2가지 주제로 응축하는 게 좋겠습니다.
그리고 코로나19로 학급 동아리로 전환이 되어서 학생 수가 많아서 책 권수를 줄여야 하는 상황입니다. 한 사람당 하나씩 짧은 줄거리를 엮어, 우리 반 전체 한 권의 협동 책이 나오도록 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그럼, 주제는 무엇으로 잡을까요?
2가지를 해 보겠다고 하면, 현아샘의 책이나 연수를 보고 따라하는 선생님께는 '나의 단점 캐릭터 만들기'나, '은유거울 활동'을 활용하여 2가지 그림책을 만드는 것을 추천해 봅니다.
저는 위 활동들도 참 좋지만 새로운 시도로 시 그림책, 그 중에서도 시를 읽고 상상하여 이야기로 만들어 보는 것을 구상해 보고는 있습니다. 아직 구상일 뿐이지만, 그림책에 익숙토록 한 뒤 쉽게 2차 창작으로 이어지기 좋은 시를 가지고 몇 가지 활동을 해 볼까 합니다. 자신이 떠올린 이야기에 대해 충분히 대화를 나눈 뒤에 각자 그림책/만화 형식으로 만들어볼까 합니다.
참고가 될 만한 다양한 학생 창작 그림책을 교육미술관 통로 http://tongrolee.com/(이현아샘 블로그) 에서도 검색해 볼 수 있고, 쿨북스에도 다양한 책이 등재되어 있는데요, 저도 결과물을 쿨북스에 올려두었습니다. 무료로 pdf 파일을 바로 등록 가능합니다.
<루루쌤이 2019년에 지도한 학생 그림책 살펴보기>
열하나둘세살 가치사전 http://bit.ly/3aeyUyx
(4~6학년 아이들이 섞인 팀이라서 이렇게 제목을 지음)
지미는 바빠! http://bit.ly/2W7aPVU
산삼 찾아 산 만리 http://bit.ly/2U0Gvcu
안경들의 은밀한 이야기 http://bit.ly/2WcdBJ8
(위 세 책은 학생들이 2~4명씩 팀을 나누어 팀마다 하나의 책을 썼습니다. 하고 싶은 소재, 생활 속 소재 등을 탐색하는 '맨땅에 헤딩'의 시간이었습니다. 결과물마다 본인들 성격과 색깔이 잘 드러나 보여서 신기했습니다.)
아쉽게도, ‘단점상점’ 따라잡기는 활동은 했지만 책으로 나오지 못했습니다. 학생들이 결과물을 잃어버리기도 하고 따로 불러서 그림을 그리도록 할 상황이 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림은 한 가지 크기로 통일해서 만들면 편리합니다. 정사각형일 수도 있고, A4나 A5일 수도 있고요. 그렇게 완성된 그림책 결과물은 일단 스캔을 합니다.
현아샘께 조언을 구하니 우리가 보통 종종 여행이나 행사 후 만드는 포토북 사이트를 활용하여 인쇄했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딱딱한 보드북 형태의 그림책은 아이들이 실제 판매되는 그림책 같은 손맛이 있어 그 결과를 보는 뿌듯함 또한 남다를 것이라고. 그래서 ‘찍0’ 사이트를 이용했습니다.
대사를 학생들이 포스트잇 등으로 하나하나 배치하게 해도 좋습니다.
저는 아쉽지만 그렇게는 못했고, 단순하게 한쪽은 그림, 한쪽은 글로 나누기로 미리 약속하여 작업을 했습니다.
포토북을 만들 땐 글씨 넣을 때 포토북에 직접 넣으면 제한도 많고 버벅이느라 시간 허비가 있다보니 파워포인트를 이용해서 글씨를 미리 이미지로 만들어 뒀습니다.
방법은, 파워포인트 페이지 크기와 비율을 책 크기에 맞게 먼저 바꿉니다. 거기에 글씨를 넣고 배열한 뒤 "다른 이름으로 저장"(내보내기), 'jpg 형식'으로 저장을 해서 한개씩 넣었습니다. Adobe 포토샵 등의 프로그램을 활용하면 더 정교하긴 할 텐데 학교에 포토샵이 없었네요.
정리하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학생들 그림에 남은 지우개 자국이나 얼룩을 좀 보정하는 것 등 생각 외로 해야 할 잡일이 많습니다. 또, 처음이라 가지고 있는 틀이 없다보니, 작은 페이지 하나 완성하는 데도 이렇게 해야 하나, 저렇게 해야 하나 고민하면서 한참이나 걸렸습니다. 중간에 지치기도 했지만, 완성될 때 그 뿌듯함은 정말이지 표현 안 될 만큼 좋았습니다.
책 ISBN 넘버는 받아도 되고 안 받아도 됩니다. 독립출판도 원래 그러니까요. 그래도! 학생들에게 더 큰 뿌듯함을 주고 싶었기에 당연히 받았습니다. 이번에는 현아샘께 개인적으로 부탁해서 교육미술관 통로 출판사로 등록을 했지만, 수고롭게 해드려 죄송한 마음이었는데 이번에 현아샘의 그림책 연수에서 각 학교 기관 이름으로 출판사가 없어도 등록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해 주셔서 다음번에는 스스로 힘으로 시도해 보려고 합니다.
* 혹시 책 꼴을 디자인하고 넣는 것에 부담이 크시다면?
좀 아쉬운 대로, 평소 익숙한 '한글'이나 '워드'를 활용하여 만든 뒤 인쇄소에 '제본' 맡겨서 간단한 문집처럼 만드는 것도 나쁘지는 않습니다. 그대신 그림이 있을 경우 종이는 '스노우지'처럼 컬러로 인쇄했을 때 색감을 살릴 수 있는 고급지를 고르면 좋겠다는 욕심이 듭니다. 두께도 두껍게 하고요.
(아니면 약간의 디자인 비용을 추가하면 어느 정도 배치와 디자인을 해 주는 사이트도 검색해보면 나오는 것 같아요. 그 비용이 절대 싸진 않지만)
각 차시별로 어떻게 활동했는지 좀더 자세히는 다음 글에 적으려 합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