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임 줍는 교실살이-8] 시트콤 (1)
루루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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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18 22:50
남은 날짜를 세며, 며칠 남지 않았다는 게 실감이 났다.
늘 예상보다 마지막은 가까이 다가온다.
이 즈음, 레임덕 현상이 자연스럽게 일어난다.
수업을 해도 뭔가 붕 뜬 분위기가 느껴지기도 하고,
아이들이 선생님에게 익숙해지고 편해지는 만큼 좀더 능글맞아(?)지기도 하는 것 같다.
나와 다른 점이 훨씬 많은 이 작은 사람들과 함께 있다보면
많은 장면이 예상치 못한 시트콤의 한 장면이 된다.
게다가 점점 이 시트콤의 개그 코드도 새롭게 바뀐다. 아이들 저 나름대로 개그를 만들어 낸다.
아이들이 내 앞에선 장난치다가도 학부모님이 오면 잘하는 것처럼 연기하겠다고 호언장담하며, 익살맞게 시늉한 장면이 기억이 났다.
그 과장된 표정과 몸짓이 재미나서, 정색하고 안 웃긴 척 하려고 하다가 나도 모르게 웃어버렸던 일.
사실, 웃고 나니까, 웃어 넘겨도 큰일나지 않는 일이었다.
의무감에 휩싸여서, 자주 웃어주지 못한 것 같다.
기다려주거나 너그럽기보다, 걱정되어서 바늘 안 꽂힐 만큼 빡빡해진 순간이 많았다.
몸과 마음에 힘을 빼고, 내 숨결부터 편안해져야 그 마음이 전해져 간다는 걸 다시 떠올려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