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쓰기 프로젝트
우연한 기회에 시작한 교육연극과 소설 쓰기 프로젝트를 11월 말부터 시작해서 방학식 하기 며칠 전에 완료했답니다.
내년부터 교육연극이 본격적으로 교육과정에 들어온다는 말을 듣고
우리가 그동안 흔히 해 왔던 역할극, 촌극과 무엇이 다른지 궁금하기도 했고,
새로운 내용이 교육과정에 끊임없이 들어오고 있어서 또 막막하기도 했답니다.
그래서 이웃 학교에서 하는 교육연극특강을 들으러 갔다 왔어요.
막상 연수가 시작하니 끊임없이 몸을 움직여야 해서 다소 귀찮은 부분도 있었지만
그래도 학생들이랑 어떻게 교육연극을 시작해야 하는지 조금은 이해가 되었답니다.
그래서 잊어버리기 전에 교실에서 한번 적용해 보자 싶어 다음날 바로 적용해 보았어요.
생각했던 것보다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임하고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면서
어렵지 않게 진행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그리고 교육 연극 활동을 3시간을 하고 나니 마무리를 해야 할 것 같은데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하다가
아이들에게 우리가 했던 내용을 소설로 표현해 보면 어떨까 이야기했더니 좋다고 해서 시작하게 되었답니다.
그래서 소설의 내용이 조금은 체계가 없고, 끝이 허무하게 종결된 점은 조금 아쉽지만 그래도
이런 활동을 마무리할 수 있어서 엄청 보람된 일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 활동을 하고 난 후에 우리 반 한 아이의 꿈이 작가라는 말을 듣고는
그 아이에게는 더욱더 좋은 기회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산 속집에서 하룻밤을 자면 1,000만 원을 줍니다."라는 글귀 하나만 던져주고 시작하게 됩니다.
처음에는 선생님이 하는 말이 무슨 말인지 몰라서 어리둥절하더니
그래도 시작을 하니 차차 이해해 나가기 시작하였답니다.
그리고 저는 그 상황으로 들어가서 광고주의 역할을 맡게 되었답니다.
이런 상황에서 광고주에게 어떤 질문을 하고 싶은지 물어보면 답을 해 주겠다고 하니
처음에는 쭈뼛거리던 아이들이 하나둘 질문을 하기 시작했답니다.
“그곳에 가면 살아나올 수 있나요?”
“그것도 말해줄 수 없습니다.”
“그 집은 저택인가요?”
“저택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원하는 사람들은 다 수용할 수 있다고 전해 들었습니다.”
“그곳에 혼자 가야 하나요?”
“아니요. 신청자에 한해서는 한꺼번에 몇 명이든 상관없습니다.”
“그런데 언제 가는 건가요?”
등등. 아이들의 질문에 대해서 적당히 대답을 해 주시면 된답니다.
하지만 조금은 체계성을 가지고 대답을 해 주셔야 나중에 이야기가 산으로 가지 않겠지요.
그리고 아이들한테 주인공이 이런 광고를 낸 이유를 잘 알 것 같은 사람들을 이야기해 보라고 하니
정원사, 경비원, 주변 주민, 집주인 친구 등을 말하길래 이 4명을 핫시팅을 했어요.
각 역할을 정하고 자신이 말하고 싶은 대로 이야기를 창작해서 답변을 해 주면 된다고 했지요.
미리 합의된 내용이 아니다 보니 4명의 말이 서로 맞지 않는 것도 많이 있었지만 어디까지나 소문이니까
맞는 것은 통일시키고, 틀린 부분은 이런저런 소문이 있는 것으로 정리를 하였답니다.
그리고 핫시팅을 통해 들은 내용 중에서 어떤 장면을 정지 동작으로 나타내어 보는 활동을 하였어요.
그리고 한마디씩 말을 하면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도 말해 보았답니다.
생일파티 장면, 사람을 해치는 장면 등 나름 자신들이 표현해 보고 싶은 이야기 속 장면들을 연출하는 시간을 가졌답니다.
그리고 또 핫시팅을 하고 전체적으로 이야기가 어떻게 흘러갈지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지고 마무리를 하려고 했지만,
뭔가 애매한 것 같아서 우리 반 친구들이랑 나눴던 이야기를 하나의 소설로 마무리 짓기로 했답니다.
그래서 역할을 나누고 그동안 했던 활동들에서 나왔던 대화 부분을 살려서 글을 쓰기 시작했답니다.
소설이니까 삽화도 필요할 것 같아서 원하는 아이들에게 삽화를 그리도록 했답니다.
4명의 아이만 삽화 작업에 참여를 하였는데 나중에 책이 나오고 나서 다른 아이들도 삽화 작업에
동참하고 싶었다고 이야기를 하더군요.
본인의 이름이 따로 기록되는 것이 부러웠던 모양입니다.
소설 쓰기 작업은 생각보다 너무 어려웠던 것 같아요.
저도 처음으로 해 보는 프로젝트라서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했지만
그래도 짧은 시간 동안이었지만 완성이 되기는 하더라고요.
다음에 다시 하게 된다면 아이들한테는 모든 내용을 대화체로 적으려고 해야 할 것 같아요.
대화체로 적어 놓은 것이 수정도 훨씬 더 쉽고, 다음으로 진행하기가 괜찮았어요.
표지디자인을 할 시간도 없었고, 출판경비도 없었기 때문에
그냥 흑백으로 출판하였답니다. 우리 반 아이가 마지막 날 그려온 표지그림을 추가해서요.
그리고 책이 온 날, 우리 반 아이들 모두 작가 사인회를 하면서 마무리를 했어요.
아이들이 각자 적은 내용은 짧지만, 그래도 그 내용이 모여서 하나의 소설로 만들어진 것에 큰 의의를 두면서 이 작업을 마무리 했답니다.
내년에 다시 하라면 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