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知의 세계] 르누아르, "그림은 아름다워야 한다" (2)
르누아르 1편에서는 초상화를 위주로 살펴봤습니다.
2편에서는 초상화가 아닌 다른 그림들을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초상화는 "아름다움" 이었다면, 이번에 소개해드릴 작품들은 "즐거움"입니다.
르누아르는 항상 행복한 순간을 담으려고 했습니다.
그래서인지 그의 그림 속의 사람들은 함께 어울려 놀고, 마시고, 웃고 있습니다.
화려한 옷과 장식품, 먹음직스러운 음식들까지.
초상화만큼이나, 아니 초상화보다 더 생기 넘치는 르누아르의 그림들을 지금부터 보여드리겠습니다.
<물랭 드 라 갈레트의 무도회>
이 작품은 르누아르의 작품 중에서도 손에 꼽히는 명작입니다.
그림 속 무도회는 몇 시쯤이었을까요?
바로 이 점이 <물랭 드 라 갈레트의 무도회>를 유명하게 만든 이유입니다.
#빛
르누아르는 인상주의 화가답게 빛의 변화를 정말 잘 나타낸 화가였습니다.
인상주의는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빛의 색깔을 포착해서 그림에 나타나는 것이 특징입니다.
그래서 빛을 어떻게 나타내느냐에 따라서 화가만의 화풍이 결정될 정도입니다.
아마 이 무도회가 열리는 곳은 큰 나무들이 많았을 것입니다.
따스하게 내리쬐는 햇볕이 나뭇잎에 가려 사람들의 눈을 간질간질하게 만들고 있으니까요.
그런걸 보면 점심시간 즈음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스크롤을 살짝 올려서 그림을 다시 감상해보세요.
이야기를 듣고 보니 그림 속에서 간질간질한 그림자가 보이시나요?
(저는 이 그림을 볼 때마다 괜히 제가 눈을 슬며시 뜨며 혼자서 상상으로 햇빛을 느껴본ㄷ.....)
<뱃놀이 일행의 오찬>
정말 멋있는 오찬입니다.
그림 속의 사람들은 누구 하나 어울리지 못하는 사람 없이 모두가 이 시간을 즐기고 있습니다.
테이블 위에 와인과 과일을 보니 다들 기분 좋게 한잔씩 하셨고요.
심지어 그림 왼쪽 아래에 있는 멍멍이조차 기분이 좋아 보입니다.
이렇게 르누아르는 모두가 즐거운 순간을 그렸습니다.
#모자
1편에서부터 지금까지, 그리고 앞으로 나올 르누아르의 작품에는 정말 많은 모자가 등장합니다.
모자 종류도 다양하고 장식들도 화려합니다.
르누아르는 어떤 주제든 모자를 그리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옷만큼이나 모자도 정말 화려했습니다.
하지만 그림을 주문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모자는 반가운 것이 아니었습니다.
왜냐하면!
모자에 달린 장식과 모자 모양은 유행에 따라 변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혹시 모자 유행이 변하면서 그림 속 모자가
그림 값이 내려갈까 주문하는 사람들은 제발 모자를 그리지 말아달라고 부탁했을 정도라고 합니다.
하지만 우리의 르누아르,
꿋꿋이 모자를 그려 넣었습니다. (깔깔)
위의 두 작품은 나란히 두고 보시는 게 좋습니다.
두 그림 모두 주제는 무도회입니다.
구도도 비슷하고요.
그럼 도대체 어떤 점이 다른지 감이 오시나요?
#옷
왼쪽의 그림은 <시골의 무도회>, 오른쪽의 그림은 <도시의 무도회>입니다.
신기하게도 시골과 도시의 분위기가 느껴집니다.
<시골의 무도회>
- 편해 보이는 정장과 원피스
- 모자와 부채를 들고 있는 것을 보니 야외
- 뒤에 흐트러진 테이블과 테이블 커버, 그리고 아래에서 바라보는 사람
- 자유분방한 모습
<도시의 무도회>
- 턱시도와 드레스
- 붉은 카펫과 대리석 벽과 기둥
- 격식을 차린 무도회 모습
신기합니다.
같은 주제이고 같은 구도인데, 정말 다른 그림이 되었습니다.
이렇게 르누아르의 작품들 중 주제와 구도가 같은 그림을 비교해보는 작업도 굉장히 재미있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좋아하는 화가를 소개해드리니 이야기가 술술술 나오네요.
다음에는 어떤 화가를 소개해드릴지 고민하는 것조차 저에겐 즐거움입니다.
궁금하지만 인터넷에 찾아보기는 애매하고,
내가 원하는 정보를 찾기에 자료는 너무 많고,
나는 미술 전공자가 아닌데 글들은 어렵기만 하고,
그런데 또 알고 있으면 좋을 것 같은
그런 미술 지식들.
제가 쉽게 설명해드리겠습니다.
그 다음 글도 궁금하시죠?
"미지의 세계"를 잊지 말고 기다려주세요!
* 모든 그림은 위키미디어에서, 사진은 직접 찍은 사진으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