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수업] 이런 만화 수업은 처음일겁니다. (준비)

"오늘은 만화 그리기 수업을 할거예요."

"와 - !"

"학습지에 만화를 그려봅시다."

'잉....?'

만화를 주제로하는 미술 수업을 하려면 생각보다 많은 과정이 필요합니다.

아이들이 2시간 안에 완성할 수 없어요.

'4컷만화는 컷 수가 적어서 할 수 있겠지?'

그렇지 않습니다.

4컷 안에 기승전결을 담아야하기 때문에 아이들이 떠올리는 이야기는 제한됩니다.

많은 만화 수업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표정 그리기 연습하기

  - 사람 포즈 연습하기

  - 반전이 있는 스토리짜기

  - 말풍선 넣기

처음에 눈과 눈썹, 코, 입이 여러개 그려진 학습지를 따라 그린 뒤 컷이 나눠져있는 종이에 만화를 그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흠......

지금부터 만화 수업을 확 바꿔볼까요?

1. 만화 수업의 목적은 무엇인가요?

만화 수업을 통해 아이들이 배워야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보아야합니다.

잘 그려진 한 편의 만화를 원하는 것이라면.... 안타깝게도 이미 초등학교 교육과정 수준을 넘어가버렸습니다.

그림을 잘 그리는 학생도, 그림을 못 그리는 학생도 즐거울 수 있는 만화 수업을 위해서는 '목표 설정'이 가장 중요합니다.

초점을 살짝 틀어볼까요?

만화 그리기 → 만화 제작하기

[6미02-05] 다양한 표현 방법의 특징과 과정을 탐색하여 활용할 수 있다.

만화는 자신이 가진 아이디어를 표현해내는 방법 중 하나로 교과서에 들어와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만화를 '그린다'고 표현하는 것보다 하나의 작품으로 '제작한다'고 표현하면 쉽게 풀립니다.

스토리를 구성하고, 효과적으로 스토리를 재현하기 위해 학생들은 선택을 해야합니다.

그림체가 아닌 이야기를요!

예쁜 그림체를 가진 만화가 아닌 내가 표현하고 싶은 이야기와 비슷한 이야기를 지닌 만화를 찾아보게 됩니다.

스포츠 만화를 그리고 싶다면 스포츠를 주제로하는 만화나 애니매이션을 찾고, 그 안에서 등장인물의 포즈와 표정을 유심히 살펴보는겁니다.

이렇게 만화 수업을 하는 목적을 살짝 바꿨을 뿐인데, 수업의 시작은 완전히 달라집니다.

2. 어떤 만화를 그릴 것인가요?

만화방 책꽂이 앞에서 종이향을 맡으며 만화책을 뒤지고 빌리던 시대를 아이들은 모릅니다.

그만큼 시대는 바뀌었고, 따라서 만화의 형태도 달라졌습니다.

아이들은 책으로 보는 만화보다 웹툰과 애니매이션이 익숙하고, 만화를 책으로 보던 어른들은 이제 만화책을 비닐도 뜯지않고 수집하기도 합니다.

그렇게 때문에 더더욱 컷이 나눠져 있는 학습지는 학생 입장에서는 되려 어색합니다.

#트랜스미디어

같은 미디어라도 이제 형태가 무궁무진해집니다.

(앞서 소개한 만화 이야기도 트랜스 미디어에서 시작했었습니다. 

https://www.educolla.kr/bbs/board.php?bo_table=Author_YangInseon&wr_id=20 )

형태가 다양해진만큼 작가의 상상력과 표현을 더 효과적으로, 더더 재미있게 담아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학생들에게도 더이상 학습지 형태의 만화를 그리는 것이 아니라 상상력과 표현력을 확장할 수 있는 형태의 만화를 제작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합니다.

형태를 자유롭게 했을 때 만화 수업이 스톱모션으로, 애니매이션으로, 영상으로 확장해나갈 수 있습니다.

3. 어떻게 평가하실건가요?

미술 역시도 교육과정에 근거하여 이루어지는 수업입니다.

그렇다면 평가도 피해갈 수 없죠.

하지만 미술 평가는 사람들이 많이 외면하기도 합니다.

자율성을 인정해주고 단순하게 평가하다보면 결국 원래부터 손기술이 좋았던 학생이 아니라면 주목받기 힘듭니다.

'만화 그리기'수업이라면 만화를 많이 따라 그리던 아이들만 신나는 수업이 됩니다.

하지만 '만화 제작하기' 수업이라면 그리기 실력과는 무관하게 표현 방식이 참신한 학생도 등장합니다.

그렇다면 성취기준에 적합한 평가가 이루어집니다.

만화 수업의 결과물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 생각해보면 수업의 설계와 자료가 눈에 그려지실겁니다.

잘 만들어진 메뉴얼로 만화 수업을 진행하면 쉽습니다.

하지만 만화 수업을 통해 아이들에게 미술에 대한 즐거움을 남기고 싶다면 잠깐 잘 그려진 만화들을 잠깐 내려놔 주세요.

2편에서는 본격적으로 만화 수업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빈 도화지로만 만화 수업하는 방법, 곧 공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