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 순간 행복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매 순간 행복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배 만드는 법을 가르쳐주려고 하기보다는 멀리 있는 바다를 꿈꾸게 하라.” - 생텍쥐페리
울림이 있는 교육적 내용이지만 생각보다 아이들에게 바다를 꿈꾸게 하는 건 쉽지가 않다. 아이들이 꾸는 꿈이란 대게 두루뭉술하고 막연한 경우가 많고 미래를 생각하기보다 당장의 즐거움을 쫓는 경우가 많다. 일례로 우리반 아이들의 꿈은 각각 선생님과 게임 BJ이다. 작년까지만 해도 둘 다 축구선수가 꿈이었다.
나는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생생한 꿈을 꾸고 그를 위해 달려갈 수 있도록 안내할 수 있을까 고민이 많았다. 진로 교육 실천사례 대회에도 나가보고 관련 연수도 들어봤지만, 현재도 해답을 찾아가는 중이다. 오늘은 그 이야기를 풀어볼까 한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아이들이 꾸는 꿈이란 결국 행복이란 것이다. 생텍쥐페리가 말한 꿈 꾸게 하라는 바다란 위대한 것, 훌륭한 것, 유명한 것처럼 비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중요한 건 대단한 것을 꿈꾸고 그를 위해 달려가는 것이 아니라 어제도 아니고 미래도 아닌 바로 오늘을 행복하게 보내는 것이다. 오늘의 행복을 차곡차곡 쌓아서 내일의 행복을 만들어가는 것이고 그러한 오늘과 내일이 쌓여서 미래의 행복한 나로 우뚝 서는 것이다.
사람들은 연초가 되면 작심삼일로 끝날 계획을 세우곤 한다. 조금 더 길게 가는 사람도 있겠지만 대부분 계획은 얼마 못 가 흐지부지되는 경우가 많다. 인생도 그렇다. 우리는 대략적인 인생의 계획과 목표들이 있다. 하지만 인생이란 그렇게 정답처럼 흘러가지 않는다. 살다 보니 어느새 내가 이 지점에 와 있는 게 인생이다. 흔히 인생을 강물에 비유하는 데 흘러가다 보니 떠밀려 와 있는 게 인생이다.
중요한 건, 아이들이 매 순간 행복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초등학생 시기는 진로인식단계로 어릴 때부터 훈련을 받는 예술가나 운동선수, 연예인 등이 아니라면 자라면서 끊임없이 꿈이 바뀌곤 한다. 그런 학생들에게 교사는 다양한 경험의 기회를 주고, 사고의 폭을 넓혀 스스로 행복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특히 교사 스스로가 삶을 행복하게 살아야 아이들 또한 그러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
아이들은 자라서 어린 시절 꿈을 이룰 수도 있지만, 자신이 원하던 일과는 상관없는 다른 일을 하게 될 수도 있다. 중요한 건 무엇을 하느냐가 아니라 무엇을 하든 그 일을 어떻게 해내느냐이고 아이들은 바로 그 어떻게(how)를 배워야 한다. 어떻게란 곧 스스로가 행복해지는 방법을 말한다.
그렇다면 행복이란 뭘까? 사람은 주체적으로 살 때 행복감을 느낀다고 한다. 주체적으로 사는 것은 능동적으로 움직이고 자율적으로 결정하는 삶을 말한다. 여기에 몰입이라는 경지를 느낄 수 있다면 더 좋다. 그러하면 성취는 저절로 따라온다. 앞에서 말한‘자유’, ‘몰입’, ‘성취’는 몬테소리 교육철학의 핵심이기도 하다. 구글의 공동 설립자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 아마존 설립자 제프 베조스도 어린 시절 이 몬테소리 교육을 받았다고 한다.
얼마 전에 온라인 사회 학습 과제로 ‘우리 학교의 문제점’을 찾아보라고 하였다. 그러자 우리반 학생이 “우리 학교에는 문제가 하나도 없어서 적을 게 없어요.”라고 문자를 보내왔다. 재차 물었지만 대답은 똑같았다. 아직 내가 아이들에게 바다를 꿈꾸게 하는 경지에까지는 이르지 못했지만, 만족스러운 삶을 보낼 수 있게끔 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에 안도의 미소가 지어졌다. 우리반 아이들이 먼 훗날 나와 보낸 시절을 행복했던 추억으로 기억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