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교육] 다문화특별학급 도교육청 점검일
“5월 18일에 도교육청에서 점검 나오니깐 준비하고 계세요.”
아침에 교무실에서 교감 선생님을 만나니 넌지시 일러주신다. 으앗, 원래 매년 점검 나오다가 작년에는 코로나로 인해 점검이 없었다고 하는데... 올해는 담당자가 바뀌기도 했고 다문화국제혁신학교 추진상황도 함께 살펴볼 겸 도교육청에서 장학관과 장학사님 모두 네 분이 나온다고 하셨다. 연구부장님이 “크게 부담 갖지 않아도 돼요.”라고 말씀하시긴 했지만 약간의 부담은 됐다.
아침에 이 이야기를 듣기 한 주일 전에 지역교육청에서도 업무지원 차 장학사님이 나오셨었다. 우리 학교 학생의 3~40% 이상 학생이 다문화학생이다보니 교육청에서도 많은 관심을 갖고 계신다.
나는 그동안 기록해놓은 각종 업무계획서, 학생개별실태카드, 학생/학부모상담일지 등을 출력해서 서류철해놓았다. 강사 계약서, 각종 관련 서류들도 묶어놓았다. 함께 협력하는 다문화업무지원팀 선생님들도 책상과 관련 책자들을 날라서 장학관, 장학사님들과 협의할 내용들을 준비해놓았다. 교실 환경도 좀 더 쾌적하게 신경썼다.
문득 나의 학창 시절이 떠올랐다. 특히 중학생 시절이 강렬한데 선생님들께서 장학사님이 나오신다고 교실 창문을 어찌나 깨끗이 닦으라고 시키시던지 나는 혹시 창문 밖으로 떨어지는 건 아닐까 하는 공포심을 느끼기도 했었다. 확실히 이젠 그런 경향은 줄어들었다. 하지만 여전히 어렵고 부담되는 건 사실이다.
장학관님, 장학사님, 교감선생님, 연구부장, 전년도 다문화특별학급 담당자, 나(이번년도 담당자) 이렇게 8명이 책상에 둘러앉았다. 연구부장님이 혁신학교 운영계획 및 추진 경과에 대해서 보고하고 다음으로 내가 다문화특별학급에 대해서도 보고하였다. 이런 자리는 처음이라 어색하고 긴장이 되어 속사포처럼 쏟아냈다. 장학관님과 장학사님은 다문화가족지원센터와의 협업 내용과 예산 사항에 대해 집중적으로 물어보셨다. 특히 예산계획을 세울 때는 너무 구체적으로 명시하기보다는 일반화하여 적으면 예산 활용에 더 쉽다고 하셨다. 또한 목적사업비이니만큼 목적에 맞게 다문화특별학급 학생들을 대상으로 집중적으로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보아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마지막으로 장학관님 한 분이 나에게 “혹시 마지막으로 궁금한 점이 있으신가요?” 물어보셨다. 나는 “3월 초 공문에 다문화교육이 양적으로 팽창했지만 질적으로도 보완할 필요가 있다라고 적혀있는데 어디에 중점을 두길 바라시나요?”라고 여쭤보았다. 장학관님은 보내주신 가이드라인을 참고하면 된다면서 다문화교육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강조하셨다.
하기 전엔 부담이었으나 막상 끝나고 나니 이런 자리가 필요하긴 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위에서 하달식으로 업무를 지시하는 게 아니라 서로 만나서 소통하고 목적과 목표를 다지는 시간이 교육의 내실화를 기여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굳이 하나만 더 바라자면 과거 내 학창 시절에는 장학사님이 방문하실 때마다 연례행사처럼 여러 의전(?)을 준비했지만 지금은 간소화된 것처럼 좀 더 교육청에서 책임감이 막중한 일을 하는 분들과 현장에서 교육을 수행하는 교사들 간의 보이지 않는 벽이 좀 더 낮아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그럴 때 진정한 의미의 상호소통과 이해, 실속있는 교육이 이루어지지 않을까? 허울은 벗어던지고 교육의 본질과 진정한 가치에 집중하는 시간이 더 늘어나기를 바란다.
연재 목차
[다문화 교육] 다문화 특별학급의 한해살이
1) 다문화 특별학급의 한해살이
2) 수천만원 단위의 예산을 쓰는 법
3) 다문화특별학급 도교육청 점검일
4) 다문화가정 어린이들에게 필요한 교육
5) 다문화가정 어린이를 낙인찍지 않기
6) 동료장학 공개수업일
7) 번외편- 꿈터 학생들과의 즐거운 일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