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미래학교] 학교폭력예방UCC제작기 – 매일매일이 즐거운 수업
작년에 그림책 한 권을 썼다. 제목은 <장미꽃과 바다>. 꽃들 사이에 일어나는 따돌림과 화해를 다룬 내용이다. 내가 바로 당사자이기도 하고 관련 책과 영상을 많이 찾아봐서 이 주제로 꼭 써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소장용으로 묵혀둔 내용을 우리반 융합 수업에 활용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미래예비학교인 우리학교에서 학년별로 자율교육과정을 만들라고 했다. 학교에서 나눠준 템플릿에 맞춰 학생들과 교육과정을 수립해나갔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 고민거리들은 무엇인지 좁혀나가며 “내가 좋아하는 분야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라는 대표 질문을 만들었다. 그리고 우리반 학생들과 함께 <인형극으로 영상 만들기> 수업을 진행하게 됐다. 각자 게임BJ와 만들기 관련 일을 하고 싶은 아이들의 적성을 고려해 수업의 초점은 소품 만들기와 영상 만들기에 두었다. 그리하여 아이들에게 내가 만든 극본을 활용해보자고 제안했고 아이들은 그러자고 했다.
↓<인형극 만들기 계획서: 미술 지학사 6학년 7. 미술로 하나 되어>
먼저 클레이점토로 인형극에 등장할 꽃들을 만들었다. 주인공인 장미꽃, 프리지아꽃, 안개꽃, 히야신스꽃, 제라늄꽃을 만들었다. 인터넷에서 꽃 사진을 내려받아 좀 더 쉽게 만들 수 있도록 보여줬다.
클레이로 꽃을 완성한 후에는 극본 낭독을 녹음했다. 마침 학교에서 구입해놓은 고급 마이크 장비를 활용했다. 곰녹음기와 연결해 녹음해보려고 했지만 잘되지 않고 계속 오류가 나서 다른 무료프로그램을 다운받아서 했다.
↑<음성녹음파일>
음악시간에는 극본에 맞춰 무료 음원사이트에서 배경음악도 골랐다. flower, sad, sea, happy라는 키워드로 검색하니 장면에 어울리는 음악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다음으로는 11개의 장면으로 나눠서 녹음한 후 영상 촬영에 도입했다. 처음에는 스톱 모션도 생각했지만 여건이 되지 않아 한 장면 한 장면씩 사진으로 찍어 이어붙이자는 계획을 세웠다. 학교 앞 화단에 나가 첫 장면을 촬영하고 이어 벤치에 앉아 바다 사진을 배경으로 후반 장면을 촬영했다. 비가 조금씩 내리고 있었지만 더 큰 비가 내리기 전에 무사히 촬영을 마쳤다. 이제 남은 건 편집만 하면 됐다.
편집은 무비메이커를 활용했다. 학교에 파워디렉터라는 프로그램이 있었지만 사용법이 어려워 무비메이커로 바꿨다. 미술시간과 실과시간을 활용했으며 6분 영상을 만드는 데 총 3시간이 걸렸다. 사진을 한 장 한 장 넣어 애니메이션 효과를 주고 녹음파일을 순서에 맞게 배치했다. 무비메이커는 두 개의 음향을 동시에 넣을 수 없어서 먼저 첫 번째로 극본 녹음을 삽입한 동영상을 완성한 후 다시 그 영상에 음향 파일을 덧입혔다. 그렇게 해서 최종 동영상이 완성됐다.
마지막으로는 썸네일을 만들었다. 포토스케이프 프로그램을 활용해서 글자를 넣고 사진을 편집해서 시각적 효과를 주었다. 이때 미술 1단원에서 배운 <색의 변화>중 주목성과 명시성도 고려하라고 일러주었다. 아이들은 자신들이 많은 썸네일에 흡족해했다.
이렇게 해서 모든 작업이 완료되고 유튜브에 영상을 올렸다. 마침 공모전이 열리고 있어서 공모전에도 영상을 응모했다. 결과는 모르지만 우리반이 함께 해서 하나의 결과물을 완성했다는 점에 성취감과 함께 뿌듯함을 느꼈다. 아이들 또한 유튜브 영상에 댓글을 올리며 만족스러워했다. 학교 유튜브 채널에도 올리고 다른 학년과도 공유했다. 앞으로도 이런 재미난 수업을 더 많이 해나간다면 학교 오는 매일이 즐겁고 신날 것만 같다.
▶완성 영상 링크: 학교폭력예방 UCC 동화<장미꽃과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