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 전공직업실? 직업생활실? 여기가 학교 맞나요?
제가 특수학교에 근무하던 첫 해, 가장 놀라웠던 점은 정말 특별해 보이는 특별실들이 많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바리스타실, 제과제빵실, 도예실 등이 그 예입니다. (물론, 특수학교마다 특별실 이름은 다릅니다. )
특수교육대상학생들을 위한 다양한 교육이 이루어지는 곳, 특수학교의 물리적 공간에 대해 알려드리겠습니다.
1. 교실
한 학급당 학생수는 평균 4~6명 정도 입니다. 저희반은 4명입니다. 좌석은 교사가 재량껏 배치시킵니다. 저희반은 아이들이 옆 친구에게 방해받는 것을 싫어하여 따로 떨어져 앉도록 배치하였습니다.
동그라미를 쳐 놓은 두 군데 보이시나요? 왼쪽 동그라미가 가리키는 문을 열고 들어가면 교사실이 있습니다. 옆반 선생님과 함께 쓰는 공간입니다. 옆반에도 교사실로 들어올 수 있는 문이 있습니다. 굳이 복도로 나가지 않고도 교사실을 통해 옆반을 왔다갔다 할 수 있습니다. 별도의 학년 연구실은 없습니다. (이러한 공간적 배치 때문에, 옆반 선생님과는 매우 친해지지만, 다른 동료들과 말을 섞을 시간이 거의 없습니다. 제가 매우 안타까워하는 부분입니다. )
오른쪽 동그라미가 가리키는 문을 열면 화장실이 나타납니다. 짜잔~~교실 안에 화장실이? 맞습니다. 특수교육대상학생들은 신변처리가 힘든 친구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교실에 화장실을 두고, 신변 처리 지도를 매우 빈번하고 직접적으로 실시하고 있습니다. 복도에도 화장실이 있으며 자기 스스로 화장실 이용이 가능한 친구는 복도 화장실을 이용하기도 합니다.
2. 전공과
특수학교에는 직업 교육을 위한 '전공과'라는 것이 운영됩니다. 고등학교 졸업 후 별도의 직업교육을 2년간 더 받을 수 있는 과정입니다. 전공과 신입생 선발전형을 거쳐 선발되고, 전공과에서는 교과 수업을 하지 않기때문에 학생용 책걸상 보다는 직업교육에 적합한 설비들을 비치하여 둡니다.
3. 운동훈련실
여러 가지 특별실 중 초등학생들을 위한 유일한 공간이라고 생각됩니다. 실내에 작은 미끄럼틀과 트램폴린까지, 미니 키즈카페 같습니다. 천정이 낮아 답답하고 먼지도 많이 쌓이지만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노는 소중한 공간입니다. 이곳에서 놀이를 하면서 규칙도 익히고, 배려심도 가지게 됩니다.
4. 전공작업실
여러 가지 작업을 실습해 보는 곳입니다. 저는 초등학생들만 지도하다보니 이러한 특별실을 이용해볼 경험은 없었습니다. 어깨너머로 관찰해 보니포장 상자 접기, 치약과 칫솔세트 포장하기 등 을 반복적으로 연습을 하더라구요. 그 외에도 특수교육대상학생들이 성취할 수 있는 다양한 작업 실습을 교사들이 고안해내어 지도하는 곳입니다. 주 사용 대상은 전공과 학생들 입니다.
외부 업체를 통해 일꺼리를 받아와서 하기도 하고, 직업을 갖기 위한 기능을 익히기 위해 연습을 하기도 합니다. 전공과는 특수학교마다 중점으로 두는 내용이 다르기 때문에 특수교육대상학생이 전공과에 진학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그 학교의 정보를 알아보는 것이 필수 입니다.
5. 직업 교육실
전공 작업실과 유사한 기능을 하는 특별실입니다. 주로 '진로와 직업'이라는 교과 수업이 이루어지는 곳이고, 주 사용 대상은 중, 고등학생들 입니다.
6. 직업 생활실
일상생활 능력을 지도하기 위한 장소입니다. 음식 만들기, 설거지하기, 그릇 정리하기, 청소기 사용하기, 방 바닥 닦기, 이불개기 등을 실습해 보지요. 실과시간에 활용하기에도 좋은 특별실 입니다. 본교의 경우는 제과제빵실이 따로 설치되어있지 않아 이 곳에서 제빵 수업을 하는 모습도 종종 보았습니다. 맛있는 냄새가 가득한 특별실이기도 하네요.
특수학교의 교실과 특별실에 대해서 소개해 드렸습니다. 특수학교에도 음악실, 과학실, 미술실 등 교과 특별실이 있습니다. 오늘 말씀드린 특별실들은 정말 특수학교만의 특별한 특별실만 소개해 드린거랍니다.
선생님들께서 꼭 알아두셔야할 정보들은 아니지만 혹시 특수학교에 진학하고자 하는 학생이 있거나 학부모 상담시 활용하실 수 있도록 대략적인 것들만 알려드렸습니다. 학교마다 특별실 구성은 다르다는 것 꼭 기억해주시고, 앞으로도 선생님들의 특수교육에 대한 안목을 높일 수 있는 정보들 많이 준비하도록 하겠습니다.
오늘도 우리 특수 아이들, 잘 챙겨주시고 보듬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서로 다른 우리가 만들어가는 따뜻하고 아름다운 세상을 꿈꾸며 늘 선생님들을 응원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