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 원격수업시대의 교생실습
온라인개학 이후, 대면 수업이 시작되기 전 교생실습이 시작되다.
1. 2014년 교생지도, 그 첫 경험
특수학교에 근무하고 있었지만, 교생들에게는 특수학급의 경험도 들려주고 싶어 너무 많은 내용을 전달하려고 애썼던 시기이다. 사실, 교생들은 다음날 있을 수업 준비와 과제 제출에도 바빴을 텐데, 지도교사는 지도교사대로 뭔가를 늘 제시하고 요구했으니 그때 교생은 참 힘들었겠다 싶다.
교생이 준비한 연구수업 주제(국어과: 사진일기쓰기)가 재미있었다. 그래서 그 소재를 활용하여 내가 조금 각색하고 단원을 재구성하여 그해 2학기에 특수교사 수업연구발표대회에 참가하였다. 그리고 등급도 받게 되었다. 나에게는 고마운 교생이다.
2, 2017년 교생지도, 그 두번째 경험
한꺼번에 두 명의 교생을 함께 지도하게 되었다. 일이 두 배였다. 일일이 매차시 수업 지도안을 피드백 해 주었고, 연구수업을 준비할 때에도 공을 많이 들였다. 교생지도 첫 경험의 아쉬움을 만회하고 싶어 또 무한 애정을 쏟아부었다. 교생도 열심히 따라주었다. 임용까지 좋은 소식이 있으면 좋았을 텐데, 아직 연락이 없는걸 보니...조금더 기다려야 하나보다.
3. 2020년 교생지도, 그 세번째 경험
올해 시작한 교생지도는 본교 교사들이 먼저 추진한 사업이다. 운동장도 없는 열악한 특수학교의 시설에서, 우리 아이들에게 뭔가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고 싶은 마음에 교사들이 마음모아 교생을 받아보는게 어떻겠냐는 의견을 나누었다. 그 결과 7명의 교생이 본교로 오게 되었고, 등교개학이 계속해서 연기되는 상황에 교생실습 시기도 계속 연기되고 있었다.
드디어, 교생실습시기가 정해졌다. 5월 25일(월)~6월 8일(월), 10일간(기간 중 6월 5일 개교기념일 제외).
2주 동안 교생 선생님께 어떤 걸 전해주고 함께 나누어야 할까? 나도 막막했지만, 평생 한번 있을 교생을 2주만에 후딱 끝내야하는 이번 교생들도 애잔했다.
본 학급은 초등 3학년으로, 등교 개학이 6월 3일로 정해졌다. 그러면 그 전에는 원격수업을 해야한다.
난생처음 지도교사 화상수업을 공개하고, 교생들도 화상수업을 실시했다.
교생이 화상수업을 실시하는 동안, 지도교사는 학생 책상에 앉아서 수업을 살펴보고 피드백을 해 준다.
그런데, 내가 화상수업을 처음할 때에는 어색하기도 하고, 아이들 관심끌려고 노래도 불렀다, 가면도 쓰고 벗었다 쇼를 했는데 이 교생들은 너무 자연스럽다. (얼핏 유튜버 같기도 했다.)
화상수업 장면이 매우 자연스럽고 재미있어보였다. 역시 90년대생은 달라도 다른가보다.
유튜브 영상을 공유했다, 다시 줌(zoom) 화면으로 돌아와서 이야기했다 자유자재로 활용한다.
아이들이 지루할 사이가 없겠다.
다만 화상수업 중에는 한 명의 목소리만 들리기 때문에, 아이들의 작은 소리 하나하나가 들리지 않는다.
묻혀버린다고 해야하나?
교사의 목소리를 조금 더 낮추면 좋겠다.
그리고 교사가 조금 더 천천히 말하고 아이들의 반응을 관찰하면 좋겠다.
영상을 제작하는 능력도 뛰어나다.
파워포인트의 새로운 기능을 교생선생님을 통해 많이 배웠다.
시각적 자료에 관심이 많은 우리반 친구들은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했을 것이다.
매 차시 이런 수업을 구상하고 자료를 제작했던 교생 선생님의 열정에 박수를!!
원격수업시대, 예비 교사들은 이미 많은 능력을 탑재하고 있는 것 같았다.
영상으로 소통하는 것을 두려워 하지 않았고, 기자재 활용도 자유로웠으며, 무릎을 탁 칠만한 아이디어도 많이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자신이 생각한 수업을 표현해야하는 지도안에는 그 역량이 다 담기지 못하였다.
지도안에 적힌 문장을 읽는데, 내용일 잘 이해되지 않고 어디서 발췌해 온 문장들로만 가득했다.
이러한 수업을 구상하게된 교사의 의도나 재구성 방법 등이 제대로 나타나있지 않았다.
대면수업 을 많이 해 보지 못하고 교생실습은 종료되었다.
지도교사도 아쉬웠지만, 교생들도 많이 아쉬웠을 것 같다.
하지만 교육의 새로운 방법에 대해서 경험해 보았으니 그 점은 득이라고 할 수 있겠지?
이 경험을 발판으로 더 많은 필살기를 장착한 능력있는 교사가 되길 진심으로 기원한다.
덧)
현재, 본교는 전교생 출석 수업을 운영 중이고, 전교생 방과후학교 까지 운영하고 있다.
학부모 설문조사 결과, 90%이상의 학부모님들은 전교생 등교, 방과후학교 정상 운영을 앞도적으로 지지한 것이다.
여전히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느낌이긴 하지만, 그래도 학교에 오는 아이들의 모습이 밝은걸 보면 힘이 나기도 한다.
아프지만 말자. 지금처럼 모두 학교에 잘 나올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