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사람 사이
멀어도 가까이 있는 사람, 가까이 있어도 먼 사람.
이 묘한 말의 의미처럼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정확히 정의할 수 없는 무엇인가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면 사람과 사람이 함께 살아가는 이 세상 속에서
이것은 과연 무엇일까요?
누군가는 그것을 코드라고 하고,
누군가는 그것을 궁합이라고 하며,
또다른 누군가는 그것을 교감이라고도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저 역시 길지는 않은 삶이지만
살아오면서 느껴 보건데
사람과 사람 사이의 코드, 궁합, 교감은 분명히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남녀노소와 상관없이
어떤 때에는 8살 여자 아이와,
어떤 때에는 20살 남자 동생과,
또, 어떤 때에는 60살이 넘으신 어르신과도,
서로 대화가 너무나 잘 통하는 사이라는 것을 경험한 적이 있으니까요.
하지만 사람과 사람 사이 중에서도
특히, 교사와 학생의 사이는
코드, 궁합, 교감과는 조금은 다르게 정의되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교사와 학생 사이의 관계는
서로 이해 관계에 따라
만나고, 만나지 않고를 선택하는 관계는 분명히 아니기 때문입니다.
또한, 교사와 학생 사이의 관계는
흔한 사람들과의 관계와는 다르게 한 번 정해지고 나면
코드, 궁합, 교감이 서로 맞지 않아도,
혹은 서로 속상한 일이 생겨도,
계속 보면서 소통하고, 이해하고, 미워하지 않으려고 노력해야 하는 관계임에는
분명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평소에 생각이 들 때마다
한 가지 다짐을 하고는 합니다.
나중에 교사가 되었을 때,
저도 사람인지라 만나게 되는 학생들 모두를 좋아할 수는 없겠지만,
최소한 미워하지는 않는 교사가 되어야겠다고.
때로는 어느 한 학생이 너무 말썽을 부려서 미워지려고 할 때도 있겠지만
그 마음을 잘 다스려서
좋아하기까지는 힘들더라도
최소한 미워하지는 말자고.
교사가 되기 전,
가슴 속으로 미리 미리 연습해 두어야겠습니다.
그리고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도
그저 건성으로 스치고 지나가는 일은 없는가,
너무 자주 만나기 때문에 으레 당연하게 여기는 일은 없는가,
한 번쯤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봐야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예전에 어떤 책에서 읽었던 구절을 상기하며 글을 마무리할까 합니다.
세상이 이렇게 불공평해도
좋은 사람과 좋은 시선은
여전히 어딘가에 있다는 사실.
나부터 일단 그런 사람이 되기를...
그런 시선이 되기를...
다른 어떤 직종보다도 교사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 대해서
한 번쯤은 깊이 고민해볼만한 주제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