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운동 100주년 기념 친일청산 프로젝트] 꼭꼭 숨어져라, 일본말이 들켜질라?
들어가며 : 퀴즈(아래 글에서 우리말이 아닌 곳을 찾아보시오.)
영어에서 수동태를 해석하는데 있어서는 '-하다'인지, 아니면 '되어진다'인지를 구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이런 말투는 모두 일본으로부터의 영향을 받은 것이다. 3.1운동 100주년을 맞이하여 보다 나은 친일청산을 위해 우린 일본의 영향을 받은 번역문장을 조기에 우리말로 치환해야 할 것이다.
우리말을 병들게 하는 일본말
이오덕 선생은 일제시대에 태어나 해방 이후 한평생 초등교육에 종사하며 우리말과 글을 되찾고자 애쓰셨습니다. 우리가 쓰는 말에는 중국글자(한자)와 일본어를 직역한 일본식 번역투가 너무 많아 우리말이 파괴되고 있음을 걱정하셨습니다. 선생께서 쓰신 '우리글 바로쓰기'는 우리가 인식하지 못한 채 일본 번역투를 쓰고 있음을 지적하셨습니다. 위에 제가 쓴 글에도 일본 번역투가 꽤 많이 적혀 있는데, 혹시 찾으셨나요?
변하지 않는 일본식 영어교육
3.1운동 100주년, 광복이 된 지 74년 째 되었음에도 우리는 여전히 우리만의 학문을 세우지 못하고 있습니다. 제가 이렇게 생각하고 있는 이유는 변하지 않는 교육내용 뿐만이 아닙니다. 교육내용을 해석하고 전달하는 방법에도 여전히 과거의 잘못된 방식을 쓰고 있습니다. 바로 일본 문장을 직역한 '이상한 번역 투'입니다.
많은 사람은 영어 문법에 수동태를 생각하면 '-되어진다'와 같은 말을 떠올릴 것입니다. 주어와 동사의 관계가 능동인지, 수동인지 구분하는 문제를 맞히기 위해, 수많은 영어 선생님께서 항상 목에 핏대를 올리며 강조하신 부분이기도 합니다. 수업을 듣던 그 당시에도 '-되어진다'는 표현은 우리말에 없는 표현이며, 일본어의 영향을 받은 것이라 알고 있었습니다. 세월이 꽤 지났고, SNS와 미디어 환경이 극도로 발전한 이 시대에도 꽤 많은 교육과 홍보가 이뤄졌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우연히 틀었던 EBS영어 수업에서 여전히 '-되어진다'는 말로 해석하는 강의를 보며 씁쓸함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바다가 보는거냐, 바다가 보여'지는'거냐?" 이제는 이름을 잊은 선생님의 외침이 아직도 머릿속에 선명합니다.
우리말에 남아있는 일본말 흔적
우리말에 일본말 흔적이 남아 있는 것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 언어 구조가 비슷하다, 둘째, 식민지배를 받을 때 일제가 일본어를 강제로 교육시켰다, 셋째, 학문, 기술 등 모든 분야 서적을 일본에서 수입, 직역하였다.] 세가지 이유는 어쩌면 가까이 있는 지리적 조건, 끊임없이 교류했던 역사적 배경, 그리고 불우했던 근현대사의 아픔이 섞여 일어난 안타까운 일입니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번역투는 일본어의 조동사 중 '수동형, 사역 수동' 형태의 말투를 그대로 옮긴 것인데, 우리가 영어시간에 그토록 많이 들었던 '-되어지다, ~을 당하다'와 같은 해석입니다. 이오덕 선생은 ['지다', '되다', '되어지다'와 같은 입음도움움직씨(수동조동사)를 함부로 쓰는 것은 일본말의 영향]이라고 주장하셨습니다.
일본말과 일본 문화, 일본의 생각이 우리 생활 깊숙이 뿌리내린 것은 우리 민족을 '친일' 성향으로 물들이기 위한 일제의 전략이었습니다. 동아시아에서 가장 앞서 나갔던 일본 학문을 수입, 번역할 수밖에 없었던 우리의 슬픈 역사는 여전히 우리말에 흔적으로 남았고, 지금까지 어린 학생과 국민을 괴롭히고 있습니다. 쉽게 풀어 써도 될 말들이 일본식 한자어의 영향을 받아 어렵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자주 쓰는 생활 법률 용어가 상당히 어렵게 느껴질 것입니다. 왜냐하면 대부분 일본식 한자를 번역했기 때문입니다. 우리 입에 맞지 않는 외래어라는 이야깁니다. 할증료란 말을 처음 들었을 때 학생들은 어떤 생각을 할까요? 이오덕 선생께서 주장하신 것처럼 그냥 '웃돈'이라고 표현할 수는 없는 것일까요? 수취인은 '받는이'로, 미소는 '웃음'으로, 일축했다는 '거절'했다로, 되어진다는 '되다'로 쉽게 바꾸어 쓸 수는 없을까요?
그래서 제안합니다.
1. 교과서에 있는 일번 번역투를 우리말로 쉽게 고쳐서 가르쳐야 합니다.
2. 이오덕 선생이 쓴 책 2권을 읽고, 소개합시다. (우리글 바로쓰기1, 내 손안에 헌법)
- 우리글 바로쓰기1 : 한자와 일번 번역투, 서양말에 파괴되는 우리 글을 쉽게 고쳐 쓴 책. 유시민 작가의 추천 도서
- 내 손안에 헌법 : 어려운 한자어와 일본식 번역으로 가득한 헌법을 우리말로 쉽게 고쳐 쓴 손바닥 책(핸드북)
3. 내가 쓰고, 말하는 우리말에 '일본식 표현'은 없는지 되돌아 봅시다.
- 필자가 쓴 수많은 글에도 아마 일본식 표현이 넘쳐나고 있을 것입니다. 언제가는 모두 고쳐야 할텐데, 까마득하기만 합니다. 앞으로 쓰는 글에는 이런 표현이 없도록 노력하려 합니다.
마치며 : 퀴즈의 정답(필자의 뇌피셜로 틀릴 수 있음)
영어에서 수동태를 해석할 때 '-하다'인지, 아니면 '-되다'인지를 구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이런 말투는 모두 일본에서 영향을 받은 것이다. 3.1운동 100주년을 맞이하여 더 나은 친일청산을 위해 우린 일본의 영향을 받은 번역 문장을 서둘러 우리말로 바꿔야 할 것이다.
* 참고자료
1. 우리글 바로 쓰기, 이오덕, 한길사.
2. https://news.v.daum.net/v/20180303154136120 (법무부, 58년 만에 민법 한글화 추진..일본식‧한자식 표현 대체)
3. 한국어 맞춤법/문법 검사기 (http://speller.cs.pusan.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