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작가가 되다(그 후)
교사 작가가 되다(그 후)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 한다. 나는 엄청난 부자가 되었다고 생각을 한다. 그랬으면 좋겠다. 사실 한 편으로는 그렇다. 다른 사람에게 드물게 있는 작가라는 부캐가 생겼으니 부자인 셈이다. 아직도 종종 이거 니 책이야? 라는 연락을 받기도 한다. 괜시리 서점에 가면 내 책이 있는 지 찾아보고, 조금이나마 눈에 띄게 살짝 빼놓기도 한다. 잘나가는 책처럼 매대에 누워있지 못하고 불편하게 서서 벌받고 있는 내 책이 불쌍해 내돈내산을 하기도 한다.
1000부라는 1쇄가 얼마나 팔렸나 무서워서 연락도 못해봤다. 5월 말이면 반년이 지나는 책이라 증쇄에 대한 기대도 해보지만 출판사에 연락을 하기가 두렵다. 아직 반도 안팔렸어요~ 라는 이야기를 들으면 어떻게 하나 싶다. 내가 다 사버려야 하나싶기도 한다. 남들 주식 그래프를 볼때 나는 내 책 판매지수를 보면서 기대와 실망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인세? 나는 선인세 계약이라 이미 1000부에 대한 인세는 다 받았다. 지금부터는 자존심과의 경쟁인 것이다.
투고에 실패한 원고들을 다시 다듬는 중이다. 책을 한권 낸 경험과 이력이 있으니 다시 도전해보고 싶다. 새로운 글도 쓰고 있다. 사실 욕심일 수도 있다. 나라는 사람에게 얼마나 많은 관심을 가져줄까. 출판계에서 일하는 지인이 사실 교사들의 책은 출판사랑 아무상관이 없다는 말을 했다. 결국 시장은 교사들이기 때문이다. 사실 교사를 벗어나고 싶다. 선생님의 이야기가 아닌 그저 나의 이야기를 해보고 싶은 마음이다.
책의 소중함을 다시 느낀다. 아비가 되기 전과 아비가 된 후에 아이들을 보는 마음이 많이 달라졌다. 내가 키우면서 기쁨과 슬픔을 느끼고 그런 마음은 어떤 아이에게나 다 똑같다는 마음처럼 책을 읽으며 책 내용만큼이나 작가의 노력도 함께 읽으려 노력한다. 그리고 그 책을 통해서 작가와 소통하는 방법을 조금씩 익혀가면서 독서의 깊이도 더 해지는 것 같다. 읽는 것과 쓰는 것, 야구의 투수와 포수 배터리 처럼 하나가 되어 가고 있다.
나도 책을 쓰고 싶다라는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많다. 내가 능력이 뛰어나거나 책을 많이 팔아본 사람이 아니기에 더 나누고 싶은 말이 많다. 문제아의 마음은 문제아였던 사람이 더 잘 알듯, 맨땅에 해딩을 계획하는 사람들에게 용기를 주고 싶다. 책을 쓰는 일은 분명 부자가 되는 일이다. 다만 내 지갑보다는 거의 내 마음이 채워지는 부자가 될 뿐이다.
오늘도
스승의 날이라고
내 책에 싸인을 받으러 온 제자를 보며,
주식보다도 더 지독하고
가상화폐보다 더 스릴있는
마음의 재태크를 하고 있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