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쌤의 Book극 이야기] 04. 호기심 상자로 이야기를 상상해 보자!(저학년 읽기 전 활동).
책과 교육연극을 넘나드는 Book+극, 북극이야기! 오늘은 Book이야기를 전해드리려 합니다. 북극이야기 2화에서 읽기 전 활동으로 '책조각' 활동을 소개해 드렸습니다. 오늘은 저학년 아이들과 읽기 전에 나누었던 '호기심 상자' 활동을 소개하겠습니다.
지난번에 소개해 드린 '책조각' 활동이 텍스트를 통해 작품의 내용을 예상해 보는 활동이라면, 이 호기심상자 활동은 구체물을 통해 이야기를 상상합니다. 그래서 저학년 아이들에게도 쉽게 다가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나, 준비
방법은 간단합니다. 작품에 등장하는 물체를 호기심 상자에 넣습니다. 그리고 물체를 하나씩 꺼내며 아이들과 이야기를 상상하기만 하면 됩니다. 물건을 꺼내는 순서는 상관이 없습니다.
제가 사용하고 있는 호기심 상자입니다. 거창해 보이지만 자료실에 굴러다니던 수학교구상자를 재활용한 것 입니다. 영어로는 Guessing Bag이라고 부르는데 우유가방 같은 것을 활용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2학년 아이들과 김기정 작가의 멍청한 두덕씨와 왕도둑을 가지고 슬로리딩(온작품읽기)수업을 하던 중에 아이들과 '호기심 상자'로 활동을 전개하였습니다.
둘, 수업 들여다보기
오늘 읽을 부분을 예상해 보는 활동으로 수업을 열었습니다. 호기심 상자에는 총 3가지의 물건을 넣어두었습니다. 이번 차시에는 '흉내내는 말 알아보기'가 책을 읽으며 달성해야 할 목표였으므로 '소리'를 중심으로 물건을 선정하였습니다.
첫 번째 물건은 '프라이펜' 이었습니다.
유쌤: 프라이펜을 보니 어떤 이야기가 오늘 펼쳐질 것 같은가요?
기찬(가명): 두덕씨가 프라이펜으로 무엇인가 요리를 하는 이야기가 나올 것 같습니다.
유쌤: 프라이펜으로 요리를 하면 어떤 소리가 날까요?
기찬(가명): 지글지글 이라는 소리가 날 것 같습니다.
두 번째 물건을 뽑았습니다. 어? 그런데 물건이 아닙니다. 종이에 '소리'라고만 쓰여 있습니다. 두 번째 물건은 바로 '소리 힌트' 였던 것입니다.
아이들과 함께 소리를 듣고 어떤 소리인지 추측을 해보고 어떤 이야기가 진행 될지 상상해 보았습니다.
고양이를 키우는 친구가 있어서 '갸르릉' 소리를 듣고 고양이가 내는 소리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사실 작품에 고양이가 '갸르릉' 거리는 소리가 나오기 때문에 소리 힌트를 넣었습니다.
마지막 물건을 뽑습니다. 두근두근 설레는 아이의 모습이 보입니다.
번데기 통조림입니다. 아이들은 앞서 나온 프라이펜과 번데기 통조림을 연결하여 이야기를 상상합니다.
현아(가명): 두덕씨가 프라이펜으로 번데기 요리를 하는데 고양이가 뺏어 먹는 이야기일 것 같습니다.
상훈(가명): 두덕씨가 번데기 통조림을 빼앗으려는 고양이를 프라이펜으로 혼내줄 것 같습니다.
아이들이 호기심 상자에서 나온 단서들로 이야기를 예상합니다. 읽기 전 활동은 아이들이 '작품을 읽어보고 싶다는 욕구'를 자극하는 것만으로도 그 목표를 충분히 달성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흉내내는 말'을 알아볼 예정이어서 소리까지 함께 탐색해 보았습니다.
그 이후에는 글을 읽고 작품안에서 흉내내는 말을 찾아보는 활동을 전개했습니다.
셋, 돌아보기
단순히 작품에 나오는 물건들을 가지고 앞으로 나올 이야기를 예상해보는 활동이지만 교사가 어떤 의도를 가지고 '물건'을 선정하느냐에 따라 수업의 결과가 달라지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구체물을 가지고 하는 활동이기에 저학년 아이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고, 고학년 아이들에게도 충분히 의미 있는 활동들로 적용해 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학년 아이들과 함께 나누어 볼 수 있는 읽기 전 활동 '호기심 상자' 소개를 마칩니다.
P.S. 아이들과 직접 실천해 본 활동만을 앞으로도 소개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유쌤의 Book극 이야기 연재
01. 아이들과 천천히 깊게 나누어 볼 책들을 소개합니다(2018)
02. 책조각으로 상상을 나누다. - 읽기 전 활동으로 작품에 애정 갖기
03. 쉽고도 어려운 핫시팅! 학급 모두를 주인공으로!
04. 호기심 상자로 이야기 상상하기 - 저학년 읽기 전 활동으로 작품 예상하기